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감리를 맡았던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저희가 감리해 준공 처리한 시설물 일부가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됐는데, 당시 시공사 현장소장이던 사람이 퇴사한 뒤 그 사실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발주처와 관할 관청에 알리겠다며 수천만 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와 그 사람 사이에는 주고받을 돈이나 거래가 전혀 없고, 아직 돈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회사는 행정처분을 받을까 봐 무척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약점을 잡아 돈을 요구하는 사람을 법적으로 처벌받게 할 수 있나요?
돈을 주지 않으면 발주처와 관청에 알리겠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알리는 일 자체가 위법하지 않더라도 판례가 말하는 공갈죄의 수단인 해악의 고지에 해당합니다. 아직 돈을 건네지 않았더라도 형법은 공갈의 미수범을 처벌하므로, 회사는 그 사람을 공갈미수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그 사람이 한 말이 회사를 겁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인지입니다.
형법 제350조 제1항은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같은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같은 형으로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제352조는 제350조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이처럼 제350조는 재물을 받는 경우뿐 아니라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은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이란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고지하는 내용이 위법하지 않은 것인 때에도 해악이 될 수 있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가 없으며 거동이나 상대방과의 특수한 사정으로 어떤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면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질문하신 경우 그 사람은 돈을 주지 않으면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사실을 발주처와 관청에 알리겠다고 하면서 수천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회사는 행정처분을 걱정하고 있어, 이 말은 회사가 겁을 먹고 돈을 줄지 말지 자유롭게 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관청에 알리는 일 자체가 위법하지 않더라도 판례에 따라 해악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요구는 공갈죄의 수단인 해악의 고지에 해당합니다. 또 회사와 그 사람 사이에는 받을 돈이나 거래가 없으므로, 그가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려고 한 말이라고 볼 사정도 질문에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 그 사람이 분명한 말 대신 알려지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넌지시 돈을 요구하더라도, 판례는 해악의 고지가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필요가 없다고 보므로 마찬가지로 해악의 고지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아직 돈을 주지 않았으므로 재물을 받은 단계까지 가지 않았고, 이 경우 제352조에 따라 공갈미수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만약 요구에 응해 돈을 건네면 제350조 제1항의 공갈죄 자체가 문제됩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 명의 계좌로 돈을 받게 하려 해도 제2항에 따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요구에 응할지와 별개로, 회사는 그 사람이 한 말과 요구 금액을 근거로 수사기관에 고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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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1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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