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외국계 기업에 최근 입사했는데, 회사에서 근로계약서를 전부 영어로만 작성해 서명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영어를 잘하지 못해 계약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연장근로수당이나 휴일 관련 조항이 제가 알던 것과 다르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 측은 "서명했으니 문제없다"는 입장인데, 제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명한 영어 근로계약서가 법적으로 유효한 것인지, 문제 삼을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계약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명하셨는데, 이후 근로조건이 알고 계셨던 것과 다르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셨다니 당황스럽고 불안하실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근로조건 명시의무와 언어의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①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휴가에 관한 사항은 서면으로 명시해 교부할 의무가 있습니다. ②이때 법 조문 자체가 계약서의 언어를 한국어로 한정하고 있지는 않아, 영어로 작성된 계약서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③다만 명시의무의 취지는 근로자가 자신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으므로, 근로자가 해당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근로조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서명했다면 사용자가 명시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④이 경우 관할 고용노동청에 신고하면 사용자에게 시정지시가 내려지거나, 위반 정도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계약 내용과 실제 조건이 다른 경우의 처리'도 중요합니다. ①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조건이 실제와 다르거나, 근로자가 채용 시 안내받은 조건과 계약서 내용이 다르다면, 근로기준법 제19조에 따라 근로자는 근로조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②특히 연장근로수당, 휴일수당 등 금전적 근로조건은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이 우선 적용되므로, 계약서에 근로기준법보다 불리한 내용이 있다면 그 부분은 무효가 되고 근로기준법 기준이 적용됩니다. ③따라서 계약서가 영어로 되어 있어 미처 확인하지 못했더라도, 실제 지급받아야 할 법정수당보다 적게 지급되었다면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④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했다는 사정은 계약의 효력 자체를 다투기보다는, 명시의무 위반에 대한 시정 요구와 불리한 조항의 무효 주장의 근거로 활용하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회사에 근로계약서의 한글 번역본 교부를 공식적으로 요청하시고, ②계약서상 조항과 실제 채용 시 안내받은 근로조건, 실제 지급된 급여명세서를 비교해 차이를 구체적으로 정리하시고, ③법정 기준에 미달하는 조항이 확인되면 그 부분에 대해 회사에 시정 및 차액 지급을 서면으로 요구하시고, ④회사가 응하지 않으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조건 명시의무 위반 및 임금체불로 진정을 제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영어로만 작성된 계약서라도 곧바로 무효는 아니지만,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하신 부분과 법정기준에 미달하는 조항은 별도로 다툴 여지가 있는 사안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것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