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문 마지막 줄에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라고 적힌 것을 확인하고 변호사 선임계약서와 세금계산서를 다시 꺼내 보신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판결이 확정되고 몇 달이 지나도 상대방은 아무것도 보내오지 않고, 법원에서도 별도의 통지가 오지 않습니다. 어디에 무엇을 내야 그 돈이 실제로 들어오는지가 승소 직후 가장 먼저 막히는 지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소송비용 패소자 부담 원칙(민사소송법 제98조)이 실제로 어떻게 현금이 되는지를 순서대로 다룹니다. 판결 확정 후 별도로 밟아야 하는 소송비용액확정결정 신청(제110조), 지급한 보수 중 어디까지 인정되는지를 정한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의 체감 구조, 인지대·송달료·감정료 처리, 일부 승소 시 비율 부담과 상계, 소송구조 제도, 상대방이 무자력일 때의 한계까지 짚겠습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8,000만 원 대여금, 전부 승소했는데 660만 원은 누가
A씨는 2024년 3월 빌려준 8,000만 원을 받지 못해 대여금 소송을 냈고, 2025년 11월 전부 승소해 그해 12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주문에는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A씨는 1심 변호사보수 66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인지대 36만 5,000원, 송달료 십수만 원을 이미 지출했습니다.
사례 ② 1억 원 청구에 6,000만 원 인용, 비용은 4 대 6
B씨는 공사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1억 원을 청구했고, 2026년 2월 법원은 6,000만 원을 인용하면서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60%는 피고가 부담한다"고 정했습니다. B씨는 변호사보수 550만 원과 하자 감정료 380만 원을 냈는데, 상대방도 변호사보수로 500만 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합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패소자가 부담하지만(민사소송법 제98조), 판결 주문은 부담자와 비율만 정할 뿐 금액을 정하지 않습니다.
- 금액은 제1심 법원에 소송비용액확정결정을 신청해야 정해집니다(제110조). 신청서에 비용계산서와 그 등본, 소명자료를 붙입니다.
- 변호사보수는 실제 지급액 전액이 아니라 대법원규칙이 정한 소가별 한도 안에서만 산입되고(제109조), 소가가 커질수록 요율이 낮아집니다.
- 여러 변호사를 선임해도 1명분의 보수만 인정되며, 보수는 심급별로 각각 산정해 합산합니다.
- 다투지 않고 이긴 사건(무변론·자백간주·이행권고결정)은 기준액의 2분의 1만 산입됩니다.
- 일부 승소면 쌍방 비용을 각각 계산한 뒤 정해진 비율로 상계해 차액만 오갑니다. 회수액이 인용 금액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 확정결정은 집행권원이 되지만 상대방에게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종이에 그칩니다. 회수 가능성은 소 제기 전에 판단할 문제입니다.
판결이 확정되어도 자동으로 입금되지 않습니다
- 신청 법원 — 대법원까지 다투었더라도 신청은 제1심 법원에 합니다.
- 신청 시기 —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확정되었거나 집행력을 갖게 된 뒤입니다.
- 제출 서류 — 비용계산서와 그 등본, 인지·송달료 납부영수증, 선임계약서와 세금계산서·이체내역, 감정료 예납영수증.
- 상대방 최고 — 법원은 상대방에게도 기간을 정해 비용계산서와 소명서면 제출을 최고하고(제111조), 기간 내에 내지 않으면 신청인 비용만으로 확정될 수 있습니다.
- 불복과 집행 — 확정결정에는 즉시항고할 수 있고, 확정되면 집행문을 부여받아 강제집행이 가능합니다.
사례 ①의 A씨는 판결이 확정된 2025년 12월 이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송비용상환청구권도 시효로 소멸할 수 있고, 대법원은 그 소멸시효가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진행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7. 29.자 2019마6152 결정). 확정결정을 아직 받지 않았더라도 시효는 흘러가고, 오래 방치하면 증빙 확보도 어려워집니다.
변호사보수는 실제 지급액이 아니라 규칙상 한도까지만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 별표는 소송목적의 값(소가) 구간별로 산입 한도를 정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현행 별표를 정리한 것이며, 규칙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시행 중인 별표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2,000만 원까지 — 소가의 10%
- 2,000만 원 초과 5,000만 원까지 — 200만 원 + 초과액의 8%
- 5,000만 원 초과 1억 원까지 — 440만 원 + 초과액의 6%
- 1억 원 초과 1억 5,000만 원까지 — 740만 원 + 초과액의 4%
- 1억 5,000만 원 초과 2억 원까지 — 940만 원 + 초과액의 2%
- 2억 원 초과 5억 원까지 — 1,040만 원 + 초과액의 1%
- 5억 원 초과 — 1,340만 원 + 초과액의 0.5%
산정 결과가 30만 원에 못 미치면 30만 원까지 인정되고, 실제 지급했거나 지급할 보수가 산정액보다 적으면 실제 지급액이 상한이 됩니다. 사례 ①은 소가가 8,000만 원이므로 440만 원에 3,000만 원의 6%인 180만 원을 더한 620만 원이 한도이고, 실제로 낸 660만 원 중 40만 원가량은 전부 승소했더라도 A씨가 떠안습니다. 소가가 수억 원대로 올라가면 요율이 1%, 0.5%까지 떨어져 격차는 수천만 원대로 벌어집니다.
여기에 더해, 피고가 전부 자백하거나 자백간주·무변론으로 판결이 선고된 경우,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위 기준액의 2분의 1만 산입됩니다(같은 규칙 제5조). 다투지 않고 쉽게 이긴 사건일수록 회수액이 오히려 더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또 법원이 기준액 전부를 산입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아 감액할 수도 있어, 위 한도가 곧 보장액도 아닙니다.
인지대·송달료·감정료, 그리고 일부 승소의 비율 계산
- 인지대 — 소가 1,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은 소가의 0.45%에 5,000원을,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은 0.4%에 5만 5,000원을 더해 산정합니다. 항소심은 1.5배, 상고심은 2배입니다.
- 송달료 — 당사자 수와 예납 횟수로 계산하며, 쓰고 남은 금액은 종결 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 감정료·검증비용·증인여비 — 예납한 금액은 산입됩니다. 신체감정이나 건축·하자 감정처럼 금액이 큰 항목은 변호사보수보다 비중이 커지기도 합니다.
- 산입되지 않는 것 — 본인이 들인 시간, 교통비, 자료 수집 비용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닙니다.
사례 ②처럼 비율이 정해지면 계산이 한 단계 늘어납니다. B씨의 산입 대상은 변호사보수 550만 원(소가 1억 원 한도 740만 원보다 적어 실제 지급액), 감정료 380만 원, 인지대 45만 5,000원 등 약 975만 원입니다. 이 중 60%인 585만 원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는 반면, 상대방 비용 약 500만 원의 40%인 200만 원은 B씨가 부담해야 합니다. 상계하면 실제로 오가는 돈은 385만 원 안팎이어서, 60%를 인용받았어도 지출액의 40% 수준만 돌아옵니다. 구체적인 산입 항목과 계산 방식은 법원이 기록을 보고 판단하므로 예상액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용이 부담될 때의 소송구조, 상대방이 무자력일 때의 한계
- 소송구조 —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소송구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128조).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는 제외됩니다.
- 구조의 내용 — 재판비용의 납입 유예, 변호사·집행관 보수의 지급 유예, 소송비용 담보 면제 등입니다(제129조). 재판비용과 보수는 면제가 아니라 유예여서 패소하면 유예된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 무자력 상대방 — 확정결정도 집행권원이므로 재산명시신청, 재산조회,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를 쓸 수 있지만, 실제 재산이 없으면 회수는 어렵습니다.
- 소취하·조정으로 끝난 경우 — 재판에 의하지 않고 종결되면 별도로 소송비용부담 재판을 신청해야 하고(제114조), 조정·화해에서 "각자 부담"으로 합의하면 이후 확정신청은 할 수 없습니다.
한편 제1심이나 항소심에서 변론종결 전에 소를 취하하거나 청구를 포기·인낙한 경우, 재판상 화해·조정이 성립한 경우에는 그 심급 인지액의 2분의 1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14조). 환급 청구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합니다. 사례 ②처럼 감정료 비중이 큰 사건은 감정 전에 조정으로 매듭짓는 편이 비용 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판결 확정 후 알아서 입금되기를 기다리는 것 — 신청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 선임계약서 없이 현금으로 보수를 지급하고 증빙을 남기지 않는 것 — 소명하지 못한 보수는 산입되지 않습니다.
- 지급한 보수 전액이 회수된다고 전제하고 소 제기를 결정하는 것 — 고액 사건일수록 실제 보수와 한도의 차이가 큽니다.
- 무변론으로 쉽게 이겼으니 보수도 그대로 받는다고 여기는 것 — 이 경우 기준액의 2분의 1만 산입됩니다.
- 확정 절차에서 본안의 실체적 쟁점을 다시 다투는 것 — 비용액을 계산하는 절차여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 상대방의 재산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승소만 목표로 삼는 것 —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손실로 남습니다.
- 조정조서의 비용 조항을 확인하지 않고 서명하는 것 — "각자 부담" 한 줄로 회수 가능성이 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송비용액확정 신청 자체에도 비용이 드나요?
신청서에 붙이는 인지액은 통상 1,000원 수준이고 송달료가 별도로 필요해 본안에 비하면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다만 이 신청까지 대리인을 선임하면 그 보수는 따로 발생합니다.
Q. 항소심·상고심까지 갔으면 심급마다 따로 신청하나요?
신청은 제1심 법원에 하되 변호사보수는 심급별로 각각 산정해 합산합니다. 따라서 각 심급의 선임계약서와 지급 증빙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Q. 변호사 없이 혼자 소송해서 이겼습니다. 무엇을 받을 수 있나요?
변호사보수 항목은 없고 인지대·송달료·감정료 등 실제 예납한 재판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들인 시간이나 일실수입은 원칙적으로 산입 대상이 아닙니다.
Q. 상대방이 확정결정에 불복하면 어떻게 되나요?
상대방은 즉시항고할 수 있고 항고심에서 산입 항목이나 금액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결정이 확정되어야 집행에 들어갈 수 있어 실제 회수까지 시간이 더 걸립니다.
Q. 형사사건이나 가사·행정사건도 같은 방식인가요?
이 글은 민사소송을 전제로 합니다. 형사사건은 무죄판결 등에 따른 비용보상 제도가 별도로 있고, 가사·행정사건은 각 절차법이 민사소송법을 준용해 세부 취급이 다를 수 있습니다.
체크리스트
- 판결문 주문의 소송비용 부담 문구와 비율을 그대로 옮겨 적어 둔다
- 판결확정증명원을 발급받아 확정 시점을 특정한다
- 인지 납부영수증, 송달료 납부서, 감정료 예납영수증을 심급별로 모은다
- 선임계약서, 세금계산서, 계좌 이체내역을 심급별로 분리해 정리한다
- 소가를 기준으로 규칙상 산입 한도를 계산하고, 무변론·자백간주 사건이면 2분의 1 감액을 반영해 회수 예상액을 잡는다
- 제1심 법원에 비용계산서와 소명자료를 붙여 확정신청서를 접수한다
- 결정 확정 후 집행문을 부여받고, 필요하면 재산명시·재산조회를 병행한다
소송비용 회수는 이겼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확정 절차로 금액을 정하고 집행까지 이어져야 현금이 되며, 산입 한도와 상대방의 자력이 회수액을 좌우합니다. 소 제기 단계에서부터 비용 구조를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소송비용의 산입 한도와 부담 비율은 소가, 심급, 판결 주문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고 관련 법령과 대법원규칙도 개정될 수 있으며, 개별 사건의 기록에 따라 결론이 갈릴 수 있습니다.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