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님에게는 자식 3명이 있습니다. 큰딸인 저와 둘째딸, 그리고 막내아들입니다. 둘째가 10년전에 어머님과 의절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연락을 끊은 상태인데, 2년전에 어머님이 녹내장 판정으로 한쪽눈은 실명이고 한쪽도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여서 막내아들이 어머님을 모시고 살기로 했습니다. 어머님의 아파트를 팔아서 막내아들과 살림을 합치려고 하는데, 현재 아파트 시세가 4억5천으로 대출은 없습니다. 어머님은 미리 재산을 상속하려고 하는데, 둘째에게는 한푼도 주고싶지 않다고 목놓아 울고 계십니다. 어머니를 버리고 간 자식때문에 10년 넘게 울음과 한으로 사셨거든요. 옆에서 지켜보던 저도 어머님이 너무 불쌍합니다. 둘째에게 연락해서 재산 분할 포기각서를 받아 공증을 서면 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하나요? 자세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상속이 개시되기 전(피상속인의 사망 전)에 미리 상속을 포기하는 것은 무효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어머니 생전에 둘째 딸로부터 '상속(재산분할) 포기 각서'를 받아 공증을 하더라도, 그 포기 각서는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아 법적으로 상속권을 배제하는 효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또한 상속재산분할 협의는 상속인 전원이 참여하여 협의해야 하고, 한 명이라도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협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다만 상속인 전원이 한자리에 모일 필요는 없고 순차적으로 동의하는 방식은 가능합니다). 따라서 둘째 딸이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협의분할로 처리하기도 어렵습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머니께서 '유언'으로 특정 상속인(막내아들 등)에게 재산을 많이 남기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나중에 둘째 딸이 자신의 '유류분'(법정상속분의 일정 비율, 자녀의 경우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즉 유언으로 둘째를 완전히 배제하더라도, 둘째가 유류분만큼은 되찾아 갈 여지가 남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 드리면, 질문자님께서 원하시는 '둘째에게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을 확실히 달성하기는 현행법상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① 생전 상속포기(포기 각서)는 무효이고, ② 유언으로 배제하더라도 유류분이 남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활용하실 수 있는 방법들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어머니 생전에 '증여'하는 방법입니다. 어머니께서 살아 계실 때 아파트나 그 매각 대금을 막내아들에게 증여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사망 전 일정 기간(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기간 제한 없이) 이루어진 증여는 나중에 유류분 산정 시 포함되어, 둘째가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면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증여도 유류분 문제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합니다.
둘째, '유언(유증)'하는 방법입니다. 어머니께서 유언공정증서 등 적법한 방식으로 특정 상속인(막내아들)에게 재산을 남긴다는 유언을 하시면, 그에 따라 재산이 이전됩니다. 다만 역시 둘째의 유류분(자녀 법정상속분의 1/2)은 남습니다. 유언은 방식(자필증서, 공정증서 등)을 엄격히 지켜야 유효하므로, 공증을 통한 유언공정증서로 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셋째, 유의하실 점으로, 최근 법 개정 논의(패륜적 행위를 한 상속인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방향 등)가 있었으나, 개정·시행 여부와 적용 요건은 시점에 따라 다르므로 현행법을 기준으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또한 둘째가 어머니를 오랫동안 부양하지 않고 의절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상속권이 당연히 박탈되는 것은 아니며(상속결격은 매우 엄격한 요건이 필요), 다른 자녀(막내아들 등)의 부양·기여를 '기여분'으로 주장하여 상속분 산정에 반영하는 방법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① 생전 상속포기 각서는 무효이고, ② 유언·증여로 막내아들에게 재산을 몰아줄 수는 있으나 둘째의 유류분은 남으며, ③ 막내아들의 부양·기여를 기여분으로 주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완전한 배제는 어렵지만 최대한 유리하게 정리하는 방법을 설계할 수 있으니, 유언·증여·기여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상속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