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병원 진료가 오후 3시에 잡혀 있어 두 시간만 일찍 나가면 되는데, 회사는 "연차는 하루 단위로만 쓸 수 있다"며 하루를 통째로 쓰라고 합니다. 몇 년 동안 자연스럽게 써 오던 반차와 반반차를 어느 날 공지 한 장으로 없애겠다는 회사도 있고, 제도는 남겨 두되 반차를 자주 쓰는 직원에게 "근태가 좋지 않다"며 평가를 낮게 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연차가 법이 정한 권리라는 것은 알지만, 그 연차를 나누어 쓰는 것까지 권리인지, 회사가 막으면 무엇을 근거로 다툴 수 있는지에서 상담이 시작됩니다.
이 글에서는 반차·반반차·시간 단위 연차가 지금 어떤 근거로 운영되고 있는지, 회사가 기존 제도를 줄이거나 없앨 때 거쳐야 하는 절차, 2026년 6월 개정되어 2027년 6월 10일부터 시행되는 연차 분할 청구권의 내용과 아직 정해지지 않은 부분, 같은 개정으로 신설된 연차 사용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 금지, 그리고 나누어 쓴 연차의 계산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공지 한 장으로 반차·반반차를 없앤 회사
A씨는 상시 근로자 40명인 물류회사의 사무직으로 2022년 3월부터 일하고 있으며, 2026년에 쓸 수 있는 연차는 16일입니다. 회사 취업규칙에는 "연차휴가는 반일 단위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취업규칙에는 없지만 2023년부터는 2시간 단위 반반차도 결재 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2026년 9월 15일 사내 게시판에 "10월 1일부터 반차와 반반차를 폐지하고 연차는 1일 단위로만 승인한다"고 공지했습니다. A씨는 초등학생 자녀의 정기 진료 때문에 2주에 한 번 오후 두세 시간씩 자리를 비워야 하고, 올해 9월까지 반차 4회와 반반차 6회를 썼습니다.
사례 ② 반차를 자주 썼다는 이유로 낮아진 평가
B씨는 상시 근로자 15명인 디자인 회사에서 일합니다. 회사 취업규칙상 반차 사용이 허용되어 있어 B씨는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오후 반차를 9회 사용했고, 모두 사전에 결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2026년 7월 상반기 평가에서 팀장은 "반차가 잦아 업무 몰입도가 낮다"는 의견과 함께 C등급을 주었고, 그 결과 성과급은 지난해 같은 시기 1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회사는 같은 달 B씨에게 '근태 관리 소홀'을 사유로 한 경고장을 보내면서 "앞으로 반차는 월 1회만 허용한다"고 통보했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지금은 법이 정한 권리가 아닙니다 — 2026년 10월 현재 시행 중인 근로기준법은 연차휴가를 '일' 단위로 정할 뿐, 반차나 시간 단위 사용을 근로자가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반차는 취업규칙·단체협약·노사 합의로 운영되는 제도입니다.
- 회사 규정에 있는 반차는 근로조건입니다 — 취업규칙에 반차 조항이 있다면 공지 한 장으로 없앨 수 없습니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그런 노조가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 2027년 6월 10일부터는 법적 권리가 됩니다 — 2026년 6월 9일 공포된 개정 근로기준법 제60조는 근로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간 단위와 일수의 범위에서 연차를 나누어 청구하면 사용자가 이를 주어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구체적인 단위와 일수는 시행령에 맡겨져 있어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 연차를 썼다는 이유의 불이익이 명문으로 금지됩니다 — 같은 개정으로 연차휴가의 청구나 사용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나누어 쓴 연차만이 아니라 연차 전체에 적용되며, 시행일은 마찬가지로 2027년 6월 10일입니다.
- 회사의 시기 변경권은 그대로 남습니다 — 개정 후에도 회사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경우에만 시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반차는 관리가 번거롭다"는 사정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 적용 대상은 연차 규정과 같습니다 —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에서 4주 평균 1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됩니다.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는 연차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지금 반차는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가
- 법은 '일' 단위만 정합니다 — 근로기준법은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 1년 미만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 3년 이상 근로자에게는 최초 1년을 넘는 근속 2년마다 1일을 더해 최대 25일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휴가의 단위는 모두 '일'입니다.
- 나누어 쓰는 것은 합의의 영역입니다 — 고용노동부는 연차휴가를 1일 단위로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노사가 합의하면 반일 단위로 나누어 쓸 수 있고, 이때 반일 휴가 2회를 연차 1일로 계산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2시간 단위 반반차나 1시간 단위 연차도 같은 논리로 취업규칙이나 합의로 정해 운영하는 것이 현재의 실무입니다.
- 근거가 되는 문서 — 취업규칙의 휴가 조항, 단체협약, 근로계약서, 사내 휴가 운영 지침, 그리고 결재 시스템에서 실제로 반차 신청이 가능했는지가 모두 근거가 됩니다. 상시 10명 이상 사업장은 휴가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적어 신고해야 하므로, 먼저 취업규칙을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근거가 전혀 없다면 — 회사에 반차 제도가 아예 없다면, 현재로서는 근로자가 "반일만 쓰겠다"고 요구해도 회사가 이를 받아들일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하루 단위 연차를 청구하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고, 회사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그 시기를 바꿀 수 없습니다.
- 하루 연차의 거부는 처벌 대상입니다 — 연차휴가를 주지 않거나,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정당한 사유 없이 휴가를 주지 않는 것은 현행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위반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나누어 쓰기'와 '하루 쓰기'는 법적 무게가 다릅니다.
사례 ①의 A씨에게 반차는 취업규칙에 적힌 근로조건입니다. 반면 반반차는 취업규칙에는 없고 결재 시스템으로만 운영되어 왔으므로 근거의 강도가 다릅니다. 대법원은 어떤 운영 방식이 노사관행으로 인정되려면 오랜 기간 반복되어 사실상의 제도로 확립되고, 노사 모두 그것을 따라야 할 규범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모든 직원에게 일관되게 허용되어 왔다면 다툴 여지는 있지만, 취업규칙에 명시된 반차보다 회사가 정비하기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A씨가 반차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진료가 있는 날 하루 연차를 청구하는 것은 회사가 막을 수 없습니다.
회사가 반차를 없애거나 줄이려 할 때
-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 반차 조항을 삭제하거나 사용 횟수를 새로 제한하는 것은 근로자가 휴가를 쓸 수 있는 방법을 좁히는 것이므로 불이익 변경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이 경우 과반수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동의는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의사를 모으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개별 서명을 돌리며 사실상 강요하는 방식은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 동의 없는 변경의 효력 — 대법원은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이 불리하게 바꾼 취업규칙은,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집단이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지만으로 반차를 폐지했다면 기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 근로계약서에 적혀 있다면 — 개별 근로계약서에 반차 사용이 명시되어 있다면, 취업규칙이 바뀌더라도 더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입니다. 이 부분은 근로자 본인의 동의 없이 바뀌지 않습니다.
- 운영 절차의 조정은 별개입니다 — 반차 신청 기한을 정하거나, 같은 날 같은 팀에 신청이 몰릴 때 조율하는 절차를 두는 것은 제도의 폐지와 다릅니다. 회사도 업무 공백을 관리할 필요가 있으므로, 합리적인 신청 절차를 마련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 2027년 6월 10일 이후에는 — 시행령이 정하는 범위 안의 분할 사용은 법이 보장하는 최저 기준이 되므로, 그보다 좁게 정한 취업규칙이나 계약은 그 부분에서 효력을 잃습니다. 회사가 따로 정할 수 있는 것은 그보다 넓게 허용하는 방향입니다.
사례 ①에 적용하면, 회사의 9월 15일 공지는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거쳤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습니다. 반차 폐지 부분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없었다면 효력을 다툴 수 있고, A씨는 취업규칙에 따라 반차를 계속 신청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방식입니다. 반차를 신청했는데 회사가 승인을 거부하면 그대로 자리를 비우기보다,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받아 두고 그날은 하루 연차로 바꿔 청구한 뒤 거부의 위법성은 별도로 다투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반차는 관행으로서의 효력을 다투는 문제가 남지만, 2027년 6월 10일 이후 시행령이 2시간 이하 단위를 허용한다면 그때부터는 회사 규정과 관계없이 법에 따라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2027년 6월 10일부터 달라지는 것 — 분할 청구권
- 조문의 내용 — 개정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은 근로자가 연차 유급휴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간 단위 및 일수의 범위에서 나누어 청구하면 사용자가 이를 주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나누어 쓸지를 정하는 주체가 회사가 아니라 근로자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 대상 휴가 —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해 생기는 15일, 1년 미만 근로자의 월 단위 휴가, 3년 이상 근로자의 가산휴가가 모두 포함됩니다. 입사 첫해의 신입도 분할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 시행령에 맡겨진 것 — 몇 시간 단위로 나눌 수 있는지, 1년에 며칠분까지 나누어 쓸 수 있는지는 대통령령으로 정합니다. 2026년 10월 현재 시행 중인 근로기준법 시행령에는 아직 이 내용이 없으므로, 시행일 전에 마련될 시행령을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 단계에서 "1시간 단위로 제한 없이 쓸 수 있다"거나 "반차만 허용된다"는 식의 단정은 근거가 없습니다.
- 시기 변경권과의 관계 — 개정 후 제60조 제6항은 나누어 청구한 휴가도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도록 하고,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만 회사가 시기를 바꿀 수 있게 했습니다. 회사에 주어진 것은 거부권이 아니라 시기 변경권이라는 점이 하루 연차와 같습니다.
- 최저 기준이라는 점 — 시행령이 정하는 범위는 회사가 지켜야 하는 최소한입니다. 이미 1시간 단위 연차를 운영하는 회사라면 시행령이 더 좁게 정하더라도 기존 제도를 그대로 둘 수 있고, 이를 줄이는 것은 앞서 본 불이익 변경 절차의 문제로 남습니다.
- 시행 전까지는 현행법입니다 — 2027년 6월 9일까지는 지금의 법이 적용됩니다. 개정법이 공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지금 당장 분할 사용을 요구할 권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사례 ①의 A씨는 2027년 6월 10일부터 시행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회사 규정과 관계없이 연차를 나누어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그 시점까지 1일 단위 원칙을 유지하더라도 법정 범위의 분할 청구를 거부할 수는 없고, 진료일처럼 미리 정해진 시기에 대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증명하지 못하면 시기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시행 직전에 반차를 없애는 것이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몇 달 뒤 법정 기준이 적용될 제도를 줄이느라 불이익 변경 분쟁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차를 썼다는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하면 — 신설된 불이익 금지
- 조문의 내용 — 개정 제60조 제9항은 사용자가 연차 유급휴가의 청구 또는 사용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정했습니다. 연차를 실제로 쓴 것뿐 아니라 청구한 것 자체도 보호됩니다.
- 불리한 처우의 범위 — 해고와 징계는 물론, 인사평가 하향, 승진 누락, 성과급 차등, 원하지 않는 부서 이동, 업무 배제처럼 연차 사용과 연결된 불이익이 폭넓게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시행 후 행정해석과 판례를 통해 정리될 것입니다.
- 연차 사용 횟수를 평가에 넣는 제도 — 근태 평가에서 연차나 반차 사용 횟수를 감점 요소로 삼는 방식은 개정법 시행 후 그 자체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각·무단결근과 정당하게 사용한 연차를 같은 근태 항목으로 묶어 온 회사는 평가 기준을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 시행 전인 지금의 다툼 — 아직 명문 규정이 시행되지 않았으므로 불이익의 종류에 따라 다툽니다. 해고·정직·감봉이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노동위원회에서 다툴 수 있고, 구제신청은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회사가 허용한 제도에 따라 결재까지 받고 쓴 휴가를 징계 사유로 삼는 것은 정당한 이유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증명의 문제 — 회사는 대개 다른 사유를 듭니다. 평가서의 문구, 면담 기록, 메신저 대화처럼 '연차 때문'이라는 연결 고리가 드러나는 자료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사례 ②의 B씨가 받은 경고장이 취업규칙상 징계 처분이라면, 결재를 받아 정상적으로 사용한 반차를 '근태 관리 소홀'로 본 것이므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안에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경고장을 7월에 받았다면 이 기한은 10월 중에 끝나므로, 경고장에 적힌 처분일부터 바로 확인해야 합니다. 기한이 지났다면 노동위원회 절차는 쓸 수 없고, 법원에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하는 길을 따져 보게 됩니다. 평가 C등급과 성과급 감소는 현행법상 평가 재량이 넓게 인정되는 영역이라 다투기가 쉽지 않지만, 평가 의견에 "반차가 잦아"라는 문구가 그대로 적혀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같은 일이 2027년 6월 10일 이후에 일어났다면 연차 사용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로서 개정 조항에 정면으로 위반됩니다. 또 "반차는 월 1회만"이라는 통보는 취업규칙에 정해진 반차 사용을 줄이는 것이므로, 통보만으로는 부족하고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포함한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나누어 쓴 연차의 계산 — 잔여 일수와 수당
- 환산 기준은 1일 소정근로시간 — 하루 소정근로시간이 8시간이라면 4시간 반차는 0.5일, 2시간 반반차는 0.25일입니다. 하루 7시간 근무하는 회사라면 반차도 그에 맞춰 계산해야 하므로, 반차를 '4시간'으로 고정해 둔 규정이 소정근로시간과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임금은 그대로 지급됩니다 — 나누어 쓴 시간에도 유급휴가 임금이 지급되어야 합니다. 반차를 쓴 날 급여에서 그 시간을 빼는 것은 유급휴가가 아니라 무급 조퇴로 처리한 것입니다.
- 단시간근로자는 이미 시간 단위입니다 —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단시간근로자의 연차를 통상 근로자의 휴가일수에 소정근로시간의 비율과 8시간을 곱한 시간 단위로 계산하고, 1시간 미만은 1시간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시간 단위 연차라는 개념은 이 영역에서 이미 법령에 들어와 있습니다.
- 남은 시간의 수당 — 사용 기간이 끝날 때 연차가 반일이나 몇 시간 단위로 남았다면 그 부분도 비례해 미사용 연차수당으로 정산합니다. 다만 회사가 연차 사용 촉진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면 미사용분에 대한 보상 의무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 퇴직 시 정산 — 퇴직할 때 남은 연차도 같은 방식으로 정산합니다. 회사 시스템의 사용 기록과 본인 기록이 다르면 정산액도 달라지므로, 사용 내역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례 ①의 A씨가 하루 8시간 근무한다면, 9월까지 쓴 반차 4회는 2일, 반반차 6회는 1.5일로 모두 3.5일을 사용해 12.5일이 남습니다. 회사가 10월부터 1일 단위로만 승인하겠다고 하면 남은 0.5일은 쓸 방법이 사라집니다. 이 0.5일은 회사가 정한 사용 단위 때문에 쓸 길이 막힌 것이므로, 연말에 미사용 연차수당으로 정산해 달라고 요구할 근거가 됩니다. 회사가 사용 촉진 절차를 거쳤더라도 이 부분까지 보상 의무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반차 폐지 공지가 놓친 문제가 이렇게 계산 단계에서도 드러납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개정법이 공포되었으니 이미 권리라며 회사 승인 없이 반차 단위로 자리를 비우는 것 — 2027년 6월 9일까지는 현행법이 적용되므로, 회사 규정에 근거가 없으면 무단 조퇴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 반차 신청이 거부되었는데 그대로 퇴근하는 것 — 거부가 부당하더라도 무단 이탈 자체가 징계 사유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하루 연차로 바꿔 청구하고, 거부 사유는 서면으로 받아 별도로 다투는 것이 안전합니다.
- 반차를 구두로만 신청하고 승인받는 것 — 나중에 사용 여부나 일수를 두고 다툼이 생기면 근거가 남지 않습니다. 결재 시스템이나 메일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을 씁니다.
- 사용자 입장에서 시행 직전에 반차 제도를 폐지하는 것 — 불이익 변경 절차가 필요하고, 시행 후에는 법정 기준이 적용되므로 얻는 것에 비해 분쟁 위험이 큽니다.
- 사용자 입장에서 연차·반차 사용 횟수를 근태 감점 항목에 그대로 두는 것 — 개정법 시행 후에는 연차 사용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의 직접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불이익을 받았다며 자료 없이 곧바로 사직하는 것 — 평가서, 경고장, 면담 내용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연차 사용과 불이익 사이의 연결을 증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전 반차를 쓰고 오후 4시간만 일하는 날에도 휴게시간을 줘야 하나요?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30분 이상, 8시간이면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차 날 4시간 근무에도 30분 휴게가 원칙이었고, "반차 날은 쉬지 않고 4시간만 일하고 퇴근"하는 실무 관행이 법 기준과 어긋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2026년 6월 개정으로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쓰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요청하면 휴게를 주지 않아도 되도록 바뀌었고, 이 부분은 2026년 12월 10일부터 시행됩니다. 요청의 주체는 근로자이므로, 회사가 일률적으로 휴게를 없애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Q. 입사 첫해라 연차가 몇 개 없는데, 이것도 나누어 쓸 수 있나요?
지금은 회사 규정에 따릅니다. 취업규칙의 반차 조항이 신입에게도 적용되도록 되어 있다면 쓸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하루 단위로 써야 합니다. 2027년 6월 10일부터는 1년 미만 근로자가 1개월 개근마다 받는 휴가도 분할 청구 대상에 포함되므로, 시행령이 정하는 범위에서 나누어 쓸 수 있습니다.
Q. 회사가 반차는 월 2회까지만 쓰라고 합니다. 따라야 하나요?
현재는 그 제한이 언제 생겼는지가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취업규칙에 그런 제한이 함께 정해져 있었다면 회사 제도의 내용으로 유효합니다. 반면 제한 없이 운영되던 반차에 횟수 제한을 새로 붙였다면 불이익 변경이므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2027년 6월 10일 이후에는 시행령이 정하는 일수 범위 안에서는 회사가 횟수를 더 좁게 제한할 수 없습니다.
Q. 직원이 4명인 회사인데 개정법이 적용되나요?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는 연차휴가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분할 청구권과 불이익 금지도 같은 조문 안에 들어 있으므로 마찬가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연차 규정의 적용 여부는 특정한 날의 인원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시행령은 1개월 개근마다 생기는 월 단위 휴가를 제외한 연차에 대해, 법 적용 사유가 생긴 날 전 1년 동안 월 단위로 계산한 근로자 수가 계속 5명 이상이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므로, 인원 변동이 있었다면 그 기준으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회사가 근로계약이나 내부 규정으로 휴가를 주고 있다면 그 내용은 약속대로 지켜져야 합니다.
체크리스트
- 취업규칙·단체협약·근로계약서의 휴가 조항에서 반차·반반차·시간 단위 사용 근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회사의 1일 소정근로시간을 확인하고, 올해 쓴 반차와 반반차를 일수로 환산해 잔여 연차를 계산합니다.
- 반차 제도 변경 공지를 받았다면 공지문을 보관하고, 근로자 과반수 동의 등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거쳤는지 서면으로 문의합니다.
- 반차는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신청하고, 거부되면 사유를 서면으로 받은 뒤 필요한 날은 하루 연차로 청구합니다.
- 연차 사용과 관련된 평가 의견, 경고장, 면담 내용을 날짜순으로 정리하고, 징계성 처분은 3개월 구제신청 기한을 확인합니다.
- 2027년 6월 10일 시행에 맞춰 마련될 시행령의 시간 단위와 일수를 확인합니다.
- 사용자라면 시행일 전까지 취업규칙의 휴가 조항, 결재 시스템의 신청 단위, 근태 평가 항목을 개정법에 맞게 정비합니다.
반차와 시간 단위 연차는 지금까지 회사가 베푸는 편의에 가까웠지만, 2027년 6월 10일부터는 법이 보장하는 사용 방식이 되고 연차를 썼다는 이유의 불이익도 명문으로 금지됩니다. 그 전까지는 취업규칙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가 다툼의 출발점이고, 그 이후에는 시행령이 정할 단위와 일수가 기준이 됩니다. 어느 시점이든 신청과 거부, 평가의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권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노동관계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노무 자문이 아닙니다. 반차·시간 단위 연차의 사용 가능 여부와 제도 변경의 효력, 불이익 처우의 판단은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의 내용, 사업장 규모, 시행령의 확정 내용과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 사안은 공인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