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와 함께 쓰는 노트북에 룸메이트의 클라우드 계정이 로그인된 채로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그 계정의 아이디만 알고 비밀번호는 모르는데, 룸메이트의 허락 없이 계정 사진첩에 들어가 사진을 보고 몇 장을 내려받았습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보안을 뚫은 것은 아닌데도 방송통신 관련 법인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입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았더라도, 계정 주인이 접속해 둔 상태를 이용해 허락 없이 사진첩에 들어갔다면 정보통신망법이 금지하는 정보통신망 침입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보안장치를 뚫었는지 여부는 이 결론을 바꾸지 않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1항은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합니다. 같은 법 제71조 제1항 제11호는 제48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그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1도5555 판결은 이 조항이 보호조치에 대한 침해나 훼손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식별부호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침입하는 행위까지 금지한다고 보았습니다. 또 접근권한을 부여하거나 허용 범위를 정하는 주체는 서비스제공자이므로, 권한을 받은 이용자가 아닌 제3자에게 접근권한이 있는지는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그 판결의 사안은 함께 쓰던 노트북에 배우자의 계정이 로그인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비밀번호를 모르는 상태에서 허락 없이 계정 사진첩에 들어가 사진을 보고 일부를 내려받은 경우였습니다. 대법원은 서비스제공자가 계정 주인에게만 식별부호로 사진첩에 접근할 권한을 주었는데, 피고인이 계정 주인이 접속해 둔 상태를 기화로 계정 주인이나 서비스제공자의 승낙 없이 접속했으므로 서비스제공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접속한 것이고, 정보통신망 침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계정 주인이 직접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접속했고 피고인은 그 상태를 이용했을 뿐이며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에는 직접 영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행위로 정보통신망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원심을 법리 오해로 파기했습니다.
질문하신 경우도 같은 구조입니다. 사진첩에 접근할 권한은 서비스제공자가 계정 주인인 룸메이트에게 준 것이고, 질문자는 비밀번호를 모르는 상태에서 룸메이트의 허락 없이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 사진첩에 들어가 사진을 보고 내려받았습니다. 노트북을 함께 쓴다는 사정이나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위 판결에서도 침입을 부정하는 이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질문자의 행위는 제48조 제1항이 금지하는 침입에 해당합니다.
이 답변은 사진첩에 들어간 행위가 정보통신망 침입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내려받은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등 그 뒤에 다른 행위가 있었다면 그 행위는 따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처벌이 이루어질지와 그 정도는 수사와 재판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를 보고 정해집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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