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근로자 42명인 회사의 인사팀장이 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 사전 통지서를 받고 가장 먼저 막히는 항목이 노사협의회입니다. 취업규칙 신고와 연차수당 정산은 마쳤는데, "노사협의회 규정 사본과 최근 2년간 회의록을 제출하라"는 한 줄에서 멈춰 섭니다. 노동조합이 없으니 노사 관련 기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 왔고, 실제로 설립 이후 위원을 뽑은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제도는 노동조합 유무와 무관하게 상시 근로자 수만으로 의무 여부가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 시행 2022. 12. 11. 법률 제18927호)에 따라 상시 30명 이상 사업장이 지는 노사협의회 설치·운영 의무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설치 대상 판단 기준, 노사 동수 각 3명 이상 10명 이하의 위원 구성과 임기 3년, 3개월마다 정기회의 개최 의무, 협의사항·의결사항·보고사항의 구분, 고충처리위원 설치 의무, 벌금과 과태료가 각각 어느 조항에서 나오는지까지 다룹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설립 6년, 위원을 한 번도 뽑지 않은 IT 회사
서울 소재 소프트웨어 개발사 A사는 상시 근로자 42명이고 노동조합은 없습니다. 창립 이후 6년간 노사협의회를 구성한 적이 없었는데, 근로감독에서 협의회 미설치와 고충처리위원 미선임이 함께 지적됐습니다. 인사팀은 "노조가 없어 대상이 아닌 줄 알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례 ② 협의회는 있지만 1년에 두 번만 여는 제조업체
경기 화성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 B사는 상시 근로자 68명으로, 2020년에 협의회를 설치하고 규정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은 "논의할 안건이 없다"는 이유로 1분기와 3분기에만 회의를 열었고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생산직의 임금체계 개편을 두고 근로자 진정이 제기되면서 미개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상시 30명 이상이면 업종·노동조합 유무와 관계없이 노사협의회를 설치해야 합니다(근참법 제4조). 상시 30명 미만은 적용 제외이므로 5인 미만 사업장은 당연히 대상이 아닙니다.
- 위원은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을 같은 수로, 각 3명 이상 10명 이하로 구성하고(제6조) 임기는 3년(연임 가능, 제8조)입니다.
- 3개월마다 정기회의를 열어야 하며(제12조 제1항), 위반 시 200만원 이하 벌금(제32조)입니다.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 벌금입니다.
- 대법원은 2025년 5월 1일 선고 2025도2059 판결에서, 협의·의결할 구체적 안건이 있는지와 관계없이 3개월마다 정기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협의회 규정을 만들어 설치일부터 1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고(제18조), 미제출 시 200만원 이하 과태료(제33조)입니다.
- 고충처리위원도 상시 30명 이상이면 의무이고(제26조), 두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 벌금(제32조)입니다.
- 설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방해하거나 의결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 벌금(제30조)입니다.
설치 의무는 어디까지 미치나
- 설치 단위 —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권이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로 둡니다(제4조 제1항). 본사가 인사·임금을 모두 결정한다면 본사에 하나를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규모 기준 — 상시 30명 미만은 적용 제외입니다. 근참법에 별도 산정 규정이 없어 실무에서는 근로기준법 시행령의 방식(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간 연인원을 같은 기간의 가동일수로 나누는 계산)에 준해 판단합니다.
- 노조 유무 — 무관합니다. 노조가 있어도 협의회는 별도로 두어야 하고, 없어도 의무는 그대로입니다. 근참법 제5조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이나 그 밖의 활동이 이 법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5인 미만 — 근참법상 설치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임금·퇴직급여·최저임금 등 다른 법령상 의무는 별개로 유지됩니다.
사례 ①의 A사는 노조가 없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벗어난다고 판단했지만, 근참법은 노조를 요건으로 삼지 않습니다. 상시 42명이 된 시점부터 이미 설치 의무가 발생해 있었고, 6년간 미설치 상태가 누적된 셈입니다.
위원 구성과 임기,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 근로자위원 선출 —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조 대표자와 노조가 위촉하는 사람이 되고,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가 참여한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해야 합니다(제6조 제2항·제3항). 사업장 특수성으로 부득이한 경우에는 부서별로 근로자 수에 비례해 위원선거인을 뽑고, 그 과반수가 참여한 투표로 선출할 수 있습니다.
- 입후보 — 2022년 12월 시행 개정법은 근로자위원 선출 절차를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직접 규정하면서, 별도의 추천 요건 없이 근로자가 자유롭게 입후보할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 사용자위원 — 해당 사업이나 사업장의 대표자와 그 대표자가 위촉하는 사람으로 구성합니다.
- 동수 원칙 — 근로자위원이 5명이면 사용자위원도 5명이어야 합니다. 한쪽이 많으면 구성 자체에 흠결이 생깁니다.
- 임기 — 3년이며 연임할 수 있습니다. 보궐위원의 임기는 전임자 임기의 남은 기간입니다(제8조 제2항).
- 위원 대우 — 위원은 비상임·무보수이며, 협의회 출석 시간과 이와 직접 관련된 시간으로서 협의회규정으로 정한 시간은 근로한 시간으로 봅니다(제9조). 위원 직무 수행과 관련해 근로자위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근로자위원을 지명하거나 부서장 추천으로 채우는 방식은 선출 절차 위반입니다. 사례 ①처럼 처음 구성한다면 선거 공고, 투표 실시, 개표 결과까지 서면으로 남겨야 절차의 적법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협의사항·의결사항·보고사항은 성격이 다릅니다
- 협의사항(제20조) — 생산성 향상과 성과 배분, 채용·배치·교육훈련, 근로자의 고충처리, 안전보건과 작업환경 개선, 인사·노무관리의 제도 개선, 고용조정의 일반원칙, 작업과 휴게시간 운용, 임금의 지불방법·체계·구조 등의 제도 개선, 신기계·기술의 도입,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의 설치, 모성보호와 일·가정 양립 지원,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등 열일곱 가지가 열거돼 있습니다. 논의는 필수이나 합의까지 강제되지는 않습니다.
- 의결사항(제21조) — 근로자의 교육훈련 및 능력개발 기본계획의 수립, 복지시설의 설치와 관리,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설치, 고충처리위원회에서 의결되지 아니한 사항, 각종 노사공동위원회의 설치 다섯 가지입니다. 사용자는 협의회 의결을 거쳐야 하고, 의결된 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제30조).
- 보고사항(제22조) — 경영계획 전반과 실적, 분기별 생산계획과 실적, 인력계획, 기업의 경제적·재정적 상황을 정기회의에서 성실히 보고·설명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근로자위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그 자료제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제31조).
사례 ②의 B사가 다루려 한 임금체계 개편은 협의사항이므로 협의회 안건으로 올리는 것이 정석입니다. "안건이 없다"는 판단 자체가, 보고사항이 매 분기 법정 의제로 정해져 있다는 점을 놓친 결과입니다.
정기회의·회의록·고충처리위원
- 정기회의 — 3개월마다 개최합니다(제12조 제1항). 대법원 2025. 5. 1. 선고 2025도2059 판결은 협의회가 상시적 협의기구라는 점을 들어, 협의사항·의결사항에 관한 구체적 안건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정기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임시회의를 따로 소집할 수 있습니다(제12조 제2항).
- 회의록 — 개최 일시와 장소, 출석 위원, 협의 내용과 의결된 사항을 기록한 회의록을 작성해 갖추어 두고, 작성한 날부터 3년간 보존해야 합니다(제19조). 감독 시 사실상 유일한 증빙입니다.
- 협의회 규정 — 위원 수, 선출 절차, 회의 소집과 정족수, 임기 등을 정해 설치일부터 15일 이내에 고용노동부장관(실무상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게 제출하고, 변경한 경우에도 제출합니다(제18조).
- 고충처리위원 — 노사를 대표하는 3명 이내로 두며, 협의회가 설치돼 있으면 협의회가 그 위원 중에서 선임하고, 없으면 사용자가 위촉합니다(제27조). 고충사항을 청취한 경우 10일 이내에 조치 사항과 처리 결과를 해당 근로자에게 통보해야 하고, 처리가 곤란한 사항은 협의회 회의에 부쳐 협의 처리합니다(제28조).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지적을 받은 뒤 과거 분기 회의록을 소급 작성하는 것 — 미개최 사실은 참석자 진술로 드러나기 쉽고, 허위 서류는 별개의 문제로 번집니다.
- "안건이 없어 생략했다"는 설명에 기대는 것 — 보고사항은 분기마다 법으로 정해진 의제이고, 대법원도 안건 유무와 무관하게 정기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판단했으므로 안건 부존재는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 회사가 근로자위원을 지명하고 형식만 갖추는 것 — 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구성은 협의·의결의 효력 다툼으로 이어집니다.
- 노조가 있으니 단체교섭으로 갈음하겠다는 판단 — 교섭과 협의회는 근거 법률과 기능이 달라 갈음할 수 없습니다.
- 규정만 제출해 두고 회의는 열지 않는 것 — 제출 의무(과태료)와 개최 의무(벌금)는 별개로 각각 제재됩니다.
- 30명 선을 오간다며 판단을 미루는 것 — 상시 근로자 수는 산정 기간의 평균으로 보므로, 일시적 감소를 이유로 운영을 중단하면 그 기간이 위반 기간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5인 미만 사업장도 노사협의회를 두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근참법은 상시 30명 미만 사업장을 적용에서 제외하므로 5인 미만은 설치 의무가 없습니다. 고충처리위원도 마찬가지로 상시 30명 미만은 제외됩니다. 다만 임금·퇴직급여·최저임금 등 다른 법령상 의무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Q. 노동조합이 있으면 협의회를 따로 두지 않아도 되나요?
아닙니다. 두 제도는 근거 법률과 목적이 다릅니다. 다만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있으면 그 노조 대표자와 노조가 위촉한 사람이 근로자위원이 되므로 별도 선거 절차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Q. 지점이 여러 곳인데 지점마다 설치해야 하나요?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권이 있는 단위를 기준으로 봅니다. 지점에 실질적 결정권이 없다면 본사에 하나를 두는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지점이 독자적으로 인사와 임금을 정한다면 별도 설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한 분기에 회의를 한 번도 열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정기회의 미개최는 2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제32조). 과태료가 아닌 형사 벌금이라는 점에서 부담의 성격이 다릅니다. 대법원도 2025년 판결에서 안건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개최를 생략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므로, 미개최 분기가 누적되지 않도록 즉시 소집하고 연간 일정을 확정해 두어야 합니다.
Q. 위원 임기 3년이 끝났는데 재구성을 잊었습니다.
근참법 제8조 제3항은 위원이 임기가 끝난 경우라도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계속 그 직무를 담당한다고 정하고 있어, 임기 만료만으로 협의회가 곧바로 공백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는 공백을 메우기 위한 규정일 뿐이므로, 임기 만료 전에 선거 일정을 잡고 재구성 결과를 규정 변경 사항과 함께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체크리스트
- 최근 기간의 상시 근로자 수를 산정해 30명 이상 여부를 문서로 확인합니다.
- 근로자위원 선거 공고·투표·개표 기록을 남기고, 노사 동수(각 3~10명)를 맞춥니다.
- 협의회 규정을 제정해 설치일부터 15일 이내에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하고, 변경 시에도 다시 제출합니다.
- 연간 4회 정기회의 일정을 미리 확정해 사내 일정에 등록합니다.
- 매 회의에서 경영계획·생산계획·인력계획·재정 상황 보고를 고정 안건으로 둡니다.
- 회의록을 작성해 갖추어 두고, 작성일부터 3년간 보존합니다.
- 고충처리위원 3명 이내를 선임·공지하고, 접수부터 10일 이내 통보 절차를 문서화합니다.
노사협의회는 갈등이 생긴 뒤에 만드는 기구가 아니라, 분기마다 회사의 계획과 현황을 공유하는 상시 절차입니다. 사례 ①처럼 아예 없는 경우와 사례 ②처럼 이름만 있는 경우 모두 제재 대상이며, 특히 정기회의 미개최와 고충처리위원 미설치는 과태료가 아닌 벌금 사안입니다. 안건이 없어도 분기마다 열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까지 나온 만큼, 상시 30명을 넘어선 시점부터 의무가 시작된다는 점을 전제로 인원 변동이 있었다면 지금 기준으로 다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노동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전문적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공인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