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뒤 행진에 참여했다가 연행됐고,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는데 얼마 전 불구속 기소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공소장에 적힌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할 생각입니다. 또 일부 질문에는 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계속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하면 반성하지 않는다고 보여 형이 더 무거워진다고 합니다.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하면 정말 그 때문에 형이 무거워질 수 있나요?
재판에서 범죄사실을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을 무겁게 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단순히 부인하는 것을 반성하지 않는다는 비난 요소로 보아 형을 무겁게 하는 조건으로 삼는 것은 결과적으로 자백을 강요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그 태도가 방어권의 범위를 넘어 진실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형을 무겁게 정하는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헌법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83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은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은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진술을 거부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1도192 판결은 형법 제51조 제4호의 범행 후의 정황에는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의 태도나 행위가 들어간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헌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은 방어권에 기하여 범죄사실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범죄사실을 단순히 부인하는 것을 죄를 반성하지 않는다는 인격적 비난 요소로 보아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그 태도나 행위가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경우에는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참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질문자님은 공소장에 적힌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일부 질문에 답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재판장은 제283조의2 제2항에 따라 재판에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피고인에게 알려 주어야 하므로, 진술거부는 법정에서 공식적으로 안내되는 권리입니다. 질문자님이 하려는 일은 형사소송법 제283조의2가 보장하는 진술거부와 위 판결이 말하는 방어권 행사에 해당하므로, 그 자체를 이유로 반성이 없다고 보아 형을 무겁게 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진실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행동은 위 판결의 예외에 해당해 형을 정할 때 불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결국 단순한 부인과 진술거부는 불이익의 근거가 되지 않고, 적극적인 은폐나 오도 시도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갈림길입니다. 형을 정할 때는 이 밖에도 제51조가 정한 연령, 성행, 범행의 동기와 결과 같은 여러 사정이 함께 참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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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1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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