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를 마치고 고인의 서류를 정리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빚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속포기를 하기로 마음먹은 바로 그때, 보험회사에서는 사망보험금을 청구하라는 안내가 오고,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유족연금 서류를 챙기라고 하며, 회사는 퇴직금을 누구에게 보내야 하는지 묻습니다. 주변에서는 "한 푼이라도 받으면 빚까지 떠안는다"며 말리고, 다른 쪽에서는 "보험금은 상관없다"고 합니다. 두 말 모두 절반만 맞습니다.
이 글에서는 상속을 포기해도 유족이 받을 수 있는 돈과 받으면 안 되는 돈을 가르는 기준을 정리합니다. 수익자 지정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사망보험금의 성격,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산재보험의 유족연금과 유족급여, 회사가 지급하는 사망퇴직금과 미지급 급여, 조문객이 낸 부의금이 각각 상속재산인지 살펴보고, 상속포기 전후에 무엇을 받고 써야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지 않는지, 상속포기와 별개로 따라오는 세금 문제까지 함께 짚습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빚은 2억원, 보험금은 1억원입니다
A씨의 아버지는 2026년 8월 3일 지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사업을 정리하며 남은 은행 대출과 카드대금이 약 2억 1천만원이었고, 남긴 재산은 시세 400만원 정도의 승용차와 예금 280만원이 전부였습니다. 어머니와 A씨, 남동생은 모두 상속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서류를 정리하다 아버지가 20년 전 가입한 종신보험이 나왔습니다. 계약자와 피보험자는 아버지, 사망보험금 수익자는 '법정상속인'으로 적혀 있고 보험금은 1억원입니다. 보험회사 상담원은 아버지가 사망 두 달 전 입원·수술을 하고도 청구하지 않은 입원·수술보험금 310만원이 있으니 함께 청구하라고 안내했습니다. 친척들은 보험금을 받는 순간 빚까지 물려받는다며 아무것도 손대지 말라고 합니다.
사례 ② 회사가 사망퇴직금을 누구에게 줘야 하는지 묻습니다
B씨의 남편은 한 제조업체에서 14년 근무하다 2026년 8월 26일 출장지에서 쓰러져 숨졌습니다. 남편은 지인의 사업자금 대출에 연대보증을 서 두었고, 그 채무가 1억 5천만원 남아 있습니다. 회사는 사망퇴직금 6,200만원과 8월분 미지급 급여 380만원을 정산해 두었다며 수령인을 정해 달라고 했습니다. 취업규칙에는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유족에게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받은 부의금은 1,800만원, 장례비는 1,250만원이 들었습니다. B씨와 성인 아들은 상속포기를 생각하고 있는데, 보증채권자는 사망퇴직금을 압류하겠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남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판단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기준은 '고인의 재산이었는가'입니다. 상속포기는 고인에게 속했던 재산과 빚을 한꺼번에 받지 않겠다는 선택입니다. 법률이나 계약에 따라 처음부터 유족에게 직접 생기는 권리는 상속재산이 아니므로, 상속포기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고 받아도 단순승인이 되지 않습니다.
- 사망보험금은 수익자란이 결론을 정합니다. 수익자가 특정인이나 '상속인'으로 지정되어 있거나, 지정이 없어 상법에 따라 상속인이 수익자가 되는 경우에는 상속인의 고유재산입니다. 반면 고인이 살아서 이미 받을 수 있었던 입원·수술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은 상속재산이고, 고인 본인이 수익자인 사망보험금도 상속재산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유족연금·유족급여는 법이 받을 사람을 정한 돈입니다. 국민연금 유족연금, 공무원·군인·사립학교교직원 연금의 유족급여, 산재보험 유족급여는 수급권자의 고유한 권리이므로 상속포기를 해도 받을 수 있습니다.
- 사망퇴직금은 지급 규정의 문언에 따라 갈립니다.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고인의 근로 대가여서 상속재산이지만, 단체협약 등 지급 규정이 근로기준법상 유족에게 지급하도록 정해 두었다면 유족의 고유재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지급 급여는 상속재산입니다.
- 부의금은 상속재산이 아닙니다. 판례는 부의금을 유족에게 증여된 돈으로 보고, 장례비에 먼저 충당한 뒤 남은 금액을 상속인들이 나누도록 하고 있습니다.
- 상속포기와 세금은 따로 움직입니다. 민법상 고유재산이라도 고인이 보험료를 낸 사망보험금이나 퇴직금은 세법상 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 계산에 들어가고, 상속을 포기한 사람도 그 범위에서 납부의무를 질 수 있습니다.
사망보험금 — 수익자란이 결론을 정합니다
- 수익자가 특정인으로 지정된 경우 — 배우자나 자녀의 이름이 수익자로 적혀 있다면 보험금청구권은 처음부터 그 사람의 것입니다. 상속재산이 아니므로 상속포기를 해도 받을 수 있고, 고인의 채권자가 이 보험금을 고인의 재산으로 보고 압류할 수도 없습니다.
- 수익자가 '상속인' 또는 '법정상속인'으로 지정된 경우 — 대법원은 계약자가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면서 수익자를 상속인으로만 지정한 생명보험에서, 상속인이 받는 보험금청구권은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상속인의 고유재산이고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1. 12. 28. 선고 2000다31502 판결). 상속인이 여럿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자의 상속분 비율로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 수익자를 지정하지 않은 경우 — 상법은 계약자가 수익자를 지정하기 전에 보험사고가 생기면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수익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법률 규정에 따라 상속인이 수익자가 된 경우도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보았고, 상해의 결과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해보험에도 같은 법리를 적용했습니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
- 고인 본인이 사망보험금 수익자인 경우 — 수익자가 피보험자 본인으로 되어 있다면 보험금청구권은 고인에게 귀속되었다가 상속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이 경우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되어, 상속을 포기하면 받을 수 없고 포기 전에 받으면 처분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 고인이 살아서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 — 사망 전 입원·수술·진단으로 이미 발생한 보험금, 고인이 계약자인 다른 보험의 해지환급금이나 만기환급금은 고인의 재산입니다. 사망보험금과 같은 보험회사에서 나오더라도 법적 성격은 전혀 다릅니다.
- 청구 기한 — 보험금청구권은 상법상 3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상속포기 여부를 정하느라 사망보험금 청구까지 미루다 기한을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례 ①의 A씨 가족이 받는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1억원은 수익자가 '법정상속인'으로 지정되어 있으므로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입니다. 상속포기를 해도 받을 수 있고, 받는다고 해서 아버지의 빚 2억 1천만원을 떠안게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상담원이 함께 청구하라고 한 입원·수술보험금 310만원입니다. 이 돈은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이미 아버지에게 생긴 권리이므로 상속재산이고, 상속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청구해서 받으면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청구서 한 장에 여러 항목을 함께 적는 일이 흔하므로, A씨 가족은 사망보험금만 청구한다는 점을 청구서와 상담 기록에 분명히 남겨야 합니다.
유족연금·유족급여 — 법이 받을 사람을 정한 돈
- 국민연금 유족연금 — 가입자나 수급권자가 사망하면 국민연금법이 정한 유족이 받습니다. 순위는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순입니다. 고인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이어야 하고, 배우자를 제외한 유족은 나이나 장애 등 요건도 갖춰야 합니다. 받을 사람을 법이 직접 정해 두었다는 점에서 상속과 구조가 다르며, 수급권자의 고유한 권리로 다뤄집니다. 유족연금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의 반환일시금, 반환일시금을 받을 유족도 없을 때 일정 범위의 가족에게 지급되는 사망일시금도 국민연금법이 받을 사람을 직접 정한 급여입니다.
- 공무원·군인·사립학교교직원 연금의 유족급여 — 각 연금법이 유족의 범위와 순위를 따로 정하고 있으며, 유족연금과 유족일시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유족이 직접 취득하는 권리로 봅니다.
- 산재보험 유족급여 —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유족이 유족보상연금이나 유족보상일시금을 받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하며, 이 역시 상속과 무관한 수급권자의 고유한 권리입니다.
- 상속권 상실과의 관계 —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민법상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에 따라,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부모 등 직계존속은 가정법원의 선고로 상속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유족연금 등 공적 급여에서도 이와 연동해 지급을 제한하는 법 개정이 이어지고 있으므로, 이런 사정이 있는 가족은 지급 기관에 적용 여부와 시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사례 ①에서 아버지가 국민연금 가입자였고 유족연금 요건을 갖췄다면, A씨 어머니가 받게 될 유족연금은 아버지의 빚과 상관없이 어머니 본인에게 지급되는 돈입니다. 상속포기 신고 전이든 후든 청구해도 단순승인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사례 ②의 B씨도 남편이 국민연금 가입자였다면 배우자로서 유족연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출장지에서 쓰러진 사정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면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유족급여를 받을 수 있고, 이 돈 역시 남편의 보증채무와 무관합니다. 상속을 포기해도 산재 유족급여 청구권은 그대로 남으므로, 업무상 재해 판단을 기다리느라 상속포기 결정을 기한 끝까지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사망퇴직금·미지급 급여·부의금 — 같은 날 들어온 돈이라도 갈립니다
-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상속재산입니다 — 퇴직금은 고인이 일한 대가가 퇴직 시점에 정산되는 돈이므로, 지급 규정에 특별한 정함이 없다면 고인의 재산으로 상속됩니다. 상속을 포기하면 받을 수 없고, 상속채권자의 집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규정이 유족을 수령권자로 정했다면 고유재산입니다 — 대법원은 단체협약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면 퇴직금을 근로기준법이 정한 유족에게 지급하도록 정한 경우, 개별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다른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면 수령권자인 유족은 상속인의 지위가 아니라 그 규정에 따라 직접 사망퇴직금을 취득하므로, 이는 상속재산이 아니라 유족의 고유재산이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8다283049 판결). 사망퇴직금이 근로의 대가이면서 유족의 생활보장을 위한 성격도 함께 가진다는 점이 근거입니다.
- 문언이 애매하면 다툼이 생깁니다 — "상속인에게 지급한다"고 적혀 있으면 상속재산으로 볼 여지가 크고, 단순히 "유족에게 지급한다"고만 되어 있으면 규정 전체의 체계와 취지를 따져 해석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령의 유족 순위에 따라 받을 사람이 정해지면 법정상속분대로 나누는 상속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퇴직연금으로 적립된 급여도 규약의 정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미지급 급여는 상속재산입니다 — 사망 전까지 일한 날의 임금, 퇴직에 따라 정산되는 미사용 연차수당처럼 이미 발생한 임금채권은 고인의 재산입니다. 상속포기를 생각한다면 수령을 미뤄야 합니다.
- 부의금은 유족에게 준 돈입니다 — 대법원은 부의금을 상호부조의 정신에서 유족의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고 장례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유족에게 증여된 것으로 보고, 장례비에 먼저 충당한 뒤 남는 금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상속인들이 상속분에 따라 나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인의 재산이 아니므로 상속포기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례 ②의 B씨 남편 회사 취업규칙은 사망퇴직금을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유족"에게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위 판례는 단체협약 사안이었지만 취업규칙에 같은 취지의 조항이 있는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큽니다. 남편이 생전에 회사에 다른 의사를 밝힌 사정이 없다면 사망퇴직금 6,200만원은 유족의 고유재산으로 볼 수 있고, 보증채권자가 이를 상속재산으로 보고 압류하려 한다면 B씨는 판례와 취업규칙 조항을 근거로 다툴 수 있습니다. 반면 8월분 미지급 급여 380만원은 남편의 임금채권이어서 상속재산입니다. 회사가 두 금액을 한 번에 입금하겠다고 하면, B씨는 사망퇴직금과 미지급 급여를 구분해 처리해 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하고, 상속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는 미지급 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의금 1,800만원은 유족의 돈이므로 장례비 1,250만원을 여기서 지출하는 데 문제가 없고, 남은 550만원도 상속포기와 상관없이 가족이 쓸 수 있습니다.
받아도 단순승인이 되지 않는 경계
- 상속포기는 가정법원의 수리 심판이 고지된 때 효력이 생깁니다 — 상속포기는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하지만, 신고서를 낸 것만으로 효력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상속포기 신고를 한 뒤 수리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했다면 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처분한 것이므로 단순승인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
- 효력 발생 전의 처분은 그 자체로 단순승인입니다 — 민법은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봅니다. 고인의 예금 인출·이체, 고인 명의 채권의 추심이나 변제 수령, 차량 매각이나 명의이전, 상속재산 분할협의 참여가 대표적입니다.
- 효력 발생 후에는 은닉과 부정소비가 문제입니다 — 포기의 효력이 생긴 뒤라도 상속재산을 숨기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써버리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포기했다고 고인의 재산을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 고유재산을 받는 것은 처분이 아닙니다 — 수익자 지정 사망보험금, 유족연금, 유족급여, 규정상 유족에게 귀속되는 사망퇴직금, 부의금은 처음부터 상속재산이 아니므로 언제 받든 단순승인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받은 돈을 어디에 쓰는지도 유족의 자유입니다.
- 장례비는 합리적 범위에서 인정됩니다 — 대법원은 고인의 보험 해약환급금을 장례비로 쓴 한정승인 사안에서, 장례비가 고인이나 상속인의 사회적 지위와 지역 풍속에 비추어 합리적인 범위라면 상속비용으로 정당하게 쓴 것이라고 보아 단순승인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범위를 넘는 지출은 달리 평가될 수 있으므로 영수증을 남겨야 합니다.
사례 ①의 A씨 가족이 이 경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아버지의 예금 280만원과 승용차입니다. 장례비로 합리적인 범위에서 쓰는 것은 허용될 수 있지만, 생활비나 아버지의 다른 빚을 갚는 데 쓰면 처분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승용차를 팔거나 가족 명의로 옮기는 것은 명백한 처분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그 사실을 알았다면 A씨 가족의 상속포기 신고 기한은 2026년 11월 3일까지입니다. 반대로 종신보험 사망보험금과 어머니의 유족연금은 언제 받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례 ②의 B씨도 남편이 사망한 날 그 사실을 알았다면 2026년 11월 26일까지 상속포기 신고를 마쳐야 하고, 신고 후에도 수리 심판문을 받을 때까지는 남편 명의 계좌와 미지급 급여에 손대지 않아야 합니다. 회사가 요청과 달리 미지급 급여를 입금했다면 쓰지 말고 따로 보관하면서 입금 경위를 기록해 두고, 처리 방법을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속포기와 세금은 따로 움직입니다
- 사망보험금은 세법상 상속재산으로 봅니다 — 상속세및증여세법은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받는 생명보험·손해보험의 보험금 가운데 피상속인이 계약자였거나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낸 부분을 상속재산으로 간주합니다. 민법상 고유재산이라는 결론과는 별개입니다.
- 퇴직금도 원칙적으로 상속재산으로 봅니다 — 피상속인에게 지급될 퇴직금·퇴직수당·공로금·연금 등이 사망으로 지급되면 상속재산으로 봅니다. 민법상 유족의 고유재산인 사망퇴직금도 세법에서는 상속세 계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공적 유족급여는 상속재산으로 보지 않습니다 — 국민연금법상 유족연금과 사망으로 지급되는 반환일시금, 공무원·사립학교교직원·군인 연금과 재해보상법에 따른 유족급여, 산재보험의 유족보상연금·유족보상일시금, 업무상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에게 사업주가 지급하는 유족보상금 등은 상속재산으로 보지 않습니다.
- 상속을 포기한 사람도 상속세 납부의무를 질 수 있습니다 — 세법은 상속세 납부의무를 정할 때 상속을 포기한 사람도 상속인에 포함합니다. 상속재산으로 간주되는 보험금 등을 받았다면 그 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나눠 내야 합니다. 다만 상속재산 총액이 각종 공제 범위 안이면 실제로 낼 세금은 없을 수 있습니다.
- 고인의 체납 국세는 보험금 범위에서 승계될 수 있습니다 — 국세기본법은 고인이 국세 납부의무의 승계를 피하면서 재산을 물려주려고 상속인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계약을 맺은 경우,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한 상속인이 받은 사망보험금 전액을 상속받은 재산으로 보아 그 한도에서 고인의 국세 납부의무를 승계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을 포기한 사람도 이때는 상속인으로 봅니다. 고인이 세금을 체납한 상태에서 보험료를 낸 경우에는 단순승인한 상속인이 받은 보험금 가운데 체납 기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도 상속받은 재산에 더해집니다. 일반 채권자의 빚과 달리 국세 체납은 보험금에서 회수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 조항은 여러 차례 개정되었으므로 체납이 있다면 현행 조문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례 ①의 A씨 가족은 아버지가 보험료를 낸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1억원을 받으므로, 세법상으로는 이 금액이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아버지의 채무가 재산보다 훨씬 크고 각종 공제도 있어 실제 납부세액이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아버지에게 체납 세금이 있었고, 이 보험이 체납 세금의 승계를 피하면서 재산을 물려주려는 목적으로 맺어진 것으로 인정되면 보험금 범위에서 그 세금을 대신 내야 할 수 있습니다. 20년 전에 가입한 보험이라는 사정, 가입 당시와 보험료 납입 기간 동안 체납이 있었는지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로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례 ②의 B씨가 산재 유족급여를 받게 된다면 그 돈은 상속재산으로 보지 않지만, 사망퇴직금 6,200만원은 상속세 계산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보험금을 받으면 빚도 떠안는다"는 말만 믿고 사망보험금 청구를 미루는 것 — 수익자가 지정된 사망보험금은 상속과 무관한 유족의 권리이며, 청구하지 않으면 3년의 소멸시효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 반대로 "보험회사 돈은 다 괜찮다"며 미청구 입원·수술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까지 한꺼번에 받는 것 — 고인에게 이미 생긴 권리는 상속재산이어서 처분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상속포기 신고서를 낸 직후 고인의 계좌를 정리하거나 차량을 처분하는 것 — 수리 심판이 고지되기 전이면 포기의 효력이 생기지 않은 상태라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고인의 예금으로 장례와 무관한 비용을 치르는 것 — 생활비, 고인의 병원비 잔금이나 카드대금 변제는 장례비와 달리 처분이나 부정소비로 볼 여지가 큽니다.
- 회사 규정을 확인하지 않고 미지급 급여와 사망퇴직금을 한꺼번에 받는 것 — 상속재산인 미지급 급여를 받는 순간 처분 문제가 생기고, 고유재산으로 지킬 수 있었던 사망퇴직금까지 성격 다툼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포기 신고 전에 사망보험금을 이미 받았습니다. 이제 포기할 수 없나요?
수익자가 지정되어 있거나 상속인이 수익자가 되는 사망보험금이라면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므로, 미리 받았더라도 상속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시기에 고인의 입원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처럼 상속재산인 돈을 함께 받았다면 그 부분이 쟁점이 될 수 있으므로, 보험회사의 지급 내역서를 받아 항목별로 무엇이 지급되었는지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Q. 가족이 모두 상속을 포기해도 '법정상속인' 수익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나요?
수익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한 보험금은 보험사고 당시 상속인의 지위에서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생기는 고유재산이어서, 상속을 포기했다고 수익자 지위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와 실무의 태도입니다. 사례 ①의 A씨 가족이 모두 포기하더라도 사망보험금은 세 사람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동상속인 사이의 비율은 원칙적으로 상속분에 따르고, 일부만 포기한 경우 등에는 보험회사와 지급 비율에 관한 이견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약관과 지급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Q.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는데, 가해자 쪽 보험사에서 나오는 배상금도 받을 수 있나요?
성격이 다릅니다. 가해자 측이 지급하는 손해배상금 가운데 고인이 살았다면 벌었을 수입과 고인 본인의 위자료는 고인에게 생긴 손해배상청구권이 상속되는 것이어서 상속재산입니다. 상속을 포기하면 이 부분은 받을 수 없고, 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받으면 처분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가족을 잃은 유족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유족 고유의 권리입니다. 배상금 규모가 고인의 빚보다 크다면 상속포기보다 한정승인이 유리할 수 있으므로, 금액을 항목별로 받아 비교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고인이 직접 든 보험의 사망보험금은 앞서 본 수익자 기준을 따릅니다.
체크리스트
- 사망일과 사망 사실을 안 날을 기록하고, 상속포기 신고 기한인 3개월이 끝나는 날을 달력에 표시합니다.
-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와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로 고인의 재산·채무·보험 가입 내역·체납 세금을 한꺼번에 확인합니다.
- 보험마다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를 확인해, 유족이 받는 사망보험금과 고인 생전에 발생한 보험금·환급금을 나눠 적어 둡니다.
- 회사에 단체협약·취업규칙·퇴직연금 규약의 사망퇴직금 조항을 요청하고, 사망퇴직금과 미지급 급여를 구분해 처리해 달라고 서면으로 요청합니다.
- 국민연금공단 등 각 연금 기관과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요건을 확인하고, 업무와 관련된 사망이 의심되면 산재 유족급여 청구를 준비합니다.
- 상속포기 수리 심판문을 받을 때까지 고인의 예금·차량·채권에는 손대지 않고, 장례비 지출은 영수증과 함께 기록합니다.
- 가족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빚이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가므로, 손자녀, 고인의 부모, 형제자매 등 후순위 가족에게 미리 알리고 함께 대응합니다. 후순위 가족까지 포기 절차를 밟기 어렵다면 한 사람이 한정승인을 하는 방법도 함께 검토합니다.
상속포기를 한다고 유족의 생계 수단까지 모두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과 계약이 처음부터 유족에게 준 돈은 고인의 빚과 상관없이 받을 수 있고, 위험한 것은 고인의 재산과 유족의 돈이 한 통장, 한 청구서 안에서 섞이는 순간입니다. 보험증권의 수익자란과 회사 규정의 문언을 먼저 확인하고, 수리 심판이 나올 때까지 고인의 재산에는 손대지 않는 두 가지 원칙만 지켜도 대부분의 실수는 피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보험금과 퇴직금의 성격은 보험증권과 지급 규정의 문언에 따라, 단순승인 해당 여부는 행위의 시점과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