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기업에 근무하다 6월말부로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퇴사 전에 회사에서는 다음의 취지로 각서를 하나 쓰기를 원하고 있는데 "본인은 회사의 업무상 취득한 회사 기밀을 다른 목적에 사용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 니다." 이런 각서를 써도 상관없나요? 그리고 만에 하나 위의 문제로 재판이 발생하면 위에 내용처럼 써준 각서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까? 만약 문제가 된다면 어떤 식으로 써야 할까요?
회사가 요구하는 문구는 업무상 알게 된 회사 기밀을 다른 목적에 쓰지 않겠다는 내용이라, 법이 이미 금지하는 행위를 확인하는 수준에 가깝습니다. 이 문구만으로는 위약금이나 다른 회사 취업 제한 같은 별도 의무가 생기지 않습니다. 다만 기밀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거나 위약금·전직 금지 조항이 함께 붙어 있다면 서명 전에 따져 보아야 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비밀로 관리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정합니다. 같은 조 제3호 라목은 계약관계 등에 따라 영업비밀을 비밀로 유지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침해행위로 정합니다. 제10조는 침해행위의 금지·예방 청구를, 제11조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침해의 손해배상을 정합니다. 제18조 제2항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누설하는 등의 행위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이득액이 크면 벌금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0조는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제398조는 위약금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며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각서를 쓰면 제3호 라목의 계약관계 등에 따른 비밀유지 의무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하지만 재판에서 다투어지는 것은 각서 자체보다, 회사가 문제 삼는 정보가 제2호의 요건을 갖춘 영업비밀인지와 퇴사자가 그것을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공개했는지입니다. 공공연히 알려진 정보나 비밀로 관리되지 않은 정보는 각서가 있어도 제2호의 영업비밀이 되지 않습니다. 회사 기밀을 실제로 다른 목적에 쓰지 않는다면 이 문구가 불리하게 작용할 일은 크지 않습니다. 반대로 각서를 쓰지 않더라도, 회사가 비밀로 관리하던 정보를 부정한 목적으로 쓰면 제10조의 금지청구나 제11조의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각서를 거절하는 것만으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써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서명 전에 확인할 점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밀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는지, 의무 기간이 있는지, 위반 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예정액이 있는지, 다른 회사 취업이나 창업을 막는 조항이 함께 들어 있는지를 보세요. 위약금이 있으면 과다한 부분은 감액될 수 있지만, 서명 단계에서 금액과 범위를 조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서명한 각서는 사본을 받아 보관하고, 퇴사할 때 회사 자료를 개인 저장장치에 남기지 않았는지도 정리해 두세요.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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