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영리법인 사단법인의 이사로 임기가 2년 남아 있습니다. 정관에는 이사가 법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때 해임할 수 있다고만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사회가 제가 이사장과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해임했습니다. 저는 법인 명예를 훼손하거나 직무를 소홀히 한 적이 없고, 그동안 이사 업무도 정상적으로 해 왔습니다. 정관에 없는 사유로 이렇게 해임할 수 있나요?
정관에 이사의 해임사유가 정해져 있으면, 이사에게 중대한 의무위반이나 정상적인 사무집행 불능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관에 없는 사유로 해임할 수 없습니다. 질문하신 경우 해임 사유는 이사장과의 의견 차이뿐이고, 의무위반이나 사무집행 불능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정관에서 정하지 않은 사유로 이사를 해임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40조 제5호는 사단법인 정관에 이사의 임면에 관한 규정을 적도록 정합니다. 또 제689조 제1항은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41741 판결은 법인과 이사의 관계를 신뢰를 기초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로 보고, 제689조 제1항에 따라 법인은 원칙적으로 이사의 임기 만료 전에도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규정은 임의규정에 불과하므로 법인이 정관으로 해임사유와 절차를 따로 정할 수 있고, 그런 정관 규정은 이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의미도 있어 단순한 주의적 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정관에 해임사유 규정이 있으면 이사의 중대한 의무위반 또는 정상적인 사무집행 불능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정관에서 정하지 않은 사유로 이사를 해임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의 내용을 질문에 맞추어 정리하면 세 단계입니다. 먼저 법인은 원칙적으로 임기 중에도 이사를 해임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정관에 해임사유를 따로 정해 두었다면 그 정관 규정이 단순한 주의 규정이 아니라 이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규정으로 작동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런 정관이 있는데도 정관에 없는 사유로 해임하려면 이사의 중대한 의무위반이나 정상적인 사무집행 불능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질문하신 법인의 정관은 해임사유를 명예훼손과 직무유기로 정해 두었습니다. 이사회가 든 사유는 이사장과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것뿐이어서 정관에 적힌 사유가 아닙니다. 그리고 질문하신 분은 법인 명예를 훼손하거나 직무를 소홀히 한 적이 없고 이사 업무도 정상적으로 해 왔으므로, 판결이 예외로 든 중대한 의무위반이나 정상적인 사무집행 불능도 없습니다. 판결의 기준에 따르면 이번 해임은 정관에서 정하지 않은 사유로 한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습니다.
임기가 2년 남아 있다는 사정 자체는 판결이 말한 것처럼 원칙적으로 해임을 막는 사유가 아닙니다. 이번 해임을 막는 것은 임기가 아니라 정관에 해임사유를 정해 둔 규정과, 그 사유나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핵심은 정관이 해임사유를 정해 둔 법인에서는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는 위임의 일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판결이 말한 것처럼 정관의 해임사유 규정은 이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의미를 함께 가지기 때문입니다. 이사장과 의견이 다르다는 것은 이사회에서 논의할 문제이지, 이 정관이 정한 해임사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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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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