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단체 대화방에 "이번 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라인을 세웁니다. 해당 조는 출근하지 마세요"라는 공지가 올라옵니다. 원청 발주가 끊겼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달 급여명세서에는 사흘치가 그대로 빠져 있고, 관리자는 "일을 안 했으니 임금도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문을 닫기로 결정한 쪽은 회사입니다. 출근할 준비가 되어 있던 근로자가 그 기간의 손실까지 떠안는 것이 맞는지, 경기가 흔들릴 때마다 이 질문이 몰립니다.
근로기준법은 이 상황을 위해 휴업수당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용자의 귀책사유인지, 평균임금의 70%가 실제 얼마인지, 부분휴업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발주가 끊겨 한 달에 여드레를 쉰 생산직
경기 화성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상시 근로자 38명)에서 12년째 일하는 A씨는 원청 발주가 급감해 6월과 7월에 각각 8일씩 출근하지 못했습니다. 휴업 직전 3개월 임금총액은 990만원, 월 통상임금은 250만원입니다. 회사가 휴업일수만큼 기본급을 공제해 두 달간 급여가 170만원가량 줄었습니다.
사례 ② 상시 4명 스튜디오에서 2주 대기 통보를 받은 디자이너
서울의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대표 포함 4명)에서 일하는 월급 280만원의 B씨는 현장 자재 수급이 막히자 "2주간 나오지 말고 대기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업주는 "5인 미만이라 해당이 없다"며 그 기간을 무급 처리했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근로기준법 제46조에 따라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면 휴업기간 동안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을 지급해야 합니다.
- 평균임금의 70%가 통상임금을 초과하면 통상임금을 지급할 수 있어, 통상임금이 사실상 상한선입니다.
- 귀책사유는 고의·과실을 넘어 사용자의 세력범위 안에서 생긴 경영상 장애를 포함합니다. 주문 감소, 자재 부족, 자금난이 대표적입니다.
-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은 제외되며, 징계로서의 정직·출근정지도 대상이 아닙니다.
-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제46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민사상 임금 청구의 여지는 남습니다.
- 미지급은 임금체불입니다. 청구권은 3년, 제109조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며, 피해 근로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서는 기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어디까지가 "사용자의 귀책사유"인가
- 포함 — 주문·발주 감소, 판매 부진, 원자재 수급 차질, 자금난, 원도급업체의 공사 중단, 기계 파손·수리, 사업장 이전 등 경영상 감수할 위험 영역의 사유입니다.
- 제외 — 지진·태풍 같은 천재지변 등 사용자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입니다.
과실이 없더라도 지배·관리 영역 안의 사유라면 귀책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사례 ①의 발주 감소는 A씨가 만든 사정이 아니라 회사가 감당할 영업상 위험이어서, "원청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은 면책 사유가 아닙니다. 사례 ②의 자재 수급 차질도 성격이 같아 사업장 규모만 아니면 휴업수당 대상입니다.
얼마를 받나 — 70%, 통상임금 상한, 부분휴업
- 평균임금 — 산정 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 임금 총액을 그 기간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며, 상여금·수당이 포함돼 통상임금보다 높은 편입니다. 반대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봅니다.
- 기본 계산 — 1일 평균임금 × 70% × 휴업일수입니다.
- 휴업기간은 산정에서 빠집니다 — 시행령 제2조는 사용자 귀책사유로 휴업한 기간과 그 기간에 받은 임금을 평균임금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정합니다. 휴업으로 깎인 급여가 평균임금을 다시 끌어내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일부만 받은 경우 — 시행령 제26조는 평균임금에서 지급받은 임금을 뺀 금액의 100분의 70 이상을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통상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에서 받은 임금을 뺀 금액입니다.
- 부분휴업 — 사업장 일부만 멈추거나 소정근로시간 중 일부만 단축해도 휴업수당이 발생하며, 줄어든 시간을 무급 처리할 수 없습니다.
- 유급휴일 — 휴업기간 중에 주휴일 등 유급휴일이 끼어 있어도 휴업기간에 포함해 산정한다는 것이 행정해석입니다(임금근로시간정책팀-429, 2007.1.30.).
- 노동위원회 승인 감액 —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 계속이 불가능하면 관할 지방노동위원회 승인을 받아 70%에 못 미치는 금액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사례 ①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휴업 직전 3개월 임금총액 990만원을 총일수 92일로 나누면 1일 평균임금은 약 107,600원, 그 70%는 약 75,300원입니다. 8일이면 약 60만원, 두 달이면 약 120만원입니다. 앞선 휴업기간과 그 기간 임금은 산정에서 빠지므로 두 번째 달도 기준이 낮아지지 않습니다. 통상임금 기준 1일분은 약 95,700원(250만원÷209시간×8)이어서 75,300원은 상한에 걸리지 않습니다. 회사가 임금을 전액 공제했다면 이 금액이 통째로 미지급입니다.
같은 회사가 완전 휴업 대신 1일 8시간을 4시간으로 줄였다면, 그날 받는 임금은 약 47,800원입니다. 시행령 제26조를 그대로 적용하면 1일 평균임금 107,600원에서 47,800원을 뺀 59,800원의 70%인 약 41,900원을 휴업수당으로 더 받아 합계 약 89,700원이 되고, 통상임금 일액 약 95,700원 안에 들어옵니다. 다만 평균임금 70%인 75,300원에 미달하는 차액만 보전하면 된다는 견해도 있어 실제 인정액은 달라질 수 있으니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감액도 사용자가 정할 수 없고, 승인 신청서를 내어 도산 가능성과 노사 협의의 성실성을 심의받아야 효력이 생깁니다.
5인 미만 사업장과 미지급 시 절차
- 제46조 적용 제외 — 상시 근로자 4명 이하 사업장에는 휴업수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평균임금 70%"를 근거로 요구할 수 없습니다.
- 무조건 무급은 아닙니다 — 회사 사정으로 일하지 못했다면 민법상 위험부담 법리로 임금 자체를 청구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실무의 설명입니다.
- 인원 산정 주의 — 상시 근로자 수는 사유 발생일 전 1개월간 사용한 근로자 연인원을 가동일수로 나눠 셉니다. 대표는 빠지지만 기간제·단시간 근로자와 아르바이트는 포함될 수 있어 실제로는 5인 이상인 곳이 많습니다.
- 진정 — 미지급은 임금체불이므로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하면 근로감독관 조사와 시정지시가 이어집니다.
- 기한과 제재 — 임금채권은 3년으로 소멸하고, 미지급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2025년 10월 23일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으로 퇴직·사망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던 연 20% 지연이자가 재직 근로자까지 확대됐고, 명백한 고의이거나 3개월 이상 이어진 체불에는 법원에 최대 3배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길도 열렸습니다.
사례 ②의 B씨는 제46조를 근거로 삼기 어렵습니다. 다만 대표를 뺀 근로자 수를 아르바이트 포함으로 다시 세어 볼 필요가 있고, 출근하지 못한 사유가 회사 측 사정이었다는 점을 기록으로 남긴 뒤 민사 청구를 검토하는 순서가 맞습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사직서를 쓰면 실업급여를 받게 해 주겠다"는 제안에 응하기 — 자발적 퇴사로 기록되면 수급이 막힐 수 있고 청구도 흐려집니다.
- 무급 휴업 동의서에 즉석에서 서명하기 — 법정 기준 미달 합의는 원칙적으로 무효지만, 서명 문서는 이후 다툼에서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 연차휴가로 대체 처리하는 것을 방치하기 — 연차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는 것이 원칙이어서, 회사 사정의 휴업을 연차로 소진시키면 다툼 대상입니다.
- 구두로만 항의하고 자료를 남기지 않기 — 휴업 공지와 근무표가 없으면 일수 입증이 어렵습니다.
- 연락을 끊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 — 복귀 지시를 못 받은 상태가 무단결근으로 몰리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감염병 확산이나 정부의 영업 제한으로 문을 닫아도 휴업수당을 받나요?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행정기관의 강제 조치로 운영이 불가능했다면 불가항력에 가깝고, 권고 수준이거나 회사가 자체 판단으로 휴업했다면 귀책사유로 볼 여지가 커집니다.
Q. 대기발령으로 출근만 하고 일이 없는데 휴업인가요?
근로 제공 의사가 있는데 회사 사정으로 일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휴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징계로서의 정직과는 성격이 달라 어느 쪽인지 먼저 가려야 합니다.
Q. 회사가 노동위원회에 신청하면 자동으로 감액되나요?
아닙니다. 신청은 사용자가 하지만 승인 여부는 위원회가 심의해 결정하며, 승인 전까지는 법정 기준대로 지급할 의무가 유지됩니다. 승인받았다면 결정문을 요구하십시오.
Q. 5인 미만이면 정말 한 푼도 못 받나요?
제46조의 휴업수당은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회사 사정으로 일하지 못한 기간의 임금 자체를 청구할 여지는 남으므로, 근로계약서와 휴업 통보 자료를 들고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체크리스트
- 휴업 통보 메시지와 공지문, 근무표를 날짜가 보이도록 저장합니다.
- 휴업 사유를 문자나 메일로 물어 회사 답변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 휴업 직전 3개월 급여명세서로 1일 평균임금과 그 70%를 직접 계산합니다.
- 월 통상임금을 209로 나눈 시간급을 확인해 상한 여부를 점검합니다.
- 대표를 제외한 상시 근로자 수를 아르바이트·기간제 포함으로 다시 셉니다.
- 협의가 안 되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하고, 3년 시효를 넘기지 않게 관리합니다.
휴업은 회사의 경영 판단이지만, 그 손실을 근로자 급여에서 먼저 빼는 것은 법이 예정한 순서가 아닙니다. 회사가 어렵다는 말이 무급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휴업이 반복되면 총액이 커지므로 첫 통보 시점부터 자료를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노동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전문적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공인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