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 해고조항, '유죄의 확정판결'은 실형으로 구속된 경우만 뜻하나요?

Q

물류회사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개인적인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폭행 사건에 휘말렸고, 재판에서 벌금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구속된 적은 없고 그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단체협약의 징계 해고 사유에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있다며 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합니다. 노조 간부는 그 조항이 실형을 받아 구속돼 출근을 못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조항이 정말 그런 경우만 뜻하나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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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에 따르면 그렇게 좁게 읽을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단체협약 등 징계규정의 해고사유인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자'를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의 구속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내용의 유죄판결을 받은 자만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조항의 뜻에 관한 판단이고, 해고가 정당한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1997. 5. 23. 선고 97다9239 판결은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을 징계규정에 해고사유로 정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 범죄행위로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되어 근로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범죄행위로 회사의 명예나 신용이 심히 실추되거나 거래관계에 악영향을 끼친 경우, 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상실되어 근로관계의 유지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도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판결은 이 해고사유를 구속된 채 실형을 받은 경우로만 한정해 읽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질문자께서는 구속되지 않았고, 벌금형이 확정되었으며, 그동안 계속 출근하셨습니다. 노조 간부의 설명처럼 구속으로 출근을 못 하는 경우만 해당한다고 보면 이 조항은 질문자와 관계가 없어지지만, 판례는 바로 그런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구속되지 않았고 출근에 지장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조항의 해고사유에서 당연히 빠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정리하면, 판결이 이 해고사유를 둔 취지로 든 경우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된 경우, 둘째는 회사의 명예나 신용이 심히 실추되거나 거래관계에 악영향을 끼친 경우, 셋째는 신뢰관계가 상실되어 근로관계의 유지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노조 간부의 설명은 이 가운데 첫째 경우만을 조항의 의미로 보는 것인데, 판례는 나머지 두 경우도 이 조항의 취지에 들어간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구속되었는지, 출근을 계속했는지만으로 이 조항이 적용되는 범위를 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판결은 이 조항을 해고사유로 규정한 것을 두고, 그 범죄행위로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판례가 이 조항의 근거로 본 것은 출근을 했는지가 아니라 근로계약상 의무의 침해입니다. 주의하실 점은 이 판결이 해고사유 조항의 의미를 밝힌 것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조항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해고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고, 해고에는 여전히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회사가 징계위원회를 열더라도, 해고라는 처분이 정당한 이유를 갖추었는지는 이 조항의 해석과 별도로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1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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