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20년 가까이 부부로 함께 살아온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에게는 전혼에서 낳은 자녀가 둘 있고, 함께 살던 아파트와 예금은 모두 고인 명의입니다. 고인이 생전에 아파트를 제게 남긴다는 유언장을 써 두었는데, 사실혼 배우자인 제가 이 재산을 받으면 배우자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 상속세는 누가 어떻게 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20년을 부부로 살아오셨는데 혼인신고 한 장이 없다는 이유로 제도의 문턱이 달라진다니 무척 서운하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다만 세법은 이 부분을 엄격하게 보고 있어, 미리 알고 대비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먼저 상황 정리
질문자는 혼인신고 없이 오랜 기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 배우자와 사별했습니다. 고인에게는 전혼 자녀 두 명이 있고, 재산은 모두 고인 명의이며, 고인은 아파트를 질문자에게 준다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쟁점은 사실혼 배우자가 상속인이 되는지, 배우자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 유증받은 재산에 대한 세금은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 사실혼 배우자가 재산을 받을 때 살펴야 할 쟁점
① 상속인 지위: 민법상 배우자 상속인은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배우자에 한정됩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법정상속분이 없어, 이 사안에서는 전혼 자녀들만 상속인이 됩니다. 헌법재판소도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규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② 배우자상속공제 불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배우자상속공제도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배우자를 전제로 하므로, 사실혼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이 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과세 실무의 입장입니다.
③ 유증에 따른 납세의무와 공제 한도: 유언으로 재산을 받은 사람도 받은 재산 비율만큼 상속세 납세의무를 집니다. 또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유증한 재산가액은 상속공제 한도 계산에서 빠지므로, 유증 재산이 클수록 일괄공제 등 다른 공제를 온전히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상속인과 수유자는 각자 받은 재산 한도에서 상속세를 서로 연대해 납부할 책임도 집니다.
▶ 현실적인 판단
첫째, 질문자가 아파트를 유증받더라도 배우자상속공제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상속세 부담이 법률혼 배우자보다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공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까지 겹치면 자녀들의 세 부담도 함께 늘어납니다.
둘째, 유언의 효력과 별개로 자녀들이 유류분을 청구하면 유증받은 재산 일부를 돌려줘야 할 수 있고, 그만큼 세금 분담도 달라집니다.
셋째, 판례는 사망으로 사실혼이 끝난 경우 재산분할청구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고, 생전 증여에도 배우자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되지 않아 사실혼 관계에서는 세금을 줄일 수단 자체가 좁습니다.
▶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향
첫째, 유언장이 민법이 정한 방식을 갖췄는지 먼저 확인하시고, 자녀들과 유증 이행과 세금 분담을 어떻게 할지 협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하므로, 자녀들과 함께 신고서를 준비해 유증 재산과 공제 한도를 정확히 반영하셔야 합니다.
셋째, 함께 모은 재산 중 질문자 자금으로 마련한 부분이 있다면 애초에 질문자 몫이었음을 보여 줄 금융자료를 모아 두시고, 세무사·변호사와 함께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 이 내용은 일반적인 세무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세무사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