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회사의 통근버스를 운전하는데, 서류상으로는 그 회사 직원 출신이 사업자등록을 낸 수송업체와 근로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원청 회사 전산망과 인사카드에 저는 원청 수송지원팀 소속 기사로 올라 있고, 채용·근태·징계에 원청 직원들이 관여하며 작업지시도 원청이 합니다. 도급금액은 대부분 우리 월급·상여금·퇴직충당금 등 노무비로 세세히 정해져 있고, 사무실과 버스도 모두 원청 쪽 소유입니다. 근로기준법상 원청을 제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 그 요건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서류상 고용한 업체가 형식적·명목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고, 실제로는 원청과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하며 원청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고 근로를 제공받는 상대방이라면, 원청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평가됩니다. 질문하신 사정은 대법원이 통근버스 기사와 원청 사이에 이런 관계를 인정한 사안의 사정과 같으므로, 원청을 사용자로 볼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정하고, 제2호는 사용자를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고 정합니다.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다267013 판결은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하려면, 원고용주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사실상 그 사람이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판결은 회사 직원 출신이 세운 수송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통근버스를 운행한 기사가 회사의 전산망과 인사카드에 회사 수송지원팀 소속으로 표기되었고, 회사가 채용·근태관리·징계에 관여하며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한 점, 도급금액 대부분이 월급여·상여금·퇴직충당금 등 노무비로 세부적으로 정해진 점, 사무실과 버스 등 사업에 필요한 물적 시설을 수송업체가 독자적으로 갖추지 못한 점 등을 들어 회사와 기사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보고 이와 달리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판결은 수송업체가 실질적으로 업무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회사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했을 뿐이고, 오히려 회사가 기사로부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을 포함한 제반 근로조건을 정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기사를 직접 채용한 것과 같은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했습니다.
질문하신 분도 원청 직원 출신이 세운 업체와 계약했고, 원청 소속으로 표기되며, 원청이 채용·근태·징계와 작업지시에 관여합니다. 도급금액이 노무비로 세세히 정해져 있고 사무실과 버스도 원청 쪽 소유입니다. 이 사정은 판결의 사정과 같으므로 원청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평가되고, 원청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가 됩니다. 이 판단은 계약서 명의가 아니라 사정 전체를 종합해 이루어집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1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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