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계약서에 '계약과 관련한 분쟁은 조정 또는 중재로 해결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납품대금 문제로 다툼이 생기자 상대 회사가 중재기관에 중재를 신청했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저는 중재로 결론을 내고 싶지 않은데, 이 조항이 있으면 무조건 중재를 따라야 하는지, 그리고 별다른 이의 없이 본안 답변서부터 내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조정 또는 중재'처럼 분쟁 해결 방법을 고를 수 있게 정한 선택적 중재조항은, 한쪽이 중재를 선택해 요구하고 상대방이 별다른 이의 없이 중재절차에 임했을 때 비로소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생깁니다. 중재를 원하지 않으시면 본안에 관한 답변서를 내기 전에 중재합의가 없다는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의 없이 본안 답변서를 내면 그 뒤에는 이의할 수 없고 조항은 확정적인 중재합의가 됩니다.
중재법 제17조 제1항은 중재판정부가 자신의 권한 및 중재합의의 존재 여부 또는 유효성에 대한 이의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중재판정부의 권한에 관한 이의를 본안에 관한 답변서를 제출할 때까지 제기하도록 정합니다.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다12452 판결은 조정 또는 중재를 분쟁해결방법으로 정한 선택적 중재조항은 한쪽 당사자가 중재절차를 선택해 분쟁해결을 요구하고 상대방이 별다른 이의 없이 중재절차에 임했을 때 비로소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제17조 제2항의 '중재판정부의 권한에 관한 이의'에 중재합의의 존부나 유효성에 관한 이의도 포함되고, 피신청인이 본안 답변서를 제출할 때까지 중재합의가 없다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나머지 단계에서는 그 이의를 할 수 없으며 선택적 중재조항은 확정적인 효력을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질문하신 계약서 조항은 바로 조정과 중재 중 하나를 고르게 한 선택적 중재조항입니다. 상대 회사가 중재를 선택해 신청했으므로, 질문자가 이의 없이 중재절차에 임하면 그때 중재합의로서 효력이 생깁니다. 반대로 본안 답변서를 내기 전에 중재판정부에 중재합의가 없다는 이의를 서면으로 분명히 제기하면, 판례가 정한 '별다른 이의 없이 임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조항은 중재합의로서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이의는 중재판정부에 제기하고, 제17조 제1항에 따라 중재판정부가 결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 후단은 당사자가 자신이 중재인을 선정했거나 선정절차에 참여했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본안에 관한 답변서를 제출할 때까지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시기 제한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주의할 점은 시기입니다. 이의 없이 본안에 관한 답변서부터 내면 판례에 따라 그 뒤에는 중재합의가 없다는 주장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제17조 제4항은 지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중재판정부가 인정하면 늦은 이의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정하지만, 이는 예외입니다. 또 중재판정부가 같은 조 제5항에 따라 권한 유무를 선결문제로 결정한 경우 그 결정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제6항에 따라 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법원에 권한 심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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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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