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큰 기업에 납품을 해오던 중소기업과 거래를 해왔는데, 이 중소기업이 예전에 부도가 났다. 부도가 난 이유를 주변 사람에게 물어 보았지만 이유가 없었다. 그 기업에서 받은 어음은 이제 휴지 조각만 되버리고 말았다. 이 기업과 거래를 하던 다른 업자에게 자세한것을 물어보니까 그 기업사장이 회사이름과 사업 주 명의만 바꾸고는 그 장소에서 그대로 똑같은 영업을 하고 있다. 부도난 중소기업을 하던 사람이 부도로 인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회사이름만 바꾸고 그대 로 영업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경우에 부도난 어음금을 받아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부도난 회사가 채무를 면하려고 형태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같은 회사를 새로 세운 것이라면, 판례에 따라 옛 회사의 채권자는 새 회사에도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새 회사를 옛 사장이 운영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채무를 면하려는 목적이 여러 사정을 종합해 인정되어야 합니다. 어음상 의무는 어음을 발행한 옛 회사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어음법 제78조 제1항은 약속어음의 발행인은 환어음의 인수인과 같은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법 제77조 제1항 제8호는 약속어음에 시효에 관한 제70조를 준용하고, 제70조 제1항은 인수인에 대한 청구권은 만기일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정합니다. 상법 제169조는 회사를 상행위나 그 밖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여 설립한 법인으로 정하고, 민법 제2조는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6다24438 판결은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기업의 형태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다면 이는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고, 기존회사의 채권자에게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으므로, 채권자는 두 회사 어느 쪽에도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무를 면탈할 의도가 있었는지는 기존회사의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 신설회사의 설립시점, 기존회사에서 신설회사로 유용된 자산의 유무와 정도, 이전된 자산에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신설회사가 기존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지배되고 있다는 사정에 기초해 채무면탈 목적을 인정한 원심을 다른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파기했습니다.
질문하신 경우에 적용하면, 부도난 곳이 회사이고 그 사장이 새 회사를 세워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영업을 하고 있다면, 새 회사가 부도 무렵에 세워졌는지, 옛 회사의 자산이 새 회사로 넘어갔는지, 넘어갔다면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가 핵심이 됩니다. 이런 사정이 인정되면 판례에 따라 새 회사를 상대로도 어음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장이 같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부도난 곳이 회사가 아니라 개인 사업이었다면 이 판례가 다룬 경우와는 다릅니다.
판례가 든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로 어음 원본, 부도 처리 내역, 두 회사의 등기 내용, 같은 장소와 영업을 보여 주는 자료를 보관해 두시기 바랍니다. 어음금 청구권에는 제70조가 정한 시효가 적용되므로 어음의 만기일과 그 뒤 청구한 사실을 함께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받은 어음이 그 회사가 발행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발행하고 그 회사가 배서한 것이라면, 제77조 제1항 제8호가 준용하는 제70조 제2항에 따라 배서인에 대한 청구권에는 거절증서의 날짜 등부터 1년의 시효가 따로 적용됩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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