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속한 노동조합의 규약에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위원장이 찬반투표를 전혀 거치지 않고 회사와 임금체계와 근무형태를 크게 바꾸는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그 내용이 지금 조합원들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조합원으로서 이런 단체협약 체결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청구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 대표자가 조합원들의 의사를 모으기 위해 마련된 내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고 조합원의 중요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관해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그 효력이 조합원들에게 미치게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가 된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 제1항 제3호는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정합니다. 제22조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균등하게 그 노동조합의 모든 문제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정합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은 노동조합이 규약 등에서 내부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 행사를 절차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그 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허용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조합원들의 의사를 결집·반영하기 위하여 마련한 내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한 채 조합원의 중요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등에 관하여 만연히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효력이 조합원들에게 미치게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단결권 또는 노동조합의 의사 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은 불법행위로 입은 비재산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사실심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질문하신 경우 규약이 정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전혀 거치지 않았고, 임금체계와 근무형태라는 중요한 근로조건을 바꾸는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며, 그 내용이 조합원들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판례가 말한 요건에 들어맞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가 되고,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 액수는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정합니다.
판례가 불법행위로 본 근거는 단체협약이 조합원 개개인의 근로조건을 직접 정하는 효력을 가지므로 조합원들이 관여해 형성한 노동조합의 의사에 기초해 체결되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규약으로 정한 찬반투표는 바로 그 의사를 모으는 절차이므로, 이를 전혀 거치지 않고 중요한 근로조건을 바꾼 것이 문제가 됩니다.
노동조합 규약, 단체협약 문서, 찬반투표 없이 체결되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공지나 회의 기록, 바뀐 근로조건이 적용된 급여명세서를 보관해 두십시오. 판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두었으므로, 투표를 거치지 못한 사정에 대한 노동조합 측 설명도 함께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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