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를 치르고 몇 달 뒤 낯선 법률사무소에서 내용증명이 옵니다. 수십 년 전 집을 나간 뒤 양육비 한 번 보내지 않고 연락조차 없던 부모가, 세상을 떠난 자녀의 법정상속인으로서 재산의 절반을 달라는 내용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상황에서 남은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상속인이 될 자격을 빼앗는 사유는 살인이나 유언장 위조 같은 극단적인 경우로 좁게 정해져 있었고, 자녀를 버린 것만으로는 상속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른바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를 정리합니다. 2026년 1월 1일 시행된 이 제도가 같은 해 3월 개정으로 어떻게 넓어졌는지, 상속권을 잃게 되는 사유와 법원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생전에 남기는 공정증서 유언과 사망 후 공동상속인의 청구(안 날부터 6개월)라는 두 경로를 각각 어떻게 밟아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청구하는 동안 상속재산을 지키는 방법과 흔히 저지르는 실수도 함께 짚습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25년 만에 나타난 어머니가 딸의 재산 절반을 요구합니다
A씨는 2001년 이혼한 뒤 세 살이던 딸을 혼자 키웠습니다. 이혼 조정 당시 어머니가 매달 양육비 30만원을 지급하기로 정했지만 실제로 들어온 돈은 한 푼도 없었고, 그 뒤 25년 동안 어머니는 딸의 입학식도 졸업식도 찾지 않았습니다. 미혼이던 딸은 2026년 5월 18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예금 9,200만원과 전세보증금 2억원이 남았습니다. 장례에도 오지 않았던 어머니는 2026년 7월 대리인을 통해 법정상속분인 절반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A씨는 이제라도 막을 방법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사례 ② 아버지에게는 한 푼도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마흔한 살 B씨는 미혼이고 자녀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B씨가 여덟 살 때 집을 나가 생활비도 양육비도 보내지 않았고, 어머니가 혼자 B씨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3년 전 B씨가 아파트를 마련하자 아버지가 갑자기 연락해 돈을 요구했고, 거절하자 문자로 폭언과 협박성 메시지를 반복해 보냈습니다. 2026년 8월 큰 병을 진단받은 B씨는 시가 5억원 상당의 아파트와 예금 1억원을 모두 어머니에게 남기겠다는 자필 유언장을 써 두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그것만으로는 아버지가 상속인으로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부양의무를 저버린 상속인은 가정법원의 선고로 상속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2026년 1월 1일 시행된 민법 제1004조의2의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이고, 2026년 3월 17일 개정으로 부모뿐 아니라 자녀·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이 대상이 되었습니다.
- 저절로 상속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살인 등으로 당연히 상속인이 될 수 없는 상속결격과 달리, 상속권 상실은 누군가 가정법원에 청구해 선고가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깁니다.
- 경로는 두 가지입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의 뜻을 밝히면 유언집행자가 청구하고, 유언이 없으면 공동상속인이 청구합니다.
- 공동상속인의 청구 기한은 안 날부터 6개월입니다.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계산하므로, 장례와 사후 정리에 시간을 쓰는 사이에 기한이 지나기 쉽습니다.
- 선고가 확정되면 상속이 개시된 때로 거슬러 올라가 상속권을 잃습니다. 상속인이 아니게 되므로 유류분도 주장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선고 확정 전에 권리를 취득한 제3자는 보호되므로, 청구와 함께 재산을 묶어 두는 조치가 중요합니다.
- 법원은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부양의무 위반의 경위와 정도, 두 사람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을 함께 보므로, 청구만 하면 인용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제도가 생긴 배경과 2026년의 두 차례 변화
- 종전의 한계 — 민법이 정한 상속결격 사유는 피상속인이나 선순위 상속인을 고의로 살해하거나, 유언과 관련해 사기·강박·위조 등을 저지른 경우로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자녀를 버리고 양육하지 않은 부모도 법정상속인의 지위를 그대로 가졌습니다.
- 2024년 개정과 2026년 1월 1일 시행 — 2024년 9월 20일 공포된 개정 민법이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를 신설했고,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대상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즉 부모 등으로 한정되었고 부양의무 위반도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로 좁혀져 있었습니다.
- 2026년 3월 17일 개정 — 법률 제21454호로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 개정으로 대상이 직계존속·직계비속·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넓어졌습니다. 미성년자에 대한 부양의무로 한정하던 문구가 빠졌고, 유언 경로에서 범죄행위나 부당한 대우의 피해자 범위도 직계비속에서 직계혈족으로 넓어졌습니다.
- 적용 범위 — 개정 규정은 헌법재판소가 유류분 조항에 관한 결정을 선고한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 적용되고, 법 시행 전에 있었던 부양의무 위반 등의 행위에도 적용됩니다.
- 상속결격과의 차이 — 결격은 법이 정한 사유가 있으면 별도 절차 없이 상속인이 될 수 없습니다. 상속권 상실은 사유가 있어도 정해진 사람이 기한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상속인의 지위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사례 ①의 딸은 2026년 5월에 사망했으므로 3월 개정이 반영된 현행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어머니가 양육을 포기한 것은 20여 년 전의 일이지만, 법 시행 전의 행위라는 이유로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A씨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법정상속분대로 절반을 상속한다는 점입니다. 제도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어머니의 권리가 사라지지 않으며, A씨가 정해진 기한 안에 가정법원에 청구해야 비로소 다툴 수 있습니다.
상속권을 잃게 되는 사유와 법원의 판단 기준
-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 —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성년 자녀를 버려 두고 양육비도 주지 않은 부모이고, 3월 개정 이후에는 성인이 된 뒤의 부양관계도 판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중대한 범죄행위와 심히 부당한 대우 — 피상속인 등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입니다. 살해처럼 상속결격에 해당하는 행위는 결격으로 처리되므로 여기서 빠지고, 학대·폭행·지속적인 협박 같은 행위가 주로 문제 됩니다.
- 법원이 함께 보는 사정 — 가정법원은 사유가 생긴 경위와 정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 그 밖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구를 받아들이거나 기각합니다.
- 중대성이 핵심입니다 — 일시적인 소원함이나 가벼운 갈등은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로 의무를 외면했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는지가 다툼의 중심이 됩니다.
- 증명은 청구하는 쪽의 몫입니다 — 이혼 판결문이나 조정조서에 적힌 양육비 지급 의무, 실제 입금이 없었다는 금융 기록, 연락이 끊긴 기간을 보여 주는 자료, 친척이나 교사 등 주변인의 진술서가 기본 자료가 됩니다.
사례 ①에서 A씨에게 가장 강력한 자료는 2001년 조정조서입니다. 어머니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를 스스로 받아들였고, 그 의무를 25년 동안 한 번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은 통장 거래내역으로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어머니 측은 A씨가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막았다거나 형편이 어려웠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면접교섭을 요청한 기록이 있었는지, 어머니가 그 기간 경제활동을 했는지 등 반박에 대비한 자료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딸의 재산이 어머니의 도움 없이 딸 스스로 일해서 모은 돈이라는 점도 상속재산의 형성 과정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경로 ① — 생전에 남기는 공정증서 유언
- 방식은 공정증서 유언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 피상속인은 상속인이 될 사람에게 상실 사유가 있으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의 뜻을 밝힐 수 있습니다. 자필 유언장이나 녹음 유언으로는 이 효과를 노릴 수 없습니다.
- 공정증서 유언의 절차 — 유언자가 증인 2명이 참여한 자리에서 공증인 앞에서 유언의 취지를 말로 밝히고, 공증인이 이를 기록해 낭독한 뒤 유언자와 증인이 정확함을 확인하고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합니다. 미성년자, 유언으로 이익을 받는 사람과 그 배우자·직계혈족 등은 증인이 될 수 없습니다.
- 유언집행자의 청구 의무 — 유언이 있으면 유언집행자는 가정법원에 그 사람의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야 합니다. 상속권 상실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유언집행자가 될 수 없습니다.
- 사유를 구체적으로 남겨야 합니다 — 언제부터 어떤 의무를 저버렸는지, 어떤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지를 날짜와 함께 적어 두면 사망 후 법원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 유증과 함께 설계합니다 — 상속권 상실 의사와 별도로, 재산을 누구에게 줄지에 관한 유증 내용도 같은 유언에 담아 두는 편이 분쟁을 줄입니다.
사례 ②의 B씨가 써 둔 자필 유언장은 요건을 갖추었다면 재산을 어머니에게 주는 유증으로서는 효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상속인 지위 자체는 그대로 남습니다. 아버지는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며 다툴 수 있고, 유언에 담기지 않은 재산이나 유언 이후 생긴 재산은 법정상속분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유언이 없더라도 B씨 사망 후 공동상속인인 어머니가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직접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경우 고령의 어머니가 기한 관리와 증명 부담을 혼자 지게 되므로, B씨가 생전에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의 뜻을 따로 밝혀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유언에는 여덟 살 이후 양육비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과 3년 전부터 이어진 폭언·협박 문자를 구체적으로 적고, 그 문자 원본을 지금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유언집행자는 사망 후 실제로 청구를 진행할 수 있는 사람으로 미리 지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경로 ② — 공동상속인의 청구와 6개월 기한
- 청구할 수 있는 사람 — 유언이 없으면 공동상속인이 청구합니다. 공동상속인이 없거나 공동상속인 모두에게 상실 사유가 있다면, 상속권 상실 선고가 확정될 경우 상속인이 될 사람, 예컨대 다음 순위의 상속인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기한 —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청구해야 합니다. 대개는 피상속인의 사망 사실과 그 사람이 상속인이라는 사실을 안 날이 기준이 됩니다.
- 개정 전 상속에 대한 특례 — 2024년 4월 25일 이후부터 3월 개정법 시행 전 사이에 상속이 개시되었고 그 사정을 시행 전에 이미 알고 있던 공동상속인에게는 시행일부터 6개월의 청구 기간이 따로 주어졌는데, 이 특례 기간은 2026년 9월 중순으로 끝났습니다. 이 시기에 상속이 개시된 사건은 언제 무엇을 알았는지에 따라 지금도 청구할 수 있는지가 갈리므로 즉시 확인해야 합니다.
- 청구 중 재산 보전 — 상속권 상실 청구를 받은 가정법원은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따라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하거나 상속재산의 보존·관리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습니다.
- 선고 전의 제3자 보호 — 상속권 상실의 효과는 소급하지만, 선고가 확정되기 전에 제3자가 취득한 권리는 해치지 못합니다. 상대방이 그 사이에 자기 지분을 팔거나 담보로 잡히면 되돌리기 어려워집니다.
사례 ①의 A씨는 딸이 사망한 2026년 5월 18일 당일에 어머니가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면 청구 기한은 6개월이 되는 11월 중순에 끝납니다. 오늘이 10월이므로 남은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7월에 대리인을 통해 요구해 온 시점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 되고, 사망일을 기준으로 늦어도 11월 초에는 청구서를 접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시에 상속재산의 보존·관리를 위한 처분을 함께 신청하고, 딸의 예금이 있는 은행과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임대인에게도 청구 사실을 알려 어머니에게 상속분이 먼저 지급되지 않도록 해 두어야 합니다. 다만 통지만으로 지급을 막는 법적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법원의 보존·관리 처분 결정을 받아 두는 것이 확실합니다. 어머니의 상속권 상실이 확정되면 같은 순위의 다른 상속인인 A씨가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선고의 효과와 결론이 갈리는 상황들
- 상속인 지위 전체가 사라집니다 — 선고가 확정되면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해 상속권을 잃습니다. 상속분은 물론 유류분도 주장할 수 없게 되고, 이미 받아 간 재산이 있다면 반환 문제가 생깁니다.
- 자녀가 상속권을 잃는 경우 — 3월 개정으로 부모를 돌보지 않은 자녀도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때 상속권을 잃은 사람의 자녀가 대신 상속받는 대습상속이 인정되도록 함께 정비되었으므로, 그 몫이 손자녀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반면 상속권을 잃은 사람의 배우자는 대습상속을 받을 수 없도록 함께 정리되었습니다.
- 상대방이 스스로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 — 상속포기는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기한 안에 포기하면 소송 없이 같은 결과에 가까워지지만, 구두 약속만으로는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 사망보험금·유족급여 — 보험금이나 각종 유족급여는 상속재산이 아니라 계약상 수익자 지정이나 개별 법령의 수급자 규정에 따라 지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속권 상실 선고만으로 자동 정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보험사와 지급 기관에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기각되는 경우 — 상대방이 의무를 이행하려 했으나 다른 가족의 방해로 접근이 막혔다거나,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원래 상속분대로 상속재산분할 절차로 넘어갑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제도가 생겼으니 버린 부모는 자동으로 상속에서 빠진다고 믿고 기다리는 것 — 청구가 없으면 상대방은 법정상속인으로서 권리를 그대로 행사합니다.
- 장례와 유품 정리를 마친 뒤 천천히 알아보는 것 — 6개월은 상대방이 요구해 온 날이 아니라 상속인이 된 것을 안 날부터 흐릅니다.
- 자필 유언장이나 영상·녹음만으로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 상속권 상실의 뜻은 공정증서 유언으로 밝혀야 합니다.
- 상대방과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주고받거나 일부를 떼어 주기로 서명하는 것 — 상대방의 상속인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비칠 수 있고, 이후 상실 청구와 모순되는 사정이 됩니다.
- 상대방 몫이라며 예금을 먼저 인출하거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 — 공동상속인 사이의 별도 분쟁을 낳고, 법원 판단에서도 불리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몇 번이라도 양육비를 보냈다면 청구가 어렵나요?
일부라도 지급한 사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의무를 외면한 기간과 정도, 지급한 금액이 실제 양육에 필요한 수준에 비추어 어느 정도였는지, 연락과 돌봄이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다만 지급 이력이 있다면 중대성을 두고 다툼이 커지므로, 지급 기간과 미지급 기간을 연도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6개월이 지나 버리면 아무 방법이 없나요?
공동상속인의 상속권 상실 청구는 기한이 지나면 할 수 없습니다. 이후에는 상대방이 상속인임을 전제로 상속재산분할 절차에서 다투게 되고, 개별 사정에 따라 주장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남아 있는지는 변호사와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한을 넘기지 않는 것이 이 제도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Q. 다른 부모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면 누가 청구하나요?
사례 ①과 달리 공동상속인이 없다면, 상속권 상실 선고가 확정될 경우 상속인이 될 사람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미혼·무자녀인 자녀가 사망했고 남은 부모가 상실 사유가 있는 사람 한 명뿐이라면, 그 부모가 상속권을 잃을 때 상속인이 되는 사람이 청구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살아 있는 조부모가 있으면 같은 직계존속인 조부모가, 직계존속이 아무도 없으면 다음 순위인 형제자매가 이에 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가족관계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Q. 공정증서 유언을 남겼는데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유언은 청구의 출발점일 뿐이고, 최종 판단은 가정법원이 사정을 종합해 내립니다. 사례 ②의 B씨처럼 사유를 유언에 구체적으로 적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문자·금융 기록·주변인 진술을 미리 정리해 유언집행자가 바로 쓸 수 있게 해 두면 인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체크리스트
- 피상속인의 사망일과 상대방이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을 안 날을 확인하고, 6개월이 되는 날을 달력에 표시합니다.
- 가족관계증명서·기본증명서 등 상속관계를 보여 주는 서류를 발급받아 공동상속인이 누구인지 확정합니다.
- 이혼 판결문이나 조정조서, 양육비 미지급을 보여 주는 거래내역, 연락이 끊긴 기간을 보여 주는 자료를 모읍니다.
- 친척·교사·이웃 등 당시 사정을 아는 사람에게 진술서를 받을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합니다.
- 상속재산의 목록을 파악하고, 은행과 임대인 등에 상속권 상실 청구 예정 사실을 알려 지급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 기한 안에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고, 필요하면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이나 보존·관리 처분을 함께 신청합니다.
- 생전에 대비하려는 경우라면 증인 2명을 정해 공정증서 유언을 준비하고, 상실 사유와 유언집행자를 구체적으로 적어 둡니다.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는 오랫동안 남은 가족이 감당해야 했던 불합리를 바로잡기 위한 장치이지만, 스스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생전이라면 공정증서 유언으로 뜻을 남기고, 사망 후라면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공동상속인이 청구해야 하며, 청구한 뒤에도 법원은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제도가 생겼다는 사실보다 기한과 증거가 결과를 가르므로, 상대방이 상속인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안 그날부터 준비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상속권 상실 사유의 인정 여부와 청구 기한의 계산, 개정 전 상속에 대한 적용 여부는 상속개시일과 가족관계, 증거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