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제안받았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근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인사팀에서 갑자기 '조직 개편에 따른 대기발령'이라며 저에게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별도 공간에서 대기하라는 통보를 했습니다. 월급은 그대로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입니다. 이게 권고사직을 거부한 것에 대한 보복 아닌가 싶은데,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권고사직을 거부한 직후 갑작스럽게 대기발령을 받으셨다면, 정당한 인사조치인지 아니면 사직을 압박하기 위한 보복성 조치인지 의심스러우신 상황으로 보입니다.
먼저 '대기발령의 법적 성격'을 살펴보면, ①대기발령은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법적으로 다른 인사명령으로, 그 자체만으로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②다만 대법원 판례는 대기발령이 인사권 남용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지, 대기발령으로 인해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대기발령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③특히 권고사직을 거부한 직후 곧바로 대기발령이 내려졌다면, 시간적 근접성과 경위에 비추어 업무상 필요성보다는 사직을 압박하기 위한 보복적 목적이 있었는지가 중요하게 살펴볼 부분입니다. ④또한 정당한 사유나 절차 없이 대기발령이 부당하게 장기화되어 사실상 근로자를 방치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는 인사권 남용으로 위법하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부당해고 해당 여부'와 관련해서는, ①대기발령 자체는 해고가 아니므로 곧바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부당한 인사명령'으로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는 대상은 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28조). ②만약 대기발령이 정당한 사유나 규정된 기간 없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실질적으로 복직 가능성이 없고 임금 삭감이나 해고 예고와 유사한 효과를 낳는다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다투어 볼 여지도 있습니다. ③이 경우 대기발령의 근거가 된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정해진 절차(사전 통보, 소명 기회 부여 등)를 회사가 준수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④권고사직 제안 당시의 정황(문자, 이메일, 면담 녹취 등)과 대기발령 통보 시점·사유를 비교해두면 보복성 여부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권고사직 제안 및 거부 정황, 대기발령 통보 내용과 시점을 문서나 녹취 등으로 최대한 정리해 보관하시고, ②회사에 대기발령의 구체적 사유와 예상 기간을 서면으로 요청해 명확히 확인하시고, ③취업규칙상 대기발령 관련 규정과 실제 처리 절차가 부합하는지 검토하시고, ④부당한 조치로 판단되면 대기발령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대기발령 자체가 곧바로 해고는 아니지만 권고사직 거부 직후 정당한 업무상 필요성 없이 이루어졌다면 인사권 남용이나 부당한 조치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정확한 것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