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시골에 있는 임야를 상속받게 되었는데, 등기부와 실제 현황을 확인해보니 그 땅 한쪽에 낯선 봉분 두 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의 묘인지,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입니다. 땅을 팔거나 개발하려고 해도 묘가 있어 걸림돌이 될 것 같은데, 제 땅에 있는 남의 묘를 임의로 옮기거나 없앨 수 있는지, 아니면 계속 그대로 둬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상속받은 토지에 예상치 못하게 남의 분묘가 있어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우 분묘의 설치 시기와 경위에 따라 '분묘기지권'이라는 권리가 성립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며, 이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집니다.
먼저 '분묘기지권의 성립 여부' 확인이 필요합니다. 분묘기지권은 관습법상 인정되는 물권으로, 대표적으로 ①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분묘를 설치한 경우, ② 자기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후 그 분묘에 관한 이전 특약 없이 토지를 타인에게 양도한 경우, ③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했더라도 20년간 평온·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基地)를 점유하여 시효로 취득한 경우에 인정됩니다. 다만 ④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 시행일인 2001년 1월 13일 이후에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는 시효취득형 분묘기지권이 더 이상 인정되지 않으므로, 묘가 언제 설치되었는지가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다음으로 '분묘기지권이 성립하는 경우의 처리'입니다. ①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면 소유자라도 임의로 분묘를 개장(이장)하거나 훼손할 수 없고, 형법상 분묘발굴죄로 처벌될 위험도 있습니다. ② 다만 202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로는 시효취득에 의한 분묘기지권자라도 토지소유자가 지료(토지 사용료)를 청구하면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이 확립되었으므로, 분묘 연고자를 찾아 지료를 청구하는 방법을 고려하실 수 있습니다. ③ 연고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장사법에 따라 분묘가 있는 사실을 공고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개장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 마을 이장, 인근 주민, 종중 등을 통해 분묘의 연고자와 설치 시기를 최대한 확인하고, ② 2001년 1월 13일 이후 설치가 확인되면 분묘기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연고자에게 개장을 요구할 수 있으며, ③ 그 이전 설치로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연고자에게 토지 사용에 대한 지료를 청구하고, ④ 연고자를 확인할 수 없다면 장사법이 정한 공고 및 개장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분묘의 설치 시기에 따라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가 갈리며, 성립하더라도 지료 청구는 가능하고 연고자 불명 시에는 법정 절차로 개장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것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