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집 한 채와 그보다 훨씬 많은 빚을 남기셔서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을 신청해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뒤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해 집이 낙찰되었고 매각대금은 채권자들이 배당으로 모두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경매로 팔린 것도 제가 판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가 나올 수 있다고 하네요. 저는 한 푼도 받지 못했는데 세금을 내야 하는지, 낸다면 얼마를 기준으로 계산하는지, 제 재산으로 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한정승인 후 상속받은 집이 경매로 넘어가 매각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는데 양도소득세가 나올 수 있다는 말에 걱정이 크실 것으로 보입니다. 납세의무와 책임 범위를 나누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한정승인을 해도 경매 매각은 상속인의 양도로 본다'는 점을 설명드립니다. ①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제도일 뿐, 소유권은 상속인에게 넘어옵니다. ②그래서 대법원은 한정승인한 상속인의 부동산이 경매로 매각되어 양도차익이 생기면 그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는 상속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③매각대금이 채권자에게 배당되어 실제로 받은 돈이 없어도 이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경매는 소유자의 뜻과 관계없이 진행되지만 세법상 유상 양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④다만 양도세는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고 상속받은 부동산의 취득가액은 상속개시일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평가한 가액이므로, 매각가가 그 평가액보다 낮거나 같다면 낼 세금이 없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세금을 상속인 고유재산으로 내야 하는지는 다툼이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①상속재산을 청산하면서 생긴 양도세는 민법상 상속비용으로 보아 상속재산 범위에서만 책임진다는 견해가 있고, 조세심판원이 이런 취지로 상속인 고유재산 압류를 취소한 결정도 있습니다. ②그러나 대법원이 이 점을 명시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어서 세무서가 상속인 고유재산을 압류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압류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 등으로 다투게 됩니다. ③차익이 있다면 양도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안에 예정신고를 해야 하며, 경매에서는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다 낸 날이 양도일이 됩니다.
따라서 ①상속 당시 평가액을 뒷받침할 감정가나 매매사례 자료를 확보하시고, ②법원에서 매각대금 완납일과 배당표를 확인해 양도차익이 있는지 먼저 계산하시며, ③차익이 있다면 기한 안에 신고하되 고유재산에 압류가 들어오면 불복 기한 안에 상속비용이라는 점을 들어 다투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한정승인을 했더라도 경매로 팔린 집의 양도세 납세의무는 상속인에게 있지만, 상속 당시 평가액과 비교해 차익이 없으면 세금이 없고, 세금이 나오더라도 고유재산 책임 여부는 다퉈 볼 여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