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소 제조업체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생산직 직원입니다. 최근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는지, 대표이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해서 미리 받아가라'고 통보했습니다. 사유서에는 회사가 요청한 '경영상 어려움'이라고만 적혀 있고, 저는 특별히 중간정산이 필요한 사정도 없어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인사팀에서 '전 직원이 다 동의했다', '거부하면 인사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압박하며 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원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회사의 이런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지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상황을 보면, 회사의 경영 사정을 이유로 원치 않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사실상 강요받고 계시고,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는 압박까지 받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퇴직금 중간정산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짚어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로서 ①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②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③최근 5년 이내 개인회생·파산 선고, ④천재지변 등 시행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중간정산이 가능합니다. 즉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은 법령상 정해진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중간정산은 반드시 '근로자의 요구'가 있어야 하는 제도입니다.
다음으로 '사용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회사가 먼저 중간정산을 제안하거나 종용하고, 나아가 거부 시 불이익을 암시하는 것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이를 위반해 중간정산을 실시한 경우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전 직원이 동의했다'는 회사 측 주장이 있더라도 법정 사유 없는 정산 자체가 위법하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아울러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거부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별도로 부당한 처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거부 의사를 서면(이메일, 문자 등)으로 명확히 남겨 추후 근거 자료로 활용하시고, ②회사가 압박이나 불이익을 암시하는 발언을 할 경우 녹취나 메시지로 기록해두시며, ③동료들이 실제로 자발적 동의를 한 것이 맞는지, 아니면 유사한 압박을 받았는지도 확인해보시고, ④압박이 계속되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제기하거나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에 상담을 요청하는 방법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법령이 정한 사유가 있고 근로자가 스스로 요구할 때만 가능한 것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회사가 먼저 강요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정확한 것은 노무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