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래처와 국제거래 분쟁이 생겨 미국 법원에서 소송을 했는데, 저희 회사가 납품을 늦게 해서 거래처가 실제로 입은 손해 8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징벌적 배상은 아니고 실제 손해액만 인정된 판결입니다. 거래처가 이 판결로 한국에서 집행을 하려고 하는데, 저희는 한국 법원이었다면 이보다 적게 인정했을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손해배상 판결의 승인을 제한하는 규정을 근거로 일부만 승인되게 할 수 있나요?
외국 법원이 당사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를 메워 주는 배상을 명했다면, 손해배상 판결의 승인을 제한하는 민사소송법 제217조의2 제1항을 근거로 그 승인을 줄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이 조항은 실제 손해를 넘는 배상을 명한 외국 판결을 겨냥한 규정이어서, 한국 법원이었다면 더 적게 인정했을 것이라는 사정은 이 조항에 따른 제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17조의2 제1항은 법원은 손해배상에 관한 확정재판등이 대한민국의 법률 또는 대한민국이 체결한 국제조약의 기본질서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에는 해당 확정재판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인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 요건을 심리할 때 외국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변호사보수를 비롯한 소송과 관련된 비용과 경비가 포함되는지와 그 범위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07747 판결은 이 조항이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이 손해전보의 범위를 초과하는 배상액의 지급을 명한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의 승인을 적정범위로 제한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이 당사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를 전보하는 손해배상을 명하는 경우에는 이 조항을 근거로 승인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질문하신 사실에 대입해 보면, 미국 판결은 납품 지연으로 거래처가 실제로 입은 손해 8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내용이고 징벌적 배상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는 당사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를 전보하는 배상을 명한 경우이므로, 위 판결에 따라 제217조의2 제1항을 근거로 승인 범위를 줄일 수 없습니다. 한국 법원의 손해 산정과 금액 차이가 난다는 점만으로는 이 조항의 제한을 받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외국 판결에 실제 손해를 넘는 징벌적 배상 부분이 들어 있었다면, 제217조의2 제1항이 전부 또는 일부를 승인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그 초과 부분의 승인을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외국 판결이 한국에서 승인되려면 같은 법 제217조 제1항이 정한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그 외국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될 것, 패소한 피고가 소장 등을 적법한 방식으로 방어에 필요한 시간여유를 두고 송달받았거나 소송에 응하였을 것, 승인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을 것, 상호보증 등이 있을 것이 그 요건입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은 이 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직권으로 조사합니다.
따라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제217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입니다. 그리고 판결 금액 안에 변호사보수 같은 소송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제217조의2 제2항에 따라 그 포함 여부와 범위가 심리에서 고려된다는 점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이 사례로 변호사에게 상담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