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계좌번호를 잘못 눌러 모르는 사람 계좌로 800만 원을 보냈습니다. 바로 그 사람이 거래하는 은행에 반환을 요청했고, 받은 사람도 잘못 들어온 돈이 맞다며 은행에 돌려주라고 승낙했습니다. 그런데 은행이 그 사람에게 연체된 신용대출이 있다며 들어온 돈을 대출과 상계하겠다고 합니다. 그 계좌에 압류가 걸린 것은 없고, 그 대출이 그 예금을 담보로 한 것도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금융기관이 이렇게 상계해도 되는 건가요?
송금한 사람이 착오송금이라며 반환을 요청하고 받은 사람도 이를 인정해 은행에 반환을 승낙했다면, 은행이 그 사람에 대한 대출채권으로 착오송금액 상당의 예금과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송금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권을 남용하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사정이라면 은행은 그 상계로 송금인에게 맞설 수 없습니다.
민법 제492조 제1항은 쌍방이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하고 이행기가 도래하면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민법 제2조는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66088 판결은 착오로 송금했더라도 입금 기록이 되면 받은 사람이 은행에 대해 그 금액의 예금채권을 취득하고, 은행은 원칙적으로 착오송금인지 조사할 의무가 없으며, 신의칙 위반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대출채권과의 상계도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송금인이 반환을 요청하고 받은 사람도 착오송금을 인정해 반환을 승낙한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다212958 판결도 같은 경우에 은행이 대출채권으로 착오송금액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은행이 선의인 상태에서 그 예금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해 준 것이라거나 그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게 압류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송금인의 실수를 기화로 기대하지 않았던 채권회수 이익을 얻는 것이어서 송금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권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압류가 있었던 경우에도 상계는 피압류채권액 범위 안에서만 허용된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들에 따르면 착오송금된 돈도 받은 사람의 예금채권이 되므로, 은행은 원칙적으로 민법 제492조에 따라 대출채권과 그 예금채권을 상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환 요청과 승낙이 있는 경우에는 신의칙과 권리남용 금지가 그 상계를 막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경우 송금 직후 은행에 반환을 요청했고, 받은 사람도 착오송금을 인정해 반환을 승낙했습니다. 계좌에 압류가 없고 대출이 그 예금을 담보로 한 것도 아니라면 판결이 든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은행이 연체 대출을 이유로 착오송금액을 상계하는 것은 송금인에 대한 관계에서 허용되지 않습니다.
판결이 이렇게 본 이유는, 송금인이 반환을 요청하고 받은 사람도 착오송금을 인정한 상태에서는 다수의 자금이동을 원활히 처리한다는 측면에서 은행을 보호할 필요가 현저히 줄어드는 반면, 은행은 공공성을 지닌 자금이체시스템의 운영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송금인의 반환 요청과 받은 사람의 반환 승낙이 모두 있었는지, 그리고 담보 대출이나 압류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입니다. 앞의 2007다66088 판결이 밝힌 것처럼 그런 요청과 승낙이 없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은행의 상계가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압류가 있었던 경우에는 피압류채권액 범위 안에서만 상계가 허용됩니다. 질문하신 경우는 요청과 승낙이 모두 있고 특별한 사정은 없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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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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