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50명 정도인 사무용품 유통회사에서 4년 동안 영업사원으로 일했습니다. 입사할 때 '퇴사 후 2년간 전국의 동종업체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서약서에 서명했는데, 그 대가로 따로 받은 돈은 없습니다. 제가 다룬 거래처와 단가 정보는 업계에 대부분 알려진 것이고, 회사 사정으로 영업팀이 줄면서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경쟁사로 옮기려는데 회사가 소송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약정이 그대로 유효한지 알고 싶습니다.
퇴직 후 경쟁업체 취업을 막는 경업금지약정은 서명했다고 해서 언제나 그대로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이런 약정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보고, 여러 사정을 종합해 유효 여부를 판단합니다.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에는 영업비밀뿐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그 사용자만이 가진 지식이나 정보로서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 고객관계나 영업상 신용의 유지도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업계에 어느 정도 알려진 정보나 업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거래처와의 신뢰관계는 보호가치가 없거나 적다고 보고, 약정이 그런 영업까지 막는다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질문하신 사정을 판례가 보는 요소에 대어 보면, 다룬 정보가 업계에 대부분 알려진 것이라는 점은 보호할 이익과 관련되고, 일반 영업사원이었다는 점은 퇴직 전 지위와, 2년간 전국의 동종업체라는 범위는 제한의 기간·지역·직종과 관련됩니다. 제한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과 회사 사정으로 퇴사하게 되었다는 점도 판단 요소입니다. 이런 사정은 모두 약정의 효력을 따질 때 근로자 쪽에서 주장할 수 있는 요소들이고, 결론은 법원이 이 요소들을 종합해 정합니다. 위 판결에서도 법원은 경업금지약정이 무효라면 그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회사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소송을 하더라도 먼저 다투어지는 것은 서약서가 위 요소들에 비추어 효력이 있는지입니다.
서약서 사본, 담당 업무와 직위를 알 수 있는 자료, 다룬 정보가 업계에 알려져 있었다는 자료, 퇴사 경위를 보여 주는 문서나 메시지를 보관해 두세요. 옮겨 갈 회사에서 맡을 업무가 이전 업무와 얼마나 겹치는지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퇴사하면서 회사 자료를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판례는 공공의 이익과 기타 사정도 함께 고려한다고 했으므로, 옮겨 갈 회사의 거래처가 이전 회사와 얼마나 겹치는지, 이전 회사만 가진 정보를 쓰게 되는지도 미리 정리해 두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회사가 소송 의사를 밝힌 내용증명이나 메시지도 날짜별로 모두 보관해 두세요.
구체적인 사안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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