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40명 정도인 물류회사에서 배송 기사로 2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배송하던 중 제 운전 부주의로 접촉 사고를 냈고, 회사가 피해자에게 배상금 800만 원을 물어 줬습니다. 회사는 그 돈 전부를 저에게 청구하겠다고 합니다. 회사 일을 하다 생긴 과실인데도 제가 전액을 물어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회사가 피해자에게 배상한 뒤 직원에게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는 있지만, 판례는 그 범위를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로 제한합니다. 따라서 회사가 낸 금액 전부를 당연히 직원이 부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756조 제1항은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 경우 사용자는 피용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회사가 피해자에게 배상한 뒤 직원에게 청구하는 것이 바로 이 구상권입니다.
대법원 1987. 9. 8. 선고 86다카1045 판결은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집행 중 불법행위로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사용자로서 배상책임을 부담해 손해를 입은 경우, 사업의 성격과 규모, 사업시설의 상황, 피용자의 업무내용, 근로조건이나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상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 정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안에서만 피용자에게 배상이나 구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질문하신 경우 판례가 보는 요소에 대입하면, 사고는 회사의 배송 업무를 하던 중 일어났고, 하루 10시간 넘는 배송이라는 근로조건과 업무 내용, 사고가 난 경위, 회사가 사고 예방이나 보험 가입 같은 손실 분산을 위해 어떤 배려를 했는지가 함께 따져집니다. 직원의 부주의가 있었다는 사정도 고려되지만, 그것만으로 회사가 낸 800만 원 전부를 직원에게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위 사정들을 종합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부분으로 청구가 제한됩니다. 그 비율이 얼마가 될지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판례는 회사가 피해자에게 배상한 돈을 돌려받으려는 경우뿐 아니라, 회사가 직접 입은 손해를 직원에게 청구하는 경우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차량 수리비를 따로 청구하더라도 위 사정들을 따져 상당한 한도 안에서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금액을 정해 요구하면 그 금액을 정한 근거를 서면으로 받아 두시고, 바로 동의하지 마시고 위 사정들을 근거로 금액을 협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756조 제1항 단서는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과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등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정하지만, 질문하신 경우 회사는 이미 피해자에게 배상했으므로 남은 문제는 직원에게 얼마까지 구상할 수 있는지입니다.
평소 하루 근무시간과 배송 물량을 보여 주는 기록, 사고 당시 상황 자료, 회사의 차량 보험 가입 여부와 안전 교육 내용, 피해자와 회사 사이의 합의서 사본을 확보해 두십시오. 회사와 금액을 협의할 때 이런 사정을 근거로 들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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