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 출장 중이었는데, 함께 살던 반려견이 갑자기 아파서 배우자가 동물병원에 데려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배우자가 제 이름으로 안락사 동의서에 서명을 하고 강아지를 안락사시켰습니다. 저는 서명한 적이 없는데 제 필체와 비슷하게 흉내내어 작성된 것 같습니다. 병원 측은 동의서가 있으니 절차상 문제없다고 하는데, 저는 사랑하는 반려견을 잃었고 동의서 위조에 대해 억울합니다. 이런 경우 병원이나 위조한 사람에게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본인 동의 없이 배우자가 임의로 안락사 동의서에 서명하여 소중한 반려견을 잃게 되신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순한 가족 간 의견 차이를 넘어 문서위조와 관련된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먼저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①형법 제231조는 권리·의무에 관한 타인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한 경우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234조는 위조된 문서를 행사한 경우도 함께 처벌합니다. ②동의서에 본인의 서명 또는 도장이 임의로 기재되었고 이를 병원에 제출하여 안락사 절차가 진행되었다면 이 요건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③다만 배우자 관계에서는 평소 서로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도 반려동물 관련 결정을 내려온 관행이 있었는지, 명시적·묵시적 위임이 있었는지 등 정황이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④가족 내 문서위조는 친족상도례와 같은 특례가 절도·사기 등 재산범죄에 한해 적용될 뿐 문서위조죄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병원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동물병원은 안락사와 같이 되돌릴 수 없는 시술을 진행하기 전 보호자 본인 확인 및 진정한 의사 확인 절차를 거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②본인 확인 절차가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졌다면 병원 측에도 과실이 인정되어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③다만 통상적으로 병원이 서명자의 필적 진위까지 검증할 의무는 크지 않다고 보는 경우가 많아, 병원의 책임 범위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④위조 사실을 병원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책임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필적 대조나 CCTV, 병원 내부기록 등 위조 정황을 뒷받침할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시고, ②배우자를 상대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로 고소할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시며, ③병원에 대해서는 본인확인 절차 소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가능성을 검토하시고, ④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함께 고려해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위조 정황이 명확하다면 형사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함께 검토해볼 수 있는 사안입니다. 다만 배우자 관계, 병원의 확인의무 수준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것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