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서 장비 보관 책임을 맡고 있는 부사관입니다. 얼마 전 다른 부대에서 장비를 가지러 왔다는 사람의 말을 믿고 보관 중이던 장비를 넘겨주었는데, 그 사람이 장비를 돌려주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제가 속아서 직접 넘겨준 것인데도 군형법상 군용물분실죄로 처벌되는지 궁금합니다.
보관 책임자가 속아서 스스로 장비를 넘겨준 경우는 군형법 제74조의 군용물분실죄에서 말하는 '분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사정만으로는 군용물분실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군형법 제74조는 총포, 탄약, 폭발물, 차량, 장구, 기재, 식량, 피복 또는 그 밖에 군용에 공하는 물건을 보관할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를 분실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도1719 판결은 먼저 형벌법규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군용물분실죄는 보관 책임자가 선량한 보관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그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물건의 소지를 상실하는 과실범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점에서 하자가 있기는 하지만 자기 의사에 따라 처분행위를 하여 점유를 잃은 편취와는 구별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분실의 개념을, 소지를 잃을 때 행위자의 의사가 개입되었는지와 관계없이 보관 책임자가 결과적으로 군용물의 소지를 잃은 모든 경우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할 수는 없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보관 책임자의 의사에 따른 처분행위로 상대방이 물건의 점유를 취득한 이상, 그 뒤 상대방이 물건을 돌려주지 않고 가버린 결과가 책임자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처분행위 자체가 하자 있는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군용물분실죄의 '의사에 의하지 않은 소지의 상실'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질문하신 경우 장비를 가지러 왔다는 사람의 말을 믿고 직접 장비를 넘겨주었으므로, 속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본인의 의사에 따라 넘겨준 것입니다. 그 사람이 장비를 돌려주지 않고 사라진 것은 판결이 말한 '그 후 돌려주지 않고 가버린 결과'에 해당할 뿐이어서, 판결 기준에 따르면 군용물분실죄의 분실로 볼 수 없습니다. 질문하신 분이 장비를 보관할 책임이 있는 부사관이라는 점은 제74조가 정한 처벌 대상자의 요건에 해당하지만, 이 죄의 행위인 '분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군용물분실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결과만 보면 장비를 잃은 것은 같더라도, 법이 처벌하는 분실과 속아서 넘겨준 경우는 법적으로 구별된다는 것이 판결의 취지입니다. 이 판결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하거나 유추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군용물분실죄에 그대로 적용한 것입니다.
다만 이 답변은 군형법 제74조의 군용물분실죄 성립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장비를 넘겨받아 가져간 사람의 책임이나 부대 내부의 다른 절차는 별도의 규정에 따라 판단된다는 점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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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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