다가구 주택 전세입자 입니다. 본인이 쓰는 변기는 내려 가는데, 다른 집에서 물을 내리거나 하면 변기가 새서 욕실 바닥으로 흘러 나옵니다. 수리를 요구했더니 통기관을 막아버려서 이젠 아예 내려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수리아저씨는 막힌 게 아니라는데, 주인집에서 고용한 수리아저씨는 막힌게 확실하다면서 세입 자 다 같이(주인포함)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데, 이런 경우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수리하는 게 맞나요?
집을 쓰는 데 꼭 필요한 배관 같은 시설이 고장 나면 원칙적으로 집주인이 고쳐야 하고 비용도 집주인이 부담합니다. 다른 집에서 물을 내릴 때 질문자분 집 변기로 물이 새어 나온다면 한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물 배관 쪽 문제일 가능성이 크므로, 세입자 모두에게 비용을 나누자는 요구는 근거가 약합니다. 다만 막힘이 특정 세입자의 잘못된 사용 때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 사람이 책임질 수 있습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진다고 정합니다. 제634조는 임차물에 수리가 필요하면 임차인이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제626조 제1항은 임차인이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하면 임대인에게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한편 제374조는 특정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인도할 때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하도록 하고, 제390조는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질문 내용대로라면 질문자분은 이미 수리를 요구해 통지할 일은 다했습니다. 그런데 수리 과정에서 통기관을 막아 이제는 변기가 아예 내려가지 않게 되었다면, 사용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집주인의 의무가 이행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집주인이 부른 기술자는 막힘이 확실하다고 하고 질문자분이 부른 기술자는 아니라고 하므로, 원인부터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집주인 쪽 기술자의 판단만으로 비용 분담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질문자분이 부른 기술자의 의견도 서면이나 사진으로 남겨 두면 원인 다툼에 도움이 됩니다. 원인이 배관 구조나 노후라면 집주인이 고칠 문제이고, 어느 세대가 이물질을 버린 탓이라면 그 세대가 제374조와 제390조에 따라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집주인을 포함해 세입자 모두가 나눠 내야 할 이유는 위 조문들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변기를 쓰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면 생활에 큰 지장이 있으므로, 수리를 요구한 날짜와 내용을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남겨 두세요. 집주인이 계속 고쳐 주지 않아 직접 수리하게 된다면 견적서, 영수증, 수리 전후 사진과 기술자의 원인 소견을 받아 두어야 제626조에 따라 비용을 돌려 달라고 청구하기 쉽습니다. 수리가 늦어져 욕실 바닥으로 물이 넘쳐 물건이 상하는 등 추가 피해가 생기면, 수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생긴 손해로 보아 제390조에 따른 배상을 청구할 여지도 있습니다. 같은 문제를 겪는 다른 세입자가 있다면 함께 수리를 요구하고, 계약서에 수리비 부담에 관한 특약이 있는지도 확인하세요.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