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에는 제가 속한 노동조합이 있는데, 최근 회사 인사팀이 직원들에게 근무 시간에 직접 가입을 권유하고 규약과 설립 서류까지 만들어 준 새 노동조합이 생겨 설립신고를 마쳤습니다. 이 노조가 조합원 수를 늘려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려고 합니다. 설립신고가 수리됐으면 정식 노조인지, 저희 노조가 그 노조의 설립이 무효라고 다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설립신고가 수리되었다는 것만으로 정식 노동조합의 지위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사용자의 지배나 개입으로 설립되는 등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는 설립신고가 형식상 수리되었더라도 설립이 무효라고 했고, 복수 노동조합 가운데 한 노조가 다른 노조를 상대로 설립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을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라고 정합니다.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51610 판결은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해 설립된 것에 불과하거나, 설립 당시부터 사용자와 적극적인 통모나 합의가 있었던 경우처럼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복수 노조 아래에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않으면 단독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제약이 있으므로, 한 노조가 다른 노조를 상대로 설립무효 확인이나 노동조합 지위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자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설립 때부터 그때까지 생긴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질문하신 경우 회사 인사팀이 근무 시간에 직접 가입을 권유하고 규약과 설립 서류까지 만들어 주었다면, 판결이 말한 사용자의 지배나 개입에 의한 설립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것이 증명되고 그 하자가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면 그 단체는 노동조합의 지위를 갖지 않습니다. 그 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려는 상황이므로, 귀 노조는 판결에 따라 설립무효 확인이나 노동조합 지위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결국 회사가 설립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입 권유 문자나 메일, 권유 당시 상황을 아는 직원들의 진술, 규약과 설립 서류를 회사 쪽에서 작성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를 모아 두십시오. 판결에 따라 이런 사정은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때까지 증명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료를 구하기 어려워지므로 일찍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판결은 이런 소송에서 원고가 이기는 판결이 노동조합의 지위를 그 판결로 비로소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자가 남아 있어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그 일정도 함께 확인해 두십시오.
구체적인 사안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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