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몇 년 전 "내가 죽으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너한테 준다"고 말씀하시며 저와 서면으로 증여계약서 비슷한 각서를 작성해두셨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른 부동산에 대해서는 유언장을 따로 작성해서 형에게 물려준다고 하셨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사인증여로, 형은 유증으로 각각 재산을 받는 셈인데, 이 둘이 법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나중에 상속이 개시되면 세금은 상속세로 내는지 증여세로 내는지 궁금합니다.
복잡하시죠. 유증과 사인증여의 차이부터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 먼저 상황 정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2조 제1호는 "상속"의 정의에 「민법」 제5편에 따른 상속뿐 아니라 유증, 사인증여(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는 증여), 「민법」 제1057조의2에 따른 특별연고자에 대한 분여까지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즉 세법상으로는 유증과 사인증여 모두 '상속'의 범주에 들어가 상속세 과세대상이 됩니다.
한편 민법에서는 유증과 사인증여를 별도의 제도로 규정하면서도, 민법 제562조에서 "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생길 증여에는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해, 사인증여에 유증 규정을 상당 부분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유증과 사인증여 시 살펴야 할 쟁점
① 성립방식의 차이 - 유증은 유언자가 단독으로 하는 단독행위로서, 자필증서·녹음·공정증서·비밀증서·구수증서라는 민법이 정한 엄격한 요식성을 갖추지 못하면 무효가 됩니다. 반면 사인증여는 증여자와 수증자 쌍방의 의사표시가 합치되어야 성립하는 계약이므로, 특별한 방식 없이 구두나 서면 합의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② 철회 가능성의 차이 - 유언자는 언제든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108조). 사인증여도 제562조에 따라 유증 규정이 준용되어 원칙적으로 증여자가 생전에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고 보되, 부담부 사인증여이거나 수증자가 이미 상당한 부담을 이행한 경우에는 철회가 제한될 여지가 있습니다.
③ 세금 처리(상속세 vs 증여세) - 상속세및증여세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유증과 사인증여 모두 '상속'에 해당하므로 증여세가 아니라 상속세 과세대상입니다. 생전에 "죽으면 준다"고 약속했다는 이유로 일반 증여로 취급되어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재산이 이전되는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다른 상속재산과 합산되어 상속세로 과세됩니다.
▶ 현실적인 판단
첫째, 사인증여 각서가 있다고 해서 이후 작성된 유언장의 효력이 당연히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같은 재산에 대해 사인증여와 유증이 겹치면 나중에 표시되고 철회되지 않은 최종 의사가 우선 적용될 여지가 크고, 앞선 사인증여는 철회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둘째, 세금 측면에서는 유증이든 사인증여든 상속세로 동일하게 처리되므로, 세율·공제를 이유로 어느 쪽을 택할 실익은 크지 않습니다. 실제 다툼의 핵심은 세금이 아니라 '누가 그 재산을 받는가'라는 민법상 효력 문제입니다.
셋째, 사인증여는 계약이라는 특성상 이행 여부, 철회 여부, 부담의 유무를 둘러싼 다툼이 유증보다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어, 각서 한 장만으로는 법적 안정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향
첫째, 아버지 생전에 사인증여 각서와 이후 유언장 중 어느 것이 최종 의사인지 본인에게 직접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유언장을 통해 재산 배분 내용을 다시 명확히 정리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둘째, 상속이 개시되면 유증이든 사인증여든 상속세 신고·납부 대상이므로, 상속재산 전체를 파악해 사인증여 재산도 다른 상속재산과 합산해 신고 누락 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셋째, 각서와 유언장이 실제로 충돌하는 상황이 생기면 최종 효력 판단은 세무 영역을 넘어서는 문제이므로 변호사 자문을 함께 받고, 세금 신고는 세무사와 상의해 정확한 상속재산가액과 세액을 산정받으시기 바랍니다.
※ 이 내용은 일반적인 세무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세무사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