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에 물품을 외상으로 공급하면서 거래처 대표 소유 토지에 근저당을 잡았습니다. 그 토지의 개별공시지가가 높게 공시돼 있어 담보가치가 충분하다고 믿고 물품을 더 공급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개별공시지가는 토지의 실제 이용상황을 잘못 반영해 높게 산정된 것이었고, 실제 담보가치는 훨씬 낮아 손해를 봤습니다. 공시지가이의신청과는 별개로, 개별공시지가를 결정·공시한 시청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개별공시지가는 토지를 거래하거나 담보로 잡을 때 실제 거래가액이나 담보가치를 보장하는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그래서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담보를 잡았다가 실제 담보가치가 개별공시지가에 미치지 못해 생긴 손해까지 개별공시지가를 결정·공시한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지지는 않습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은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국세·지방세 등 각종 세금의 부과, 그 밖의 다른 법령에서 정하는 목적을 위한 지가산정에 사용되도록 개별공시지가를 결정·공시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13527 판결은 개별공시지가 산정업무 담당공무원 등에게 토지의 실제 이용상황 등을 정확하게 조사하는 등 적정한 개별공시지가가 결정·공시되도록 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담당공무원은 해당 토지와 이용상황이 유사한 비교표준지를 골라 특성을 비교하는 등 정해진 기준과 방법에 따라 산정해야 하고, 검증을 의뢰받은 감정평가업자나 부동산평가위원회도 제대로 산정됐는지 검증·심의해야 하며, 이 의무는 국민 개개인의 재산권 보장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위반해 현저하게 불합리한 개별공시지가가 결정되게 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면, 상당인과관계 있는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진다고 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다만 개별공시지가가 그 산정 목적인 조세 부과 등의 기준이 되는 범위에서는 재산상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만, 더 나아가 토지의 거래나 담보제공에서 실제 거래가액이나 담보가치를 보장하거나 구속력을 미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거래하거나 담보를 받았다가 실제 거래가액이나 담보가치가 개별공시지가에 미치지 못해 생긴 손해에 대해서까지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개개 거래당사자 사이의 다양한 거래에서 생긴 손해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책임을 추궁당하게 되어,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의 범위를 넘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질문하신 손해는 개별공시지가를 믿고 근저당을 잡은 뒤 물품을 더 공급했다가, 실제 담보가치가 개별공시지가보다 낮아 생긴 것입니다. 판결이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부정한 바로 그 유형의 손해이므로, 개별공시지가가 잘못 산정됐더라도 이 손해를 시청에 배상하라고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공시지가이의신청은 이와 다른 절차입니다.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은 개별공시지가에 이의가 있는 자가 결정·공시일부터 30일 이내에 서면으로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절차는 공시된 가격 자체를 바로잡는 것이고, 담보 거래에서 생긴 손해를 메워 주는 제도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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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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