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행사용 음향 장비를 빌려주는 일을 합니다. 회원이 200명쯤인 비영리법인 사단법인 협회가 연 공식 행사에 장비를 빌려줬는데, 이사회에서 행사 진행을 맡은 이사가 무대를 정리하다 부주의로 장비를 떨어뜨려 수리비가 900만 원 나왔습니다. 협회에 배상을 요구하니 이사 개인 잘못이라며 이사에게 받으라고 하고, 이사는 법인 일을 하다 생긴 일이니 협회가 물어야 한다고 서로 미룹니다. 협회와 이사 중 누구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협회와 이사 모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인은 이사가 직무에 관하여 다른 사람에게 입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이사 본인도 자기의 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협회가 이사 개인 잘못이라고 하거나 이사가 법인 일이라고 하는 것만으로 어느 한쪽이 책임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민법 제35조 제1항은 법인은 이사 기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항은 이어서 이사 기타 대표자는 이로 인하여 자기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법인의 책임과 이사 개인의 책임을 한 조항에서 함께 정해 둔 것입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이사의 직무상 행위로 손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법인에 대한 청구와 이사 개인에 대한 청구가 함께 열려 있습니다. 법인이 책임을 진다고 해서 이사 개인의 책임이 사라지지 않고, 이사 개인에게 잘못이 있다고 해서 법인의 책임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조문이 법인의 책임을 정한 바로 뒤에 이사 기타 대표자는 자기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는 문장을 이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사가 이 조항의 이사에 해당한다는 점은 제59조 제1항에서도 확인됩니다. 이 조항은 이사는 법인의 사무에 관하여 각자 법인을 대표한다고 정합니다. 이사 개인의 책임은 제750조와도 이어집니다.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질문하신 경우를 보면, 장비를 떨어뜨린 사람은 협회의 이사이고, 이사회에서 맡은 공식 행사 진행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법인의 일을 맡은 이사가 바로 그 일을 하다가 부주의로 손해를 입힌 것이므로, 제35조 제1항이 정한 이사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에 해당합니다. 협회가 그 이사에게 행사 진행을 맡겼다는 사정은 이 손해가 이사의 직무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협회는 법인으로서 배상책임을 집니다. 조문이 이사의 직무상 행위에 대해 법인에 책임을 지우고 있으므로, 협회가 이사 개인의 잘못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이사도 법인 일을 하다 생긴 일이라는 이유로 빠질 수 없습니다. 같은 항 뒷부분이 이사 기타 대표자는 자기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분명히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비를 떨어뜨린 것은 이사 본인의 부주의이므로 제750조에 따른 이사 개인의 책임도 그대로 남습니다.
정리하면 업체로서는 협회에 청구할 수도 있고, 이사 개인에게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두 쪽이 서로 책임을 미룬다고 해서 배상받을 권리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장비 파손으로 실제로 생긴 수리비 등 손해의 범위 안입니다. 참고로 같은 조 제2항은 법인의 목적 범위 밖의 행위로 손해를 입힌 경우를 따로 정하고 있지만, 질문하신 일은 협회의 공식 행사 진행 중에 생긴 것이어서 제1항이 적용되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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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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