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지난 3월 사내에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대표이사 앞으로 단체교섭 요구공문을 3차례나 보냈습니다. 그런데 벌써 4개월째 회사는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교섭 날짜조차 잡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조합원은 현재 42명이고, 노동위원회에 교섭대표노조 확정 통지도 이미 마친 상태입니다. 이렇게 회사가 계속 교섭을 미루기만 하는데, 저희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려면 어떤 절차와 준비가 필요한가요?
안녕하세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정당하게 교섭을 요구했는데도 회사가 계속 시간을 끄는 상황이시군요.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먼저 상황 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3호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부분인데, 판례와 노동위원회 실무는 교섭 요구 자체를 묵살하거나, 형식적으로만 응하면서 실질적으로 타결 의사 없이 시간을 끄는 행위, 교섭 일정을 계속 미루는 행위 모두를 해태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단순히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며 4개월간 교섭 날짜조차 잡지 않았다면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해태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 단체교섭 거부·해태 구제신청 시 살펴야 할 쟁점
① 신청인 적격과 교섭대표노조 확정 여부
구제신청은 노동조합이 신청인이 되며,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있는 경우 노조법 제29조의2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어야 사용자에게 교섭 의무를 물을 수 있습니다. 귀하의 경우 노동위원회에 교섭대표노조 확정 통지를 이미 마쳤다면 이 요건은 충족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②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해태의 입증자료
교섭 요구 공문 발송 일자와 횟수, 회사의 답변 내용(또는 무응답), 교섭 일정 협의 과정에서 오간 문자·이메일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특히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며 구체적 교섭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정황은 해태를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③ 구제신청 기한과 관할
노조법 제82조에 따라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계속되는 행위는 그 종료일)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야 합니다. 교섭 거부가 현재진행형이라면 기산점 판단에 다소 여유가 있으나, 최초 거부 시점을 기준으로 서둘러 신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현실적인 판단
첫째, 3차례에 걸친 서면 교섭 요구와 4개월간의 무응답·지연이라는 사실관계만으로도 노동위원회가 정당한 이유 없는 교섭 해태로 판단할 여지가 큽니다.
둘째, 다만 회사 측이 '검토 중'이라는 답변에 나름의 사정(예: 대표교섭단 구성 협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문제 등)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그 사정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범위인지가 다퉈질 수 있습니다.
셋째, 구제신청이 인용되면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에게 성실교섭명령 등 구제명령을 내릴 수 있고,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노조법 제89조 제2호에 따른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로도 이어질 수 있어 사용자 측에 상당한 압박이 됩니다.
▶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향
첫째,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서를 접수하시되, 교섭 요구 공문·발송증빙·회사 답변 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입증자료를 함께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구제신청과 별개로 회사에 최후통첩 성격의 교섭 요구 공문을 한 번 더 발송해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라는 사실관계를 더욱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셋째, 사안의 성격상 초기 대응이 이후 판정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신청서 작성과 입증자료 구성 단계부터 노무사의 조력을 받아 진행하시길 권해드립니다.
※ 이 내용은 일반적인 노무 정보이며, 구체적인 판단은 개별 사실관계 및 최신 법 개정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절차 진행 전에 반드시 노무사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