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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회사가 해야 할 일 — 조사의무와 과태료

괴롭힘 조사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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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 책상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서가 올라오는 순간부터 회사에는 법적 시계가 돌아갑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흔한 장면은, 신고서를 받아 든 담당자가 대표이사에게 보고했다가 "당사자끼리 풀라"거나 "성수기 지나고 보자"는 답을 듣고 몇 주를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그 몇 주는 회사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시간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조사의무를 위반한 시간으로 기록됩니다. 신고 접수 또는 발생 사실 인지 자체가 사용자의 조치의무를 발동시키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괴롭힘을 당한 근로자의 대응이 아니라, 신고를 받은 회사(사업주·인사담당자)가 법적으로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이 정한 신고 접수 → 지체 없는 객관적 조사 → 피해근로자 보호조치 → 행위자 징계 등 조치 → 비밀유지 순서를 정리하고, 이를 어겼을 때의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불리한 처우에 따르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업주가 행위자인 경우의 처리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대표이사가 "나중에 보자"고 한 3주
상시근로자 42명 금속가공업체의 인사담당자입니다. 생산팀 A대리(입사 3년차, 월 급여 310만원)가 팀장의 상습적 폭언을 적은 신고서를 제출했는데, 대표이사가 "생산 성수기라 곤란하다"며 3주간 아무 조치도 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사이 A대리가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해 회사는 조사 실시 여부를 소명하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사례 ② 조사는 했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던 병원
간호인력 58명 규모 종합병원 행정실입니다. 간호사 B(경력 5년)가 수간호사의 괴롭힘을 신고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으나, 조사위원 한 명이 결과 확정 전에 B의 진술 내용을 부서 회의에서 언급했습니다. 이후 병원은 "분리가 필요하다"며 B를 야간전담으로 옮겼고, B의 수당은 월 25만원 줄었습니다. B는 비밀누설과 불리한 처우를 함께 문제 삼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신고를 받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사용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제76조의3 제2항). 조사 착수는 회사의 재량이 아닙니다.
  • 조사 미실시·부실조사, 확인된 괴롭힘에 대한 조치 불이행, 징계 전 피해근로자 의견 미청취, 조사 참여자의 비밀누설은 모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제116조 제2항 제2호).
  • 신고자·피해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하면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입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09조 제1항).
  • 사용자 본인, 또는 민법 제767조에 따른 사용자의 친족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 그 사업장의 근로자로서 행위자인 경우에는 별도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제116조 제1항).
  • 괴롭힘 규정(제76조의2·제76조의3)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됩니다. 4인 이하 사업장에는 조사의무도 과태료 조항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은 취업규칙에 괴롭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기재해야 합니다(제93조 제11호).

신고 접수부터 조치까지, 법이 정한 5단계

  • 1단계 접수·인지 — 제1항은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동료의 제보나 익명 투서, 회사가 우연히 알게 된 경우에도 의무는 같습니다.
  • 2단계 지체 없는 객관적 조사 — 당사자·참고인 진술과 메신저·녹취 등 자료 확보를 포함한 사실확인 절차입니다. 조사자는 행위자와 이해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 3단계 조사기간 중 보호조치 —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다만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는 금지됩니다.
  • 4단계 확인 후 조치 —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는 근무장소 변경·배치전환·유급휴가 등을, 행위자에게는 지체 없이 징계·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이때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 5단계 비밀유지 — 조사자,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해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사례 ①이 어긴 지점은 2단계입니다. "지체 없이"는 며칠의 준비 기간을 허용한다는 의미일 뿐, 성수기라는 이유로 3주를 미룰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례 ②는 조사는 했으나 3·4단계의 방식과 5단계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로, 조사만으로 의무가 끝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부실조사"로 평가되는 지점은 어디인가

  • 조사자 선정 — 행위자의 직속 상사나 행위자가 지휘하는 부서 인력이 조사를 맡으면 객관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진술 누락 — 신고인 진술만 듣고 행위자 진술을 생략하거나, 반대로 행위자 해명만 듣고 종결하는 경우입니다.
  • 기록 부재 — 조사 일시, 참석자, 질문과 답변, 확보 자료 목록이 없으면 조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할 수 없습니다.
  • 결론의 비약 — "업무상 지시였다"는 한 줄로 종결하고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는지 판단한 근거를 남기지 않는 경우입니다.

내부 인력만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외부 노무법인이나 전문기관에 조사를 위탁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조사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방법이 실무에서 활용됩니다. 사례 ①처럼 대표이사가 조사 착수를 막는 상황이라면, 객관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들어 외부 위탁을 건의하고 그 경위를 문서로 남기는 편이 담당자 개인의 책임 관리에도 안전합니다.

비밀유지 위반과 불리한 처우, 성격이 다릅니다

  • 비밀유지 위반 —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해 누설한 경우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사용자에게 보고하거나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제외됩니다.
  • 불리한 처우 — 해고, 징계, 전보, 업무 배제, 평가 불이익, 계약 갱신 거절 등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조치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 둘의 경계 — 분리 목적의 인사조치라도 피해근로자의 임금·수당·경력에 손실을 주면 불리한 처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사례 ②에서 병원은 "분리를 위한 보호조치"라고 설명하겠지만, B가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당이 월 25만원 줄었다면 불이익 조치로 다투어질 소지가 큽니다. 원칙은 자리를 옮겨야 하는 쪽은 행위자라는 것입니다. 피해근로자를 이동시키는 방식은 본인이 원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그 의사를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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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가 행위자인 경우, 그리고 5인 미만 사업장

  • 사업주 본인이 행위자 — 조사의무를 지는 사용자가 곧 행위자이므로 자체 조사의 객관성이 처음부터 문제 됩니다. 이 유형은 제116조 제1항에 따라 사용자에게 직접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근로자가 노동청에 진정하면 근로감독관의 조사·감독 대상이 됩니다.
  • 과태료의 성격 — 사용자 또는 민법 제767조에 따른 그 친족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 해당 사업장 근로자로서 괴롭힘을 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행위자가 일반 근로자라면 행위 자체에 대한 직접 벌칙은 없고 회사의 조치의무 위반이 제재 대상입니다.
  • 5인 미만 사업장 —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1은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는 규정으로 제6장 중 제76조만 열거하고 있어 제76조의2·제76조의3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벌칙 장(제107조~제116조)도 4명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는 규정을 위반한 경우로 한정되므로, 조사의무 위반 과태료 역시 부과되지 않습니다.
  • 취업규칙 기재 —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은 취업규칙에 괴롭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을 기재해야 합니다. 절차가 없으면 대응이 늦어집니다.

다만 5인 미만이라 해서 회사가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민사 손해배상, 폭언·폭행의 형사책임, 업무상 질병 산재 문제는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당사자 화해부터 시키는 것 — 조사 없이 합의를 종용하면 조사의무 위반이자 2차 가해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신고서를 반려하는 것 — 접수 기록이 없어도 회사가 인지한 시점부터 의무는 발생하며, 반려 사실 자체가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 조사 결과를 전 직원에게 공유하는 것 — 재발 방지 취지라도 피해근로자를 특정할 수 있는 형태라면 비밀유지 위반입니다.
  • 피해근로자를 먼저 이동시키는 것 — 사례 ②처럼 임금·근무조건 손실이 따르면 불리한 처우로 다투어집니다.
  • 확인된 괴롭힘을 구두 경고로 끝내는 것 — 행위자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고인이 조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조사를 안 해도 되나요?
조사의무는 사용자에게 부과된 법적 의무여서 신고인의 의사만으로 면제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피해근로자의 의사는 보호조치와 조사 범위를 정할 때 존중되어야 하므로, 의사 확인 내용과 판단 근거를 반드시 서면으로 남기시기 바랍니다.

Q. "지체 없이"는 며칠 이내를 말하나요?
법에 며칠이라는 숫자는 없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되며, 실무에서는 인지 즉시 접수 사실을 기록하고 조사 계획을 확정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사례 ①의 3주 지연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Q. 조사 결과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대로 종결해도 되나요?
종결 자체는 가능하지만 판단 근거를 갖춘 조사보고서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결과 통보 이후 신고인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조사 결과와 별개로 불리한 처우 문제가 발생합니다.

Q. 대표이사가 행위자로 지목되면 인사담당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부 조사만으로는 객관성을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외부 전문기관 위탁을 검토하고 처리 경위를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신고인이 노동청에 진정하면 근로감독관의 조사·감독 대상이 되며, 사용자 본인의 괴롭힘에는 별도의 과태료 규정이 적용됩니다.

체크리스트

  • 신고 접수 대장에 접수 일시·경로·접수자를 즉시 기록합니다.
  • 접수 후 지체 없이 조사자를 확정하되 행위자와 이해관계 있는 인력은 제외합니다.
  • 조사 기간 중 보호조치는 피해근로자 본인 의사를 확인하고 동의 여부를 서면으로 남깁니다.
  • 조사 참여자 전원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고 자료 접근 권한을 최소화합니다.
  • 괴롭힘이 확인되면 징계 절차 전에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청취 기록을 남깁니다.
  • 분리조치는 행위자를 옮기는 방식을 우선하고, 피해근로자의 임금·수당이 줄지 않도록 설계합니다.
  • 사업주·경영진이 행위자인 사건은 외부 위탁 조사를 검토하고 취업규칙에 절차를 미리 둡니다.

회사가 제재를 받는 이유는 대개 괴롭힘 자체보다 그 이후의 대응 때문입니다. 신고 시점부터 조사·보호·조치·비밀유지의 각 단계를 기록과 함께 이행했다면 괴롭힘이 인정되더라도 회사의 책임 범위는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절차를 건너뛴 회사는 과태료와 형사처벌, 민사 손해배상을 함께 부담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노동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전문적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공인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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