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이웃 집안 어르신에게서 산비탈 밭을 사서 감나무를 심고 50년 가까이 경작해 왔습니다. 등기는 넘겨받지 못해 등기부에는 그 집안 명의의 임야 일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21년 전 그 어르신의 손자가 제 밭을 포함한 임야 전체를 외지인에게 팔아 외지인 앞으로 이전등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 뒤로도 지금까지 아무 다툼 없이 계속 감을 따고 밭을 가꿔 왔는데, 최근 외지인이 자기 땅이라며 비워 달라고 합니다. 등기 명의가 바뀐 뒤에도 20년 넘게 경작했다면 제가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나요?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뒤 이전등기를 하지 않은 사이에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더라도, 당초의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있고 소유자가 바뀐 때부터 다시 취득시효 기간이 지났다면 그 소유자 변동 시점을 새로운 기산점으로 삼아 2차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질문자는 외지인 앞으로 등기가 넘어간 뒤에도 21년 동안 계속 경작했으므로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245조 제1항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법 제197조 제1항은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제198조는 전후 두 시점에 점유한 사실이 있으면 그 점유는 계속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15189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와 같이 소유자 변동 시점을 새 기산점으로 하는 2차 취득시효를 인정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또 취득시효 기간이 지나기 전에 등기부상 소유명의자가 바뀐 것만으로는 취득시효가 중단되지 않고, 새 소유명의자가 취득시효 완성 당시의 당사자로서 그 불이익을 받으며, 시효완성자는 그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법리는 2차 취득시효가 진행되는 도중에 등기부상 소유명의자가 다시 바뀐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질문자는 처음부터 밭을 사서 점유했고, 외지인 앞으로 등기가 넘어간 21년 전부터 지금까지 다툼 없이 계속 감나무 밭을 가꿔 왔습니다. 제198조에 따라 21년 전과 지금 모두 점유한 사실이 있으면 그 사이의 점유는 계속된 것으로 추정되고, 외지인이 최근에야 비워 달라고 한 것은 이미 20년이 지난 뒤의 일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점유를 넘긴 적 없이 직접 경작을 이어 왔으므로 판결이 말한 당초의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외지인 명의로 등기된 때를 기산점으로 삼으면 이미 20년이 지나 2차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외지인은 그 20년 동안 줄곧 등기부상 소유자였으므로 질문자는 외지인을 상대로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245조 제1항에 따라 소유권은 등기를 해야 취득합니다.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소유자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외지인이 등기에 협조하지 않으면 소송으로 이전등기를 구해야 하고, 판결을 받아 등기를 마쳐야 비로소 소유자가 됩니다. 비워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소송에서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해 다툴 수 있습니다.
또 소유의 의사와 평온, 공연한 점유는 제197조 제1항에 따라 추정되므로 질문자가 처음부터 따로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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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1월 현행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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