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40명 정도인 무역회사 영업팀에서 일하다 경쟁사로 옮기기로 하고, 퇴사 전에 회사 거래처 목록과 견적 자료를 회사 허락 없이 제 개인 메일로 보내 두었습니다. 새 회사에서 영업할 때 쓰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자료는 따로 비밀로 관리되지는 않아 영업비밀은 아니라고 들었는데, 그래도 업무상배임으로 처벌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영업비밀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업무상배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자기 이익을 위해 쓸 목적으로 무단 반출하면 업무상배임죄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실제 처벌 여부는 그 자료가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지 등 사실관계에 따라 수사와 재판에서 정해집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라고 정합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를 배임으로 정하고,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이 죄를 범한 자를 업무상배임으로 처벌합니다.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도11876 판결은 회사 임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한 경우 반출한 때에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영업비밀은 아니지만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반출한 행위도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했습니다.
질문하신 경우 비밀로 관리되지 않았다면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사로 옮기기로 한 뒤 새 회사 영업에 쓸 생각으로 거래처 목록과 견적 자료를 회사 허락 없이 개인 메일로 보냈으므로, 판례가 말한 목적의 무단 반출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됩니다. 결국 그 거래처 목록과 견적 자료가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지가 업무상배임 성립을 가르는 지점입니다. 판례에 따르면 이 경우 범죄가 성립하는 시점은 자료를 실제로 쓴 때가 아니라 개인 메일로 보낸 때입니다. 새 회사에서 아직 그 자료를 쓰지 않았더라도 반출 시점에 이미 성립 여부가 정해진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그 자료가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에 그친다면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지부터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문제를 제기하면 혼자 대응하지 말고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십시오. 자료를 보낸 경위와 그 자료가 회사 안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공유되었는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사실관계 확인에 도움이 됩니다. 회사의 자료 관리 규정과 업무용 메일 사용 규정도 함께 확인해 두십시오. 판례가 말한 목적은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목적이므로, 자료를 보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도 중요한 사실관계입니다. 개인 메일로 보낸 날짜와 보낸 자료의 범위도 정확히 확인해 두십시오.
구체적인 사안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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