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쪽 일을 하는 지인이 다른 회사 시스템의 데이터를 지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아는 사람들에게 메일 첨부로 돌려 보려고 합니다. 아직 그 프로그램으로 실제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닌데, 이렇게 남의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달하거나 뿌리는 것 자체가 법으로 금지되는 행위인지 알고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제 피해가 생기기 전이라도 그런 프로그램을 전달하거나 유포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됩니다. 전달하거나 유포하는 것만으로 법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 분야의 기본법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2항은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이른바 악성프로그램을 전달하거나 유포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악성프로그램을 실제로 실행해 피해를 입히는 단계가 아니라, 그런 프로그램을 전달하거나 유포하는 단계 자체를 금지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즉 피해라는 결과가 발생해야만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나 시스템을 훼손·멸실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진 프로그램을 남에게 넘기거나 퍼뜨리는 행위를 막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프로그램은 다른 회사 시스템의 데이터를 지울 수 있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는 데이터를 멸실·훼손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메일에 첨부해 여러 사람에게 보내는 것은 전달 또는 유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데이터가 실제로 삭제되지 않았더라도 이 조항이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큽니다.
다만 이 조항은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프로그램의 용도와 전달하게 된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단순한 보안 점검이나 연구 목적이라 하더라도, 상대 시스템의 동의와 사용 범위가 분명하지 않으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제 실행이나 피해가 없더라도 전달·유포 단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유포 계획은 멈추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프로그램을 주고받은 경위와 내용을 남겨 두면 이후 책임 범위를 가리는 데 참고가 됩니다.
또한 이 조항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든 사람인지, 받아서 다시 전달한 사람인지를 가리지 않고 전달·유포 행위 자체를 문제 삼습니다. 그러므로 본인이 그 프로그램을 설계하지 않았더라도, 받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보내 주면 전달·유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기능이 데이터나 시스템을 훼손·멸실할 수 있는 것인지, 보내려는 상대가 그 사용에 동의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불확실하면 전달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이런 경우는 실제 피해 여부보다 전달·유포가 있었는지가 먼저 문제되므로, 호기심이나 공유 목적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돌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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