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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알바로 현금을 전달했다가 입건됐다면 — 보이스피싱 수거책 혐의의 처벌과 방어 포인트

보이스피싱 수거책
법률 정보⚖️고액 알바로 현금을 전달했다가 입건됐다면 — 보이스피싱 수거책 혐의의 처벌과 방어 포인트LAWSEE

구인 앱에서 '외근 수금 보조, 일당 15만원, 당일 지급'이라는 고액 알바 공고를 보고 지원했을 뿐인데, 어느 날 약속 장소에서 현금 봉투를 건네받는 순간 경찰이 다가와 체포 사실을 알립니다. 회사가 시킨 대로 고객에게 돈을 받아 지정된 계좌로 입금했을 뿐이라고 설명해도, 수사기관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서 사기의 공범이라고 봅니다. 본인은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법은 그 사람이 받은 돈이 피해자가 속아서 내놓은 돈이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이 글에서는 구인광고를 보고 현금을 받아 전달한 사람이 사기의 공범으로 처벌되는 기준을 정리합니다. 수거책이 공동정범이 되는 경우와 방조범에 그치는 경우의 차이, 대법원이 미필적 고의를 판단할 때 살피는 구체적인 사정, 2023년 이후 차례로 무거워진 법정형과 현행 양형기준, 그리고 수사 단계의 방어 포인트와 피해 회복을 통한 양형 대응까지 순서대로 살펴봅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법무 사무 보조라던 일이 매번 낯선 이름으로 돈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대학 휴학생 A씨(24세)는 2026년 6월 초 구인 앱에서 '법무 사무소 외근 보조, 일당 15만원과 건당 수당'이라는 공고를 보고 메신저로 지원했습니다. 면접 없이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만 보낸 뒤 바로 업무 지시를 받았습니다. 6월 9일부터 18일까지 지시받은 장소에서 노인 피해자 3명을 만나 네 차례에 걸쳐 합계 4,200만원을 받았고, 그때마다 메신저로 받은 '대출 완납 확인서' 파일을 편의점에서 출력해 건넸습니다. 받은 돈은 수당을 뗀 뒤 ATM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100만원씩 나누어 입금했습니다. 열흘 동안 A씨가 챙긴 돈은 약 130만원입니다. 다섯 번째 약속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봉투를 받으려던 순간 잠복 중이던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A씨는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고 말합니다.

사례 ② 화상 면접과 근로계약서까지 있었습니다
식당을 폐업하고 일자리를 찾던 B씨(52세)는 2026년 3월 대형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채권관리 법인 현장 수금직, 월 260만원' 공고에 지원했습니다. 회사 홈페이지와 사업자등록번호를 확인했고, 화상 면접을 거쳐 전자 근로계약서도 작성했습니다. 3월 23일 첫 업무로 연체 대금을 현금으로 정산하려 한다는 고객을 만나 1,800만원을 받았고, 회사가 알려준 법인 명의 계좌에 본인 이름으로 입금한 뒤 영수증 사진을 보고했습니다. 다음 날 두 번째 수금 지시를 받으면서 고객과 절대 직접 통화하지 말라는 말에 이상함을 느낀 B씨는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문의했고, 그 과정에서 사기 혐의 피의자로 입건되었습니다. 피해자는 1,800만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현금을 직접 받은 사람은 대개 공동정범으로 다뤄집니다. 피해자에게서 돈을 받는 행위는 사기의 결과를 실현하는 마지막 실행 단계여서, 전화로 속인 사람과 역할만 나누었을 뿐 같은 범죄를 함께 저지른 것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 보이스피싱이라는 확신까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면 충분하고, 전체 범행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 '몰랐다'는 주장은 정황으로 판가름 납니다. 채용 경위, 업무 방식, 건넨 문서, 송금 방법, 보수, 나이와 경력 같은 사정을 모아 판단하므로, 같은 수거 행위라도 결론이 갈립니다.
  •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2023년 11월 17일부터 대면편취형도 특별법상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포함되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대상이 되었고, 형법상 사기죄의 법정형도 2025년 12월 23일부터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되었습니다.
  • 양형에서는 가담 정도와 피해 회복이 핵심입니다. 현행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보이스피싱을 '조직적 사기'로 분류하고, 단순 가담과 실질적 피해 회복을 주요 감경 사유로 둡니다.
  • 형사에서 무죄가 나와도 민사 책임은 따로 남을 수 있습니다. 민사상 공동불법행위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책임 근거가 될 수 있어,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는 별도로 대비해야 합니다.

수거책이 사기의 공범이 되는 구조 — 공동정범과 방조

  • 분업 구조 — 보이스피싱 조직은 총책, 관리책, 모집책, 전화로 속이는 유인책, 돈을 받아 오는 현금수거책과 전달책으로 역할을 나누고, 조직원끼리도 서로를 잘 모르는 점조직 형태로 움직입니다. 법원도 이런 운영 현실을 전제로 공범 여부를 판단합니다.
  • 공모의 방식 — 공동정범이 되기 위해 모든 공범이 한자리에 모여 모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가 통하면 공모가 성립하고, 기망 방법을 구체적으로 몰랐더라도 공모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 수거 행위의 의미 — 피해자가 속아서 내놓은 돈을 받는 순간 편취가 완성됩니다. 그래서 수거책은 단순 심부름꾼이 아니라 범행의 마지막 실행 단계를 맡은 사람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방조범과의 차이 — 범행을 함께 실현하려는 의사 없이 남의 범죄를 돕는 데 그친 경우는 방조범이 되고, 형법상 종범의 형은 정범보다 감경됩니다. 다만 현금을 직접 받은 사람에게 방조범만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 함께 문제 되는 죄 — 위조된 금융기관 문서를 출력해 건넸다면 문서위조와 위조문서행사,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입금했다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금융실명법·주민등록법 위반이 따로 붙을 수 있습니다.

사례 ①의 A씨는 네 차례 현금을 직접 받았고, 매번 금융기관 명의 문서를 건넸으며, 타인의 인적사항으로 돈을 쪼개어 입금했습니다. 이런 사정이라면 사기의 공동정범 외에도 사문서위조·행사, 범죄수익은닉, 금융실명법과 주민등록법 위반이 함께 문제 될 가능성이 큽니다. 돈을 받기 전에 체포된 다섯 번째 건도 미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면 사례 ②의 B씨는 한 차례 받은 돈을 본인 명의로 입금했고 위조 문서도 건네지 않았습니다. 같은 수거 행위라도 쟁점의 범위와 무게가 처음부터 다릅니다.

'몰랐다'는 주장은 어떻게 판단되나 — 미필적 고의의 판단 요소

수거책이 고의를 부인하고 다른 조직원의 진술도 없을 때, 법원은 간접 정황을 모아 고의를 판단합니다.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은 고의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 채용 경위 — 업무를 맡긴 사람을 직접 만났는지, 면접과 신원 확인을 거쳤는지, 근로계약서나 업무위탁계약서가 정상적으로 작성되었는지를 봅니다.
  • 의사연락의 내용과 수단 — 메신저로만 지시를 받았는지, 장소와 상대방 정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받았는지가 고려됩니다.
  • 피해자를 만났을 때의 언동 — 자기 소속과 다른 이름이나 직함을 대며 돈을 받았는지, 피해자에게 어떤 말을 하도록 지시받았는지를 봅니다.
  • 문서의 성격 — 피해자에게 건넨 공문서·사문서가 있다면 그 생성 경위와 작성명의, 그리고 자신이 맡았다고 믿은 업무와 관련이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 횟수·금액과 송금 방법 — 수거 횟수와 액수, 받은 돈을 다시 넘길 때 제3자의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를 썼는지가 핵심 정황으로 다뤄집니다.
  • 보수와 개인 사정 — 보수의 크기와 지급 방식, 그리고 본인의 나이·지능·사회 경력이 함께 고려됩니다.

위 판결 사안에서 대법원은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린 당일 메신저로 연락을 받고 면접이나 근로계약 없이 일을 시작한 점, 도착 직전에야 피해자 인상착의를 전달받은 점, 부동산 조사 업무라던 일에서 금융감독원장 명의 문서를 출력해 건넨 점, ATM에서 모르는 사람들의 인적사항으로 100만원씩 나누어 송금한 점 등을 들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사례 ①의 A씨는 이 사안과 거의 같은 구조입니다. 법무 사무 보조라던 일이 노인을 만나 대출 완납 확인서를 건네고 현금을 받는 일이었고, 타인 명의로 돈을 쪼개 입금했습니다. A씨가 젊고 사회 경험이 적다는 사정만으로 이 정황들을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사례 ②의 B씨는 공개 구인 사이트, 화상 면접, 근로계약서, 본인 명의 입금과 보고 기록, 그리고 스스로 의심을 품고 경찰에 문의한 경위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은 고의를 부정하는 방향의 정황이 됩니다. 다만 위 2024도10141 사건의 원심도 채용 과정에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었고 송금 내역을 보고하며 메시지를 남겨 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다른 정황들을 더 무겁게 보아 이를 파기했습니다. 정상적인 외형이 일부 있다는 것만으로 결론을 낙관할 수는 없고, 화상 면접 상대가 실제 회사 관계자였는지, 첫 수금 때 이미 의심할 만한 지시가 있었는지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법이 적용되고 형은 얼마나 무거운가

  •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위반 — 흔히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 부르는 이 법은 2023년 11월 17일 시행된 개정으로 피해자에게서 자금을 '교부받는' 행위, 즉 대면편취형을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정의에 넣었습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둘을 함께 부과할 수 있고,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2026년 10월부터는 법 이름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으로 바뀌었습니다.
  • 형법상 사기죄 — 2025년 12월 23일 시행된 형법 개정으로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갔습니다. 형벌 법규는 행위 당시의 법을 적용하므로, 그 이전의 수거 행위에는 종전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 양형기준상 '조직적 사기' — 현행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전기통신금융사기단의 범행을 조직적 사기의 대표적인 예로 들고, 이득액이 1억원 미만이어도 기본 권고형을 징역 1년 6월에서 3년으로 둡니다.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면 기본 권고형이 징역 2년에서 5년입니다.
  • 여러 건을 합산하는 방식 — 같은 유형의 범행이 여러 건이면 원칙적으로 이득액을 합산해 유형을 정하므로, 한 건 한 건은 작아도 수거 횟수가 늘수록 권고 형량 구간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 수당의 추징 — 수거 대가로 받은 돈은 범죄수익으로 몰수·추징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받은 수당이 적다는 사정은 양형에 일부 참작될 뿐 책임을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사례 ①과 ②는 모두 2026년에 일어난 일이어서 상향된 형법 법정형과 특별법이 모두 적용 범위에 들어옵니다. A씨는 피해액 합계 4,200만원에 다섯 번째 미수 건까지 있어 조직적 사기 1억원 미만 구간에서 출발하더라도,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한 점은 양형기준의 가중요소인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타인 명의로 돈을 쪼개 송금한 점은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로 다투어질 수 있으며, 위조 문서를 사용한 점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집행유예는 선고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일 때만 가능하므로, A씨에게는 형량 구간을 낮추는 감경 요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지점이 됩니다.

수사 단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방어 포인트

  • 자료부터 지킵니다 — 구인 공고 화면, 지원 기록, 메신저 대화, 근로계약서, 급여 입금 내역, 입금 영수증과 보고 사진은 고의를 다투는 핵심 증거입니다. 휴대폰을 초기화하거나 대화방을 나가면 오히려 은폐 시도로 비칠 수 있습니다.
  •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 언제 무엇을 보고 지원했고, 어느 시점에 어떤 지시를 받았으며, 언제 처음 이상하다고 느꼈는지를 날짜별로 정리해 두면 진술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 의심이 생긴 시점이 쟁점이 됩니다 — 처음에는 몰랐더라도 중간에 이상하다고 느끼고도 계속했다면 그 이후의 수거에는 고의가 인정되기 쉽습니다.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디부터 다툴지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 첫 조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 체포 직후 경황없이 한 진술은 이후 재판에서도 계속 비교됩니다. 조사 전에 변호인과 사실관계를 맞춰 보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추측으로 채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합니다.
  • 수사 협조의 의미 — 지시자의 계정, 입금 계좌, 다른 전달책의 정보처럼 수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하면 양형기준상 수사 협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 2026년 9월 8일 시행된 특별법 개정으로, 자본시장법에 있던 사법협조자 형벌감면 제도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에도 도입되어 수사에 협조해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밝히는 데 기여한 사람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습니다. 다만 감면 대상이 되는 죄와 구체적인 요건은 조문에 정해져 있으므로, 기소된 죄명과 행위 시점, 협조의 내용에 따라 적용 여부를 따져 봐야 합니다.

사례 ②의 B씨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스스로 경찰을 찾아간 경위와 그 전후의 기록입니다. 화상 면접 일정 안내, 전자 근로계약서, 첫 수금 직후 보낸 영수증 사진과 보고 메시지, 두 번째 지시를 받고 의문을 표시한 대화가 모두 남아 있다면, 범행에 가담하려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일관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사례 ①의 A씨는 사정이 다릅니다. 정황상 고의를 전면 부인하기 어렵다면, 의심이 언제부터 생겼는지와 조직 안에서 아무런 결정권 없이 지시만 따른 단순 가담자였다는 점을 중심으로 방향을 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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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회복과 양형 대응

  • 실질적 피해 회복의 기준 — 양형기준은 재산 피해만 있는 경우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을 회복시키거나 그 정도의 회복이 확실한 경우를 '실질적 피해 회복'으로 보고, 처벌불원과 함께 주요 감경 사유로 둡니다.
  • 합의의 범위 — 수거책은 자신이 받은 수당이 아니라 자신이 수거에 관여한 피해금 전체를 기준으로 책임을 추궁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전액이 어렵더라도 피해자별로 가능한 범위를 정해 진지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 형사공탁 —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공탁할 수는 있지만, 법원은 공탁에 대한 피해자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며 공탁금 회수도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양형기준 역시 공탁을 곧바로 실질적 피해 회복으로 보지 않고 피해자의 의견과 회수 가능성 등을 신중히 살피도록 하고 있습니다.
  • 지급정지와 환급 — 대면편취형도 2023년 11월부터 피해구제 대상이 되어, 수거한 돈이 입금된 계좌를 수사기관이 확인하면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입금 영수증과 계좌 정보를 빨리 제출할수록 피해금이 묶여 피해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 단순 가담과 미필적 고의의 차이 — 조직적 사기 유형에서는 범행을 주도하지 않고 매우 단순한 실행행위만 맡은 '단순 가담'이 특별 감경요소이자 집행유예의 긍정적 주요참작사유입니다. 반면 현행 양형기준은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를 일반사기 유형에 한해 집행유예의 긍정적 주요참작사유로 두고 있어, 조직적 사기로 분류되는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이 사정만으로 유리하게 평가받기 어렵습니다.
  • 집행유예 판단에 쓰이는 손해 규모 — 양형기준은 최종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손해액이 5,000만원 미만이면 '실질적 손해의 규모가 상당히 작은 경우'로 보아 집행유예의 긍정적 주요참작사유로,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것(미합의)과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는 부정적 주요참작사유로 둡니다. 피해 회복의 정도가 형량 구간뿐 아니라 실형 여부에도 직접 영향을 주는 셈입니다.

사례 ①의 A씨가 받은 수당은 130만원이지만 피해자들의 손해는 4,200만원입니다. 수당을 돌려주는 정도로는 실질적 피해 회복에 한참 못 미치므로, 피해자별로 분할 합의를 시도하고 입금에 사용된 계좌 정보를 제출해 지급정지와 환급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 실질적인 양형 자료가 됩니다. A씨는 피해액 합계가 5,000만원에 못 미쳐 손해 규모 면에서는 집행유예에 유리한 사유가 될 여지가 있지만, 합의하지 못하면 미합의가, 타인 명의로 쪼개 송금한 점은 은닉 정황이 불리한 사유로 맞설 수 있어 합의 여부가 결과를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사례 ②의 B씨는 무죄를 다투더라도 피해자의 1,800만원 손해 문제는 별도로 남습니다. 형사에서 고의가 부정되더라도, 민사에서는 조금만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던 사정을 놓쳐 범행을 쉽게 만든 과실에 의한 방조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죄를 다투면서도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가능하고, 이때는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가 아니라는 점을 합의서에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지시자에게 상황을 알리거나 대화방을 삭제하는 것 — 증거인멸 시도로 비쳐 구속 사유가 될 수 있고, 고의를 다툴 자료도 함께 사라집니다.
  • '몰랐다'는 말만 반복하며 구체적인 경위를 설명하지 않는 것 — 법원은 정황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정상적인 업무로 믿은 이유를 자료와 함께 보여주지 못하면 부인 자체가 설득력을 잃습니다.
  • 이상하다고 느낀 뒤에도 이번만이라며 수거를 계속하는 것 — 그 이후의 행위는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앞선 행위에 대한 판단에도 영향을 줍니다.
  • 받은 수당만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 수거책의 책임은 자신이 관여한 피해금 전체를 기준으로 논의되며, 수당 반환만으로는 양형에서 의미 있는 피해 회복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거나 반복해서 연락해 합의를 재촉하는 것 — 양형기준은 합의 시도 중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을 불리한 사정으로 보고, 경우에 따라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 번만 했고 받은 돈도 10만원뿐인데 처벌되나요?
횟수와 수당은 고의 판단과 양형에 영향을 주지만, 그것만으로 범죄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한 번이라도 피해자의 현금을 받았고 그 일이 정상 업무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면 공범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례 ②처럼 채용과 업무 외형이 정상적으로 보였고 스스로 의심해 신고한 사정이 있다면 고의를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Q. 회사가 보내 준 재직증명서나 위임장을 들고 갔는데도 제 책임인가요?
문서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그 문서가 누구 명의로, 어떤 경위로 만들어졌는지와 자신이 맡았다고 믿은 업무와 관련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메신저로 파일을 받아 직접 출력한 금융기관 명의 문서라면 오히려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받지 않나요?
사기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범죄가 아닙니다. 합의는 처벌 여부보다는 형량과 집행유예 여부를 정하는 데 중요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합의는 가능한 한 이른 단계에서, 피해 금액을 기준으로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무죄를 받으면 피해자에게 배상할 책임도 없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은 고의를 엄격하게 증명해야 하지만, 민사 손해배상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공동불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수거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형사 결과와 별도로 민사 책임의 범위를 검토해 두어야 합니다.

체크리스트

  • 구인 공고, 지원 기록, 메신저 대화, 계약서, 급여·수당 입금 내역을 지우지 말고 원본 그대로 보관하며 따로 백업해 둡니다.
  • 지원부터 체포 또는 입건까지의 경위를 날짜와 시간 순서로 적고, 처음 의심이 든 시점을 분명히 해 둡니다.
  • 수거한 날짜·장소·금액과 돈을 넘긴 방법(입금 계좌, 전달받은 사람)을 건별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출할 수 있게 합니다.
  • 지시자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새로운 업무 지시가 와도 응하지 않습니다.
  • 첫 조사 전에 변호인과 상의해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정리합니다.
  • 피해자별 피해액을 파악하고, 무죄를 다투는 경우에도 피해 회복 방안을 함께 검토합니다.
  • 받은 수당은 쓰지 말고 따로 보관해 추징이나 피해 회복에 대비합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건은 무엇을 했는가보다 그때 무엇을 알 수 있었는가를 두고 다투는 사건입니다. 채용 과정과 업무 방식이 정상과 얼마나 달랐는지, 그 차이를 느꼈을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가 결론을 가르고, 결론이 유죄 쪽으로 기울면 그다음에는 가담 정도와 피해 회복이 형량을 정합니다.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진 지금은 처음 입건된 시점의 자료 보존과 첫 진술이 이후 모든 단계의 출발점이 되므로, 조사에 응하기 전에 사실관계부터 차분히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수거책의 고의 인정 여부와 적용 법조, 형량은 채용 경위와 업무 방식, 행위 시점, 피해 회복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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