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통보를 하고 인수인계까지 끝냈는데, 3월에 나올 성과급 이야기가 나오자 팀장이 "지급일에 회사에 없으면 안 나온다"고 말합니다. 취업규칙을 열어 보니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한다"는 한 줄이 있습니다. 스톡옵션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부여계약서에 "퇴직 시 소멸한다"는 조항이 있고, 회사는 그것을 근거로 행사 신청을 반려합니다. 지난 한 해를 꼬박 일해 만든 실적인데 며칠 차이로 전액이 사라지는 구조입니다.
이 글에서는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례 흐름, "지급일 현재 재직" 조건의 효력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스톡옵션의 상법상 2년 재직 요건과 실효 조항이 작동하는 방식, 노동청 진정과 민사소송의 구분을 순서대로 살펴봅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2월 말 퇴사, 3월 성과급 전액 미지급
반도체 장비업체에서 7년간 근무한 A과장은 2026년 2월 28일자로 퇴사했습니다. 회사는 매년 3월 말 전년도 영업이익에 연동한 경영성과급을 지급해 왔고, A과장도 최근 4년간 월 기본급의 250~400%(연 900만~1,400만원)를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지급일 현재 재직자에 한한다"는 취업규칙 조항을 이유로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사례 ② 결의일로부터 1년 10개월 만의 이직
비상장 스타트업 개발자 B씨는 2024년 4월 주주총회 결의로 스톡옵션 8,000주(행사가 1주당 5,000원)를 부여받았습니다. 2026년 2월 이직하며 행사 의사를 밝혔으나 회사는 "결의일부터 2년이 지나지 않았고 계약서에도 퇴직 시 소멸한다고 되어 있다"며 거절했습니다. 그사이 지분가치는 크게 올랐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성과급이 임금인지는 이름이 아니라 지급 구조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2026년 들어 사기업 경영성과급 사건을 연달아 선고하면서, 회사가 실현한 이익 규모에 연동해 변동폭이 크고 근로 제공과의 인과관계가 약한 유형은 임금성을 부정했습니다.
- 같은 회사의 성과급이라도 항목별로 결론이 갈렸습니다. 내부 규정에 지급 여부와 산정방식이 정해져 계속적·정기적 지급의무가 인정되고 변동폭이 제한적인 항목은 임금으로 인정돼 퇴직금의 기초인 평균임금에 산입됩니다.
- 대법원은 2025년 1월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조건도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강행규정 위반이나 탈법행위일 때만 무효입니다.
- 2024년 12월 19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재직조건이 붙어도 통상임금에는 포함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가산수당 계산 기준의 문제일 뿐 지급청구권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 스톡옵션은 임금이 아니라 상법상 계약이며, 상법 제340조의4 제1항은 주주총회 결의일부터 2년 이상 재임·재직을 행사요건으로 정합니다.
- 임금으로 인정되면 임금체불 진정이 가능하지만, 임금이 아닌 금원과 스톡옵션은 민사소송 영역입니다.
경영성과급, 임금으로 인정되는 경우와 아닌 경우
- 부정되기 쉬운 유형 — 회사가 실현한 이익(초과이익·경제적 부가가치 등) 규모에 연동해 지급액이 정해지고, 지급 여부와 기준이 매년 경영진 판단이나 그해에 한정된 노사합의로 결정되는 성과급. 시장 상황·환율·경기 변동 같은 외부 요인의 영향이 커서 근로 제공과 직접적·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연봉 대비 변동폭이 클수록 임금성이 부정되기 쉽습니다.
- 인정되기 쉬운 유형 — 지급 여부와 산정방식이 단체협약·취업규칙 등 내부 규정에 정해져 계속적·정기적 지급의무가 인정되고, 변동폭이 제한적이며 근로자의 집단적 근로 제공이 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의 평균임금 산입을 인정한 판결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 개인 성과급(인센티브) — 실적에 따라 액수가 달라지는 부분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나,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 지급이 보장되는 부분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2025년 판단입니다. 단순한 '지급 가능성'과 '지급 보장성'은 구별됩니다.
사례 ①의 성과급은 영업이익 연동형이어서 임금성이 다투어질 수 있는 유형입니다. 다만 4년 연속 지급됐고 지급률 구간이 규정에 명시돼 있다면 계속적·정기적 지급의무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는지 따져볼 실익이 있고, 임금성이 인정되면 퇴직금 재산정으로도 이어집니다.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일 것" 조건의 효력
- 원칙은 유효 — 노사가 임금의 종류와 지급조건을 정하는 것은 자유이고, 임금에 부가된 조건은 강행규정 위반이나 탈법행위가 아닌 한 유효합니다(대법원 2025. 1. 23. 선고 2019다204876 판결).
- 통상임금과의 구분 — 2024년 12월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 판단기준에서 고정성 요건을 폐기했습니다. 재직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이지, 퇴직자가 그 상여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 다툴 수 있는 지점 — 조건의 문언이 불명확한 경우, 이미 제공한 근로로 확정된 임금을 사후에 박탈하는 성격인 경우, 일할 지급 관행이 있는 경우입니다.
사례 ①처럼 규정에 "지급일 현재 재직"이 명시돼 있다면 정면 승부는 쉽지 않습니다. 결정적 자료는 퇴직자에게 일할 지급한 전례, 회사가 지급일을 임의로 늦춰 퇴직 예정자를 배제한 정황입니다. 반대로 "해당 평가연도에 재직할 것"처럼 기준이 평가기간에 걸린 문구라면 퇴직자도 포함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큽니다.
스톡옵션은 임금이 아니라 상법상 계약입니다
- 2년 재직 요건 — 상법 제340조의4 제1항은 주주총회 결의일부터 2년 이상 재임·재직해야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비상장회사에서는 귀책사유 없는 비자발적 퇴직이라도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행사할 수 없고(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85027 판결), 이 요건은 정관이나 주주총회 특별결의로도 완화할 수 없습니다.
- 상장회사 특례 — 상장회사는 상법 제542조의3 제4항과 상법 시행령에 따라 사망이나 그 밖에 본인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퇴임·퇴직한 경우 2년 요건의 예외가 인정됩니다. 정년에 따른 퇴임·퇴직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 행사기한을 퇴임일·퇴직일까지로 정한 계약에서 귀책사유 없이 퇴임·퇴직했다면 그 날부터 3개월 이상의 행사기간을 추가로 부여해야 합니다.
- 벤처기업 특례 —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도 결의일부터 2년 요건을 두되 중소벤처기업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예외이고, 사망이나 본인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한 퇴임·퇴직도 예외로 인정됩니다(정년 퇴직은 제외). 다만 부여 당시 벤처기업 지위를 갖추고 있어야 하므로 부여 시점의 벤처기업 확인 여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 부여 자체의 유효성 — 정관 근거,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기 절차를 갖추지 못한 스톡옵션은 무효로 판단될 수 있고, 이때는 손해배상 청구가 쟁점이 됩니다.
사례 ②의 B씨는 결의일로부터 1년 10개월 만에 자발적으로 퇴사해 2년 요건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비상장회사라면 실효 조항을 따지기 전에 상법 요건에서 막힙니다. 남는 다툼은 회사가 요건 충족을 부당하게 방해했는지, 별도 정산 약정이 있는지입니다. 스톡옵션은 상법 영역이므로 5인 미만 사업장 여부와 무관하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진정과 소송, 어느 문을 두드려야 하는가
- 임금에 해당하는 경우 —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할 수 있고, 비용 없이 근로감독관 조사가 개시됩니다.
- 금품청산 기한 — 근로기준법 제36조는 퇴직일부터 14일 이내 지급을 정하고,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제109조). 이 조항과 임금 지급 원칙(제43조)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 강화된 제재 — 2025년 10월 23일 시행 개정으로 미지급 임금 지연이자(연 20%) 대상이 퇴직자에서 재직 근로자까지 확대됐고, 상습체불 사업주 지정과 명단공개·신용제재, 명단이 공개된 사업주에 대한 반의사불벌 적용 배제, 고의적·상습 체불에 대한 3배 이내 손해배상이 도입됐습니다.
- 임금이 아닌 금원 — 임금성이 부정되는 성과급과 스톡옵션은 근로감독관 관할이 아니어서 민사소송으로 다퉈야 하고, 주권인도청구나 손해배상청구 형태가 됩니다.
- 소멸시효 — 임금채권은 3년(근로기준법 제49조)이고, 이 조항도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임금이 아닌 계약상 채권은 민사·상사 시효가 적용되므로 기산점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례 ①은 진정과 소송을 병행할 수 있고, 사례 ②는 처음부터 민사 영역입니다. 노동청은 강제집행 권한이 없어 사업주가 끝내 거부하면 체불금품확인원을 받아 민사절차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지급일 직전에 감정적으로 사직서부터 내는 경우 — 재직조건이 유효한 곳이라면 스스로 수급 자격을 없애는 결과가 됩니다. 사직일자 조정 협의가 먼저입니다.
- 퇴직 합의서의 "일체의 채권·채무 관계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문구에 그대로 서명 — 성과급과 스톡옵션 청구권까지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부여계약서와 주주총회 의사록 사본 없이 퇴사 — 퇴사 후에는 열람이 어려워 입증에 지장이 큽니다.
- "성과급은 임금이니 노동청에서 해결된다"는 단정 — 임금성이 부정되면 진정은 종결되고 시효만 흘러갑니다.
- 증거 확보를 명분으로 회사 시스템 자료를 무단 반출 — 영업비밀 침해나 업무상 배임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직조건이 유효하면 퇴직자는 무조건 못 받나요?
조건이 명확하고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청구가 어렵습니다. 다만 일할 지급 관행, 문언의 모호함, 지급일 임의 변경 같은 사정이 있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성과급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퇴직해도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통상임금 포함 여부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계산할 때의 기준 문제입니다. 그 성과급을 청구할 권리가 생기는지는 지급조건 해석의 문제로 별개입니다.
Q. 우리 회사 성과급은 임금인가요, 아닌가요?
이름이 아니라 구조로 갈립니다. 대법원은 같은 회사의 '경영성과급'이라도 항목별로 달리 판단했습니다. 내부 규정에 지급의무가 정해져 있는지, 변동폭이 어느 정도인지, 근로자의 근로 제공이 그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인데 성과급 미지급으로 진정할 수 있나요?
임금에 해당한다면 가능합니다. 금품청산(제36조), 임금 지급(제43조), 소멸시효(제49조)는 5인 미만에도 적용됩니다. 다만 가산수당(제56조)은 5인 미만에 적용되지 않아 통상임금 논의의 실익 자체가 달라집니다.
Q. 권고사직을 당했는데도 스톡옵션 2년 요건을 채워야 하나요?
비상장회사라면 대법원은 귀책사유 없는 퇴직이라도 2년 요건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상장회사와 벤처기업은 예외가 있으므로 회사 형태와 부여 당시 지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부여계약서의 "퇴직 시 자동 소멸" 조항은 무효 아닌가요?
스톡옵션은 상법과 계약의 문제이므로 그 조항이 곧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회사가 요건 충족을 부당하게 방해했다면 신의칙 위반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체크리스트
- 취업규칙·단체협약·성과급 규정에서 지급일과 재직조건 문구를 원문대로 확보합니다.
- 최근 3~5년 성과급 지급 내역(지급일·금액·산정근거)을 급여명세서로 정리합니다.
- 성과급 항목별로 지급 근거가 규정에 있는지, 해마다 노사합의로 정하는지 구분해 둡니다.
- 퇴직자에게 일할 지급한 사례가 있었는지 동료나 전임자에게 확인합니다.
- 사직 의사를 밝히기 전에 지급일과 사직일자 조정이 가능한지 서면 협의합니다.
- 퇴직 합의서의 부제소·채권포기 문구는 서명 전 검토하고 성과급·스톡옵션 제외 단서를 넣습니다.
- 스톡옵션은 부여계약서, 주주총회·이사회 의사록, 정관, 등기부를 퇴사 전에 확보합니다.
- 임금성이 다투어지는 금원은 진정·소송 병행 여부와 시효 기산점을 점검합니다.
재직조건은 무조건 무효도, 무조건 유효도 아닙니다. 결론을 가르는 것은 규정의 문언과 실제 지급 관행, 그 금원이 근로의 대가로 확정돼 있었는지입니다. 퇴사 일정이 조정 가능하다면 지급일 이후로 퇴직일을 잡는 편이 훨씬 확실한 해법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노동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전문적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공인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