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없는 직원 80명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회사가 경영이 어렵다며 취업규칙의 상여금 지급 기준을 연 400%에서 200%로 낮추는 내용으로 바꾸고 사내 게시판에 공지만 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설명하거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전혀 없었습니다. 회사는 경영상 불가피한 합리적인 변경이라 직원 과반수의 동의가 없어도 유효하다고 하는데, 이 말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 근로자들이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변경을 유효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입니다. 말씀하신 사정만으로는 회사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직원들의 동의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전원합의체 판결은 불리한 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이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절차적 권리로서, 변경 내용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고,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만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동의권 남용이란 법령이나 사회 환경의 변화로 변경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동의를 구하려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는데도 근로자들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반대한 경우 등을 말하며,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말씀하신 경우 상여금 기준을 절반으로 낮춘 것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인데, 회사는 직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았습니다. 또 설명이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 없이 게시판 공지만 했으므로,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는데 직원들이 이유 없이 반대한 상황, 즉 동의권 남용으로 볼 사정도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영상 합리적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바뀐 상여금 기준의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판례는 근로조건의 유연한 조정은 사용자의 일방적인 취업규칙 변경이 아니라 단체교섭이나 근로자의 이해를 구하는 사용자의 설득과 노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영이 어렵다는 사정은 변경이 필요한 이유일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근로자들의 동의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또 동의권 남용에 해당하는지는 법원이 직권으로도 판단할 수 있지만, 판례는 이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바뀌기 전과 후의 취업규칙, 게시판 공지 내용, 상여금 지급 내역을 보관해 두십시오.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도 함께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회사가 뒤늦게 동의서를 돌린다면 서명 전에 내용과 동의 방식을 충분히 확인하십시오.
구체적인 사안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이 사례로 노무사에게 상담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