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0명인 회사에서 4년째 일하고 있고, 회사는 퇴직연금 없이 퇴직금 제도만 운영합니다. 최근 회사가 앞으로 매년 한 번씩 전 직원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해 주겠다며 신청서에 서명하라고 합니다. 저는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을 계획도, 큰 의료비도 없고 파산이나 회생 절차, 임금이나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일도 없습니다. 중간정산을 따로 요구한 적도 없는데, 이런 사유 없이 회사가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 줘도 되나요?
퇴직금 중간정산은 법령이 정한 사유가 있는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 회사가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사유와 관계없이 회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정산하겠다는 방식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중간정산의 요건과 맞지 않습니다. 중간정산은 회사의 방침이 아니라 근로자의 요구에서 출발하는 제도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도록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퇴직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퇴직할 때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고, 중간정산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와 근로자의 요구가 함께 있을 때의 예외입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그 사유를 정합니다.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거를 목적으로 전세금이나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이나 부상의 의료비를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를 초과하여 부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신청일부터 거꾸로 계산하여 5년 이내에 파산선고나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정년을 연장하거나 보장하는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소정근로시간 단축 등 근로시간 단축으로 퇴직금이 감소되는 경우,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정해져 있습니다.
질문하신 내용대로라면 주택 구입이나 전세 계획, 의료비 부담, 파산이나 회생 절차, 임금이나 근로시간 감소가 모두 없으므로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사정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 정산은 질문자께서 요구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정한 방침입니다. 제8조 제2항은 사유와 근로자의 요구를 함께 요건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회사가 마련한 신청서에 서명하는 형식을 갖추더라도 사유가 없는 정산은 이 조항이 허용하는 중간정산이 아닙니다.
중간정산을 하지 않으면 퇴직금은 제8조 제1항에 따라 퇴직할 때 전체 계속근로기간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반대로 중간정산을 하면 제8조 제2항 후단에 따라 그 뒤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합니다. 시행령 제3조 제2항은 사용자가 같은 조 제1항 각 호의 사유에 따라 중간정산을 한 경우 근로자가 퇴직한 후 5년이 되는 날까지 관련 증명 서류를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이 중간정산마다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남기도록 한 것도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정산할 수 있다는 구조를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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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0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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