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에게서 4층 건물을 새로 짓는 공사를 4억원에 도급받아 땅을 파고 기초를 놓는 공사를 해 왔습니다. 계약금 1억원을 정한 날까지 받기로 했는데 그 날이 한참 지나도록 계약금은커녕 공사대금도 받지 못해 결국 공사를 멈춘 상태입니다. 현장에는 기둥이나 벽, 지붕은 하나도 없고 기초 콘크리트만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채권자가 그 땅에 경매를 신청할 것 같다는 말이 들립니다. 땅이 경매로 넘어가면 이 현장에 들어간 공사비를 이유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나요? 공사대금은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기둥이나 벽, 지붕 없이 기초 콘크리트만 있는 상태에서 공사가 멈췄다면, 그 구조물이나 토지를 근거로 유치권을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구조물은 토지의 부합물에 불과하고, 공사대금 채권은 토지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공사대금은 유치권과 별개로 건축주에게 청구하셔야 하고, 3년의 소멸시효를 주의하셔야 합니다.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그 점유가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08. 5. 30. 자 2007마98 결정은 건물의 신축공사를 한 수급인이 그 건물을 점유하고 있고 그 건물에 관하여 생긴 공사금 채권이 있다면 그 건물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하면서도, 수급인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없는 정착물을 토지에 설치한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경우에는 그 정착물이 토지의 부합물에 불과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공사중단 시까지 발생한 공사금 채권은 토지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므로 그 채권으로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 결정의 사안도 공장을 신축하기로 도급받아 기초공사를 하던 중 토지에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공사가 중단된 경우였습니다.
질문하신 현장은 건물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기초 콘크리트까지만 시공한 채 공사가 멈춘 상태입니다. 위 결정에 따르면 이 기초 구조물에 대해서도, 그 아래 토지에 대해서도 공사비를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땅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유치권을 내세워 현장을 계속 붙잡고 있기는 어렵습니다.
민법 제320조 제1항에서 보듯 유치권은 물건을 점유하는 것만으로 생기지 않고, 그 채권이 바로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것이어야 합니다. 위 결정은 기초공사까지의 공사금 채권을 토지에 관하여 생긴 채권으로 보지 않았으므로, 현장에 울타리를 치고 지키고 계시더라도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건축주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약정한 날이 지난 계약금처럼 받을 때가 된 돈은 건축주를 상대로 소송 등 절차를 밟아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기한도 중요합니다. 민법 제163조 제3호는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을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정합니다. 받을 돈의 지급일이 지났다면 그때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청구 절차를 밟으셔야 합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년 11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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