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을 다시 쌓으려고 측량을 맡겼다가, 옆집 창고 벽이 우리 땅 안쪽으로 60센티미터 들어와 있다는 말을 듣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아버지 대에 세운 담이 원래 경계인 줄 알고 수십 년을 살았는데 지적도상 선은 그보다 안쪽에 있었고, 그 사이 공간에는 이미 남의 집 벽과 처마와 정화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허가받고 지었고 여태 아무 말도 없지 않았느냐"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감정은 빠르게 상하지만, 무엇을 어디에 청구해야 하는지는 양쪽 모두 모르는 채로 시간이 흘러갑니다.
이 글에서는 인접 토지 사이의 경계 침범이 확인된 뒤 밟아야 할 절차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침범 사실을 법적으로 특정하는 경계복원측량과 지적현황측량, 경계 자체가 다투어질 때 쓰는 경계확정의 소, 소유권에 근거한 건물철거와 토지인도 청구의 요건과 상대방, 침범자가 방어 논리로 드는 권리남용·취득시효·민법 제242조가 실제로 어디까지 통하는지, 그리고 철거와 별개로 반드시 함께 계산해야 하는 사용료 상당 부당이득의 산정과 기산점을 살펴봅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담장 안쪽으로 들어온 옆집 창고
A씨는 2024년 아버지에게서 단독주택과 그 대지를 상속받았습니다. 2026년 3월 담장을 새로 시공하려고 경계복원측량을 신청했더니, 옆집 창고의 벽체와 처마가 A씨 토지 쪽으로 최대 0.8미터, 면적으로는 11제곱미터가량 들어와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 창고는 2011년에 지어졌고 A씨의 아버지는 생전에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옆집은 "지을 때 허가도 받았고 그동안 문제가 없었으니 이제 와서 헐라는 것은 무리"라고 답했습니다.
사례 ② 매수한 상가 옆에 올라간 신축 건물
B씨는 2026년 5월 상가건물과 그 부지를 매수했습니다. 잔금을 치르고 두 달 뒤, 옆 필지에서 올라가던 근린생활시설의 기초와 우수관이 B씨 토지 경계를 1.4제곱미터 침범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건물은 이미 골조가 올라가 마감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상대방은 "고작 1제곱미터 남짓 때문에 신축 건물을 부수라는 것은 권리남용"이라며, 침범 부분을 시가로 매수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토지의 경계는 원칙적으로 지적공부에 등록된 대로 확정됩니다. 담장이나 오래된 축대가 어디에 있었는지는 그 자체로 경계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지적공부를 만드는 과정에 기술적 착오가 있었던 경우에는 실제 경계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 침범이 확인되면 민법 제214조에 따른 건물 등 철거 청구와 민법 제213조에 따른 토지인도 청구가 함께 갑니다. 여기에 사용료 상당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붙이는 것이 실무의 기본 형태입니다.
- 경계확정의 소는 철거 청구와 성격이 다릅니다. 경계 자체가 불분명해 다투어질 때 법원이 진실한 경계를 정해 주는 절차이고,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한 선에 구속되지 않으며 청구를 기각할 수도 없습니다.
- 철거 청구가 권리남용으로 배척되는 경우는 예외적입니다. 침범 면적이 작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청구자에게 이익이 거의 없으면서 상대방에게만 큰 고통을 주려는 사정 등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 침범자가 20년 이상 점유했다면 점유취득시효가 문제 됩니다. 다만 착오로 인접지를 침범한 경우라도 그 면적이 통상 있을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다면 자주점유 추정이 깨질 수 있습니다.
- 침범 부분의 차임 상당액은 침범이 계속되는 동안 매월 발생합니다. 선의의 점유자라도 소가 제기된 때부터는 악의의 점유자로 보므로, 소 제기 시점 자체가 금액을 가르는 분기점이 됩니다.
첫 단계: 침범을 법적으로 특정하는 측량
- 경계복원측량 — 지적공부에 등록된 경계를 현장에 다시 표시하는 측량입니다. "우리 땅의 경계선이 지금 어디를 지나는가"를 확정하는 출발점이며, 지적측량 수행자에게 신청합니다.
- 지적현황측량 — 담장·건물·구조물이 실제로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지적도 위에 겹쳐 표시하는 측량입니다. 침범 면적과 침범 부분의 형상을 숫자와 도면으로 남기려면 이 측량이 함께 필요합니다.
-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 — 측량 결과를 다투려면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적측량 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방지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고, 그 의결에 불복하면 중앙지적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 소송 안의 측량감정은 별개 — 소를 제기하면 법원이 다시 측량감정을 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소송 전 측량 결과는 협상과 소 제기 여부 판단의 자료이지, 그대로 판결의 기초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례 ①의 A씨는 경계복원측량으로 경계선의 위치는 확인했지만, 창고의 어느 부분이 얼마만큼 넘어왔는지는 아직 도면으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단계에서 지적현황측량까지 받아 두면 이후 협상에서 "몇 센티미터 정도"라는 말싸움이 사라지고, 소를 제기할 때 철거를 구할 부분을 도면으로 특정할 수 있습니다. 사례 ②의 B씨처럼 공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 마감이 끝나고 준공이 되면 철거의 부담이 커져 상대방의 권리남용 주장이 힘을 얻고, 현장 상태를 기록할 기회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경계확정의 소 — 무엇을 정하는 절차인가
- 대상 — 인접한 토지 사이의 공적 경계가 어디인지 불분명하거나 다투어질 때 법원이 이를 확정하는 소송입니다. 소유권의 범위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경계선 자체를 정하는 절차입니다.
- 성격 — 이른바 형식적 형성의 소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한 경계선에 구속되지 않고 심리 결과에 따라 진실한 경계를 정해야 하며, 어느 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할 수 없습니다.
- 기준 — 지적공부에 등록된 경계가 원칙적 기준입니다. 지적공부 작성 과정에 기술적 착오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면 실제 경계에 따를 수 있지만, 그 증명은 쉽지 않습니다.
- 소송비용 — 승패를 가리는 소송이 아니어서 당사자들이 나누어 부담하도록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한계 — 취득시효 완성이나 매매로 소유권이 이미 이동한 부분을 되찾는 문제는 경계확정의 소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때는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나 소유권확인 청구 등 별도의 소가 필요합니다.
경계 자체에 다툼이 없는 사안이라면 경계확정의 소는 오히려 우회로가 됩니다. 사례 ②처럼 지적공부상 경계에 이견이 없고 신축 건물이 그 선을 넘었다는 점만 문제 되는 경우, B씨가 구해야 할 것은 경계 확정이 아니라 침범 부분의 철거와 인도, 그리고 부당이득입니다. 반대로 사례 ①처럼 오래된 담장과 지적도상 선이 어긋나 있고 상대방이 "원래 경계는 담장이었다"고 주장한다면, 철거 청구 안에서 경계가 선결문제로 다투어지거나 경계확정 청구가 함께 제기될 수 있습니다.
건물철거·토지인도 청구 — 상대방과 범위
- 근거 — 소유자는 소유물을 점유한 사람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소유권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그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침범 건물의 철거는 방해제거로, 침범 부지의 인도는 소유물반환으로 구성됩니다.
- 철거 청구의 상대방 — 원칙적으로 건물의 소유자입니다. 미등기 건물이라도 이를 매수해 사실상 처분권을 가진 사람에게 철거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등기부만 보고 상대방을 정하면 집행 단계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 점유자에 대한 퇴거 청구 — 침범 건물에 임차인이 살고 있다면, 소유자에게는 철거를, 점유자에게는 퇴거를 함께 구해야 실제 철거가 가능합니다.
- 철거 범위의 특정 — 건물 전체가 아니라 경계를 넘은 부분만이 대상입니다. 감정을 통해 침범 부분을 도면상 좌표와 면적으로 특정해야 하고, 특정이 부실하면 승소해도 집행이 어렵습니다.
- 보전처분 — 소송 중 건물이 제3자에게 넘어가면 판결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문제가 생기므로 처분금지가처분을 검토합니다.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 공사중지가처분이 더 급합니다.
- 집행 방법 — 철거 판결은 대체집행으로 실현됩니다. 법원의 수권결정을 받아 채권자가 업자를 시켜 철거하고 그 비용을 상대방에게서 받아 내는 구조여서, 비용을 먼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미리 계산해야 합니다.
사례 ②에서 B씨가 놓치기 쉬운 것은 상대방의 특정입니다. 신축 현장의 시공사와 건축주가 다르고 준공 후 소유자가 또 달라질 수 있으므로, 건축주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처분금지가처분으로 상대방을 고정해 두어야 합니다. 사례 ①의 A씨는 상대방이 명확한 대신, 창고 벽체 일부만 철거해도 나머지가 구조상 서 있을 수 있는지, 정화조나 배관이 함께 걸쳐 있는지를 감정으로 밝혀야 합니다. 철거 대상이 벽체 한 면인지 구조체 전체인지에 따라 협상 금액의 자릿수가 달라집니다.
철거가 과도하다는 반론과 그 한계
- 권리남용 — 철거를 구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흔히 나옵니다. 그러나 침범 면적이 작다거나 철거비가 많이 든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청구자가 얻는 이익이 거의 없는 반면 상대방에게 현저한 손해를 주고, 사회질서에 비추어 정당한 권리 행사로 볼 수 없는 사정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 점유취득시효 —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했다면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침범한 쪽이 20년을 채웠다면 철거 청구가 무력해질 수 있어 가장 강력한 방어입니다.
- 자주점유 추정의 한계 — 다만 대법원은 착오로 인접 토지 일부를 함께 점유한 경우라도 그 침범 면적이 통상 있을 수 있는 착오의 범위를 넘어 상당한 정도에 이른다면, 점유자가 남의 땅임을 알면서 점유한 것으로 보아 자주점유 추정이 깨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등기부취득시효 —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이 10년간 선의·무과실로 점유한 경우입니다. 침범 부분은 옆 필지에 속해 그에 관한 등기 자체가 없는 것이 보통이어서 적용되는 사안이 제한적입니다.
- 경계선 부근의 건축 — 민법 제242조는 건물을 지을 때 특별한 관습이 없으면 경계로부터 반 미터 이상 거리를 두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인접지 소유자는 그 건물의 변경이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되 건축에 착수한 뒤 1년이 지나거나 건물이 완성된 뒤에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이는 자기 땅 안에서 경계에 너무 가깝게 지은 경우에 관한 조항이지, 남의 땅을 실제로 넘어 지은 경우의 철거 청구를 막는 조항이 아닙니다.
- 건축허가와의 관계 — 허가나 준공을 받았다는 사정은 행정법상 적법성의 문제일 뿐, 사법상 타인 토지에 대한 침범을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사례 ①의 창고는 2011년에 지어졌으므로 2026년 현재 점유 기간이 20년에 못 미칩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이전 건물이 있었고 점유가 이어졌다면 앞사람의 점유를 승계해 기간을 합산할 수 있으므로, A씨는 창고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언제부터 담장이 지금 자리에 있었는지를 항공사진·지적도 연혁·건축물대장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침범 면적 11제곱미터가 통상의 착오 범위를 넘는지도 함께 쟁점이 됩니다. 사례 ②는 점유 기간이 몇 달에 불과해 시효는 문제 되지 않고, 상대방의 방어는 사실상 권리남용 주장과 매수 제안으로 좁혀집니다.
사용료 상당 부당이득 — 얼마를, 언제부터
- 성질 — 타인의 토지를 권원 없이 점유해 얻은 이익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합니다. 반환 대상은 그 토지의 차임 상당액이며, 실제로 임대해 수익을 올렸는지와는 무관합니다.
- 산정 — 실무에서는 감정을 통해 침범 부분의 임료를 산정합니다. 토지 가액에 기대이율을 곱하는 방식이 흔히 쓰이고, 침범 면적과 이용 형태에 따라 조정됩니다.
- 선의 점유자의 과실취득 — 민법상 선의의 점유자는 점유물의 과실을 취득하므로, 침범 사실을 몰랐던 기간에 대해서는 반환의무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 악의 의제 시점 — 다만 선의의 점유자가 본권에 관한 소에서 패소하면 그 소가 제기된 때부터 악의의 점유자로 봅니다. 그래서 소 제기 시점이 금액을 가르는 분기점이 됩니다. 그 이전이라도 내용증명 등으로 침범 사실을 구체적으로 통지받았다면 그때부터 악의로 평가될 여지가 커집니다.
- 악의 수익자의 부담 — 악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해야 하고, 손해가 더 있으면 배상 책임도 집니다.
- 시효 — 차임 상당 부당이득은 침범이 계속되는 동안 계속 발생하며, 각 발생분에 대해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합니다. 오래 방치할수록 앞부분부터 순차로 소멸한다는 뜻입니다.
- 장래분 — 철거·인도를 마칠 때까지의 장래 사용료도 함께 청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판결 확정 후 별도로 소를 다시 낼 필요를 줄여 줍니다.
사례 ①에서 A씨가 2026년에 소를 제기한다면, 상대방이 침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다툼이 생길 수 있지만 적어도 소 제기 이후의 사용료는 인정받을 여지가 큽니다. 그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A씨의 아버지가 언제 이 문제를 알고 무엇을 말했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사례 ②의 B씨는 침범 면적이 1.4제곱미터에 불과해 사용료 자체는 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당이득 청구의 실익은 금액만이 아닙니다. 침범이 계속되는 한 매월 채무가 쌓이고 장래분까지 판결로 확정된다는 사실은, 상대방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압력이 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건은 판결이 아니라 합의로 끝납니다. 침범 부분을 분할측량으로 떼어 내 매매하거나, 서로 넘나든 면적을 교환하거나, 기간과 사용료를 정한 임대차나 지상권을 설정해 등기하는 방식입니다. 사례 ②에서 상대방이 제안한 매수도 합리적인 출발점이지만, B씨는 1.4제곱미터를 떼어 낸 뒤 남는 토지의 형상과 향후 신축 계획에 지장이 없는지, 지상 구조물만이 아니라 처마와 우수관이 공중으로 넘어온 부분까지 함께 정리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방식이든 대상 면적과 위치를 도면으로 특정하고 과거 사용료의 처리와 장래 재건축 시의 처리까지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우리 대에서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구두 약속은 다음 소유자를 구속하지 못해, 부동산이 한 번 팔리면 같은 분쟁이 그대로 되살아납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직접 담장이나 구조물을 허무는 것 — 권리가 있어도 자력구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재물손괴로 형사 문제가 되고, 오히려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경계말뚝을 임의로 뽑거나 옮기는 것 — 형법은 경계표를 손괴·이동·제거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토지의 경계를 인식할 수 없게 한 행위를 처벌합니다. 유리한 위치로 말뚝을 옮기는 순간 가해자가 됩니다.
- 남의 땅에 건물을 지은 것만으로 형사고소가 된다고 믿는 것 — 경계침범죄는 경계를 인식할 수 없게 만드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어서, 침범 건축 자체가 곧바로 이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로 풀어야 할 문제를 고소로 시작하면 시간만 잃습니다.
- 철거만 청구하고 부당이득을 빼놓는 것 — 사용료는 침범 기간 내내 발생하고 오래된 부분부터 시효로 사라집니다. 한 소송에서 함께 정리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 신축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 — 완성된 건물의 철거는 부담이 훨씬 커지고, 상대방의 권리남용 주장에 힘을 실어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적도와 실제 담장 위치가 다른데, 수십 년 그렇게 살았으면 담장이 경계 아닌가요?
아닙니다. 토지 경계는 지적공부에 등록된 대로 정해지는 것이 원칙이고, 오래된 담장은 사실상의 경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만 지적공부를 만드는 과정 자체에 기술적 착오가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면 실제 경계가 기준이 될 수 있고, 담장 안쪽 토지에 대해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면 소유권이 이동했을 수 있습니다. 이는 경계의 문제가 아니라 소유권의 문제로 다루어집니다.
Q. 침범 면적이 1~2제곱미터에 불과한데 정말 철거 판결이 나오나요?
면적이 작다는 사정만으로 철거 청구가 배척되지는 않습니다. 권리남용은 청구자가 얻을 이익이 거의 없으면서 상대방에게 현저한 손해만 주는 등의 사정이 인정될 때 예외적으로 적용됩니다. 다만 실제 사건은 판결까지 가기 전에 매매나 교환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고, 철거 청구가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협상의 기준이 됩니다.
Q. 상대방이 20년 넘게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 손을 못 쓰나요?
20년 점유만으로 자동으로 소유권이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했어야 하고, 취득하려면 등기까지 마쳐야 합니다. 특히 침범 면적이 통상 있을 수 있는 착오의 범위를 넘는다면 자주점유 추정이 깨질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어떤 상태였는지를 항공사진과 건축물대장, 과거 측량 자료로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Q. 집을 산 뒤에 침범을 알았습니다. 판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매매 목적물의 면적이나 이용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도인에게 담보책임이나 손해배상을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알고 있었는지, 계약서에 현황대로 인수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리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침범 사실을 안 날짜와 그때까지의 확인 경위를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체크리스트
- 등기사항증명서, 토지대장, 지적도, 건축물대장을 먼저 발급받아 필지의 면적과 연혁을 확인합니다.
- 경계복원측량과 지적현황측량을 함께 신청해 침범 위치와 면적을 도면으로 확정합니다.
- 침범 부분의 현재 상태를 촬영 일자가 남도록 기록하고, 항공사진과 과거 지도로 그 구조물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시점을 특정합니다.
- 측량 결과를 첨부해 내용증명으로 통지하고, 회신 기한과 요구 사항을 명확히 적습니다.
-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 공사중지가처분을, 건물이 처분될 가능성이 있다면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검토합니다.
- 철거·인도 청구와 함께 과거 및 장래의 사용료 상당 부당이득을 같은 소에서 청구할지 정리합니다.
- 합의로 정리한다면 분할 가능 여부와 세금까지 계산한 뒤, 도면을 붙인 합의서로 남깁니다.
경계 분쟁은 감정보다 도면으로 푸는 문제입니다. 담장이 어디에 서 있었는지, 누가 먼저 화를 냈는지는 결론을 바꾸지 못하고, 지적공부상 경계와 실제 점유 상태를 숫자로 특정한 자료가 결론을 만듭니다. 침범을 확인했다면 측량으로 사실을 고정하고, 통지로 시점을 남기고, 철거와 사용료를 함께 계산해 협상과 소송의 선택지를 동시에 열어 두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경계의 확정과 철거 청구의 인용 여부, 취득시효의 성립과 부당이득의 산정은 지적공부의 연혁과 점유의 경위, 측량감정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