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제조업을 하는 법인인데, 대표이사님이 개인 사정으로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얼마 전 법인 자금 3억원을 무이자로 빌려드렸습니다. 회사는 은행에서 운영자금 대출을 받아 매년 이자를 내고 있는데, 세무사님께 여쭤보니 대표이사님께 빌려드린 돈 때문에 은행 이자 중 일부를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는 대표이사님께 이자를 받은 적도 없고 인정이자로 세금까지 냈는데, 은행 이자까지 손금불산입되는 게 맞나요?
대표이사님을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자금을 융통해 주셨겠지만, 세법은 그 선의와 별개로 자금의 흐름만 놓고 냉정하게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쟁점이니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 먼저 상황 정리
법인세법 제28조 제1항 제4호는 내국법인이 같은 호 가목의 업무와 관련 없는 자산을 취득·보유하거나 나목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업무무관 가지급금을 지급한 경우, 그에 대응하는 차입금의 이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손금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나목의 업무무관 가지급금이란 법인세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에 따라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해당 법인이 특수관계인에게 업무와 관련 없이 지급한 자금의 대여액을 말하며, 정상적인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순수한 매출채권 등은 실무상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손금불산입 금액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지급이자에 업무무관자산가액과 업무무관가지급금 적수의 합계액을 총차입금의 적수로 나눈 비율을 곱해 계산하고, 제3항에 따라 자산가액은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한 적수로, 동일인에 대해 가지급금과 가수금이 함께 있으면 이를 상계한 금액으로 계산합니다.
▶ 업무무관 가지급금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시 살펴야 할 쟁점
① 대표이사님께 지급한 자금이 실제로 업무와 무관한 대여인지, 급여 가불이나 경비 가지급 등 업무 관련성을 인정할 사정이 있는지
② 회사에 실제로 이자가 발생하는 차입금이 존재하는지 - 차입금 자체가 없다면 손금불산입할 지급이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③ 대표이사님으로부터 인정이자를 받아 익금산입한 사실이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적용을 막는 사유가 되는지
④ 가지급금과 차입금의 적수를 정확히 산정할 근거자료(적수계산명세서, 대여약정 등)가 갖춰져 있는지
▶ 현실적인 판단
첫째, 대표이사님께 업무와 무관하게 지급한 자금은 명칭이 대여금이든 가지급금이든 시행령 제53조 제1항의 업무무관 가지급금에 해당하며, 무이자로 빌려주셨다는 사정은 오히려 업무 관련성이 없다는 정황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인정이자를 익금산입한 것은 특수관계인 거래에 대한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 따른 별도의 세무조정이고, 지급이자 손금불산입은 이와 목적이 다른 독립된 제도입니다. 인정이자가 부당하게 낮은 이자로 인한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것이라면, 지급이자 손금불산입은 회사 밖으로 나간 비생산적 자금에 대응하는 차입금 이자비용을 손금에서 배제하는 것이므로, 인정이자를 냈다는 사정만으로 지급이자 손금불산입이 배제되지 않고 두 규정이 함께 적용됩니다.
셋째, 은행 차입금이 실제로 존재하고 이자를 비용 계상하고 있다면, 가지급금 적수가 총차입금 적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만큼 지급이자는 손금 부인되어 손금불산입(기타사외유출)으로 세무조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향
첫째,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표이사님이 빌려 가신 자금을 가능한 한 빨리 상환하시는 것입니다. 상환 시점까지의 적수만 계산 대상이 되므로 조기 상환이 손금불산입액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둘째, 이미 신고를 마친 사업연도에 이 조정을 누락했다면 수정신고로 바로잡고, 반대로 과다하게 손금불산입했다면 경정청구로 환급받으며, 신고 자체가 안 되어 있다면 기한후신고로 정리하시면 됩니다.
셋째, 앞으로 특수관계인에게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면 정상 이자율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고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이 인정이자와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문제를 함께 예방하는 길입니다.
※ 이 내용은 일반적인 세무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세무사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