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아버지께서 형에게 사업 자금 명목으로 재산의 상당 부분을 미리 증여하시면서, 저에게는 앞으로 유류분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하도록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가족 간 화목을 위해 별다른 고민 없이 서명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남은 재산 대부분을 형이 상속받게 되면서, 예전에 쓴 그 각서가 정말 법적으로 유효한 것인지, 지금이라도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의주신 내용은 부친 생전에 작성하신 유류분 포기각서로 인해 상속 이후 형과의 재산 분배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작성된 유류분 포기각서는 원칙적으로 법적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먼저 '상속개시 전 유류분 포기 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점을 설명드립니다. ① 유류분은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된 때에 비로소 발생하는 권리이므로, 상속개시 전에는 아직 구체적인 권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② 대법원은 이러한 이유로 상속개시 전에 이루어진 유류분 포기 약정은 그 형식이 각서나 합의서 형태라 하더라도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립하고 있습니다. ③ 이는 민법 제1041조가 정한 '상속포기'가 상속개시 이후에만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가능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과 같은 취지로, 상속인의 진의를 사전에 확실히 확인하기 어렵고 부당한 압박으로 작성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④ 따라서 서명하신 각서의 형식이나 명칭과 관계없이, 상속개시 전에 작성된 것이라면 그 자체로 유류분 청구를 막는 효력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다만 생전 증여 사실은 유류분 산정에 반영된다'는 점도 함께 알려드립니다. ①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할 때는 민법 제1113조에 따라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가진 재산에 생전에 증여한 재산의 가액을 더하고 채무를 공제하여 기초재산을 산정합니다. ② 형에게 이루어진 생전 증여가 특별수익에 해당한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포함되며, 공동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상속개시 전 1년간의 것으로 한정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전부 산입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③ 즉 형이 받은 증여재산이 이미 유류분 산정에 반영되어 있다면, 실제로 청구할 수 있는 유류분 부족액이 예상보다 적거나 없을 수도 있으므로 구체적인 계산이 필요합니다. ④ 이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아버지의 사망 당시 재산과 생전 증여 내역을 함께 조사해야 합니다.
아울러 '최근 법리 변화와 청구기간도 함께 확인하셔야 한다'는 점을 안내드립니다. ① 2024년 헌법재판소는 유류분 제도 중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인정한 부분에 대해 위헌 결정을, 유류분 상실사유를 별도로 두지 않은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어 관련 법리와 조문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청구 시점의 현행 규정을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② 유류분반환청구권은 민법 제1117조에 따라 상속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므로 기간 계산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③ 형의 기여도가 컸던 경우 기여분 주장이 함께 문제될 수 있어 상속재산분할과 유류분반환청구가 함께 다투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④ 가족관계의 특성상 소송 전 협의나 조정을 통한 해결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응 방법으로는, ① 예전에 작성하신 각서가 상속개시 전 작성된 것임을 확인하시고, ② 아버지의 사망 당시 재산 및 형에 대한 생전 증여 내역을 조사하시며, ③ 유류분 부족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해 청구 실익을 확인하시고, ④ 안 날로부터 1년이라는 단기소멸시효를 놓치지 않도록 서둘러 절차를 진행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리하면, 생전에 작성한 유류분 포기각서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어 지금이라도 유류분 청구를 검토해 보실 수 있으나, 생전 증여가 산정에 반영되므로 정확한 부족액 계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것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