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전세로 사는 아파트가 재건축 정비사업 구역에 들어가 있습니다. 집주인과 직접 전세계약을 맺었고 계약기간은 1년 정도 남았습니다. 얼마 전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되었다며 조합에서 이주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은 대출이 많아 보증금을 당장 돌려줄 형편이 안 된다고 합니다.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집을 비워야 하는지, 집주인 대신 조합에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되었다면 원칙적으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인 조합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보증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집주인과 직접 전세계약을 맺으셨으므로 이 점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도 인가 고시 뒤에는 그 집을 계속 쓸 수 없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0조 제1항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임차권의 설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권리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람이 가지는 보증금 등 계약상 금전의 반환청구권을 사업시행자에게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81조 제1항 본문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으면 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이전고시가 있는 날까지 종전의 건축물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7다260636 판결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으면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62561 판결은 임차권자가 사업시행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구하려면 토지등소유자에 대하여 보증금반환채권을 가지는 경우라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두 판결은 옛 법 조문에 관한 것이지만, 지금의 제70조 제1항과 제2항이 같은 내용을 정하고 있습니다.
질문자께서는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된 구역에서 집주인과 직접 계약한 임차인입니다. 따라서 계약을 해지한다는 뜻을 밝히고 조합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당장 돈을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조합을 상대로 청구할 길이 법에 마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남은 계약기간에 대해서는 제70조 제5항이 관리처분계획의 인가를 받은 경우 임대차계약의 계약기간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1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1항은 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의 기간을 2년으로 보는 규정인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정비사업에서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제81조 제1항 본문까지 더해지면, 남은 계약기간을 이유로 그 집에 계속 살겠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조합이 보증금을 내주면 제70조 제3항에 따라 집주인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 구상이 되지 않으면 제4항에 따라 집주인에게 귀속될 대지나 건축물을 압류할 수 있고, 그 압류한 권리는 저당권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이주 시기와 관련해서는 제81조 제4항이 있습니다. 시장·군수등은 사업시행자가 점유자를 퇴거시키려는 경우 일출 전과 일몰 후, 기상특보가 발표된 때, 재난이 발생한 때 등에는 퇴거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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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1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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