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대신 차용증을 썼는데 일부 변제후 나중에 다시 아버지께서 원고와 차용증을 쓰셨습니 다. 그렇다면 먼저 제가쓴 차용증이 효력이 있는건가요? 없어지는 건가요? 일부변제후 제게는 더이상 청구하지 않겠다고 하고선 또 청구하네요.
아버지가 나중에 같은 채권자와 새 차용증을 썼다고 해서 질문자가 먼저 쓴 차용증이 저절로 효력을 잃는 것은 아닙니다. 새 차용증이 질문자의 채무를 없애고 아버지가 대신 지기로 한 것인지, 아버지가 따로 갚겠다고 약속한 것에 그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원고가 더 이상 청구하지 않겠다고 한 말이 채무 면제로 인정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먼저 질문자가 쓴 차용증의 성격을 봐야 합니다. 민법 제114조 제1항은 대리인이 권한 내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한 의사표시는 직접 본인에게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아버지를 대리한다는 뜻을 밝혀 썼다면 처음부터 아버지의 채무이고, 질문자 이름으로 차용인이 되었다면 질문자의 채무입니다.
질문자가 채무자였다면 다음 조문이 기준이 됩니다. 민법 제453조 제1항은 제삼자가 채권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해 채무자의 채무를 면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500조는 당사자가 채무의 중요한 부분을 변경하는 계약을 하면 구채무가 경개로 소멸한다고 하고, 제501조는 채무자를 바꾸는 경개는 채권자와 새 채무자의 계약으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506조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채무를 면제하는 의사를 표시하면 채권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먼저 쓴 차용증이 효력이 있는지에 대해 보면, 새 차용증에 질문자의 채무를 아버지가 넘겨받는다거나 질문자에게는 청구하지 않는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면 질문자의 채무는 없어졌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내용 없이 아버지가 따로 갚겠다고 약속한 것에 그친다면 원고는 질문자에게도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새 차용증의 금액이 일부 변제 뒤 남은 돈과 같은지, 누구의 빚을 정리한다는 문구가 있는지를 꼭 살펴보세요. 새 차용증을 쓰면서 원고가 질문자의 차용증을 돌려주었거나 없앴다면 질문자의 채무를 정리하려 했다는 정황으로 내세울 수 있고, 반대로 원고가 그 차용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그 이유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원고가 일부 변제를 받은 뒤 질문자에게 더 청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제506조의 면제 의사표시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사소송법 제202조에 따라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해 사실을 판단하므로, 그 말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면제는 채권자의 의사표시로 효력이 생기므로, 원고가 그런 뜻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 차용증의 원본이나 사본, 일부 변제한 금액과 날짜를 보여 주는 영수증이나 송금 내역, 청구하지 않겠다고 한 말이 담긴 문자나 녹음,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을 정리해 두세요.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소송 서류에 적힌 기한을 확인해 이 사정을 서면으로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