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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기록·건강정보, 회사가 어디까지 수집·보관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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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지원서에 아직 이런 칸이 남아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부모의 직업과 재산, 형제자매의 학력, 최근 3년간 수술·입원 이력, 맨 윗줄에는 주민등록번호 13자리 전부. 지원자는 빈칸으로 두면 탈락할까 싶어 다 채우고, 인사담당자는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대편에는 퇴직 3년 뒤에도 전 직장 폴더에 자신의 건강검진 결과지와 징계 경위서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가 근로자에 관해 알 수 있는 정보에는 법이 그어 놓은 선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소수집 원칙과 동의의 한계, 민감정보·고유식별정보의 별도 동의·법령 근거 요건, 채용 단계의 수집 범위와 채용절차법, 퇴직 후 보유기간과 파기 의무, 위반 시 과징금·과태료, 열람·정정 요구 방법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상담 사례

사례 ① 지게차 기사 채용의 건강 문진표
상시 45명 규모 물류업체에 지게차 운전직으로 지원한 38세 A씨는 입사지원서에서 "최근 3년 내 수술·투약 이력", "가족 중 만성질환자 유무", "부모 직업 및 주택 소유 여부" 기재란을 봤습니다. 합격 후에는 종합검진 결과지 원본을 인사팀에 내라는 요구를 받았고, 연봉 3,600만 원 조건이 걸려 있어 그대로 제출했습니다.

사례 ② 12년치 인사기록이 남은 퇴직자
중견 제조업체 회계팀에서 12년 일하고 2023년 퇴직한 B씨(퇴직 당시 월 급여 420만 원)는 2026년 재취업 과정에서, 전 직장이 2015년 징계 경위서와 건강검진 결과, 배우자·자녀 주민등록번호가 담긴 가족수당 신청서를 아직 보관 중이고 평판조회에도 응답했음을 알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 개인정보보호법은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되어 5인 미만도 예외가 아닙니다. 반면 채용절차법은 상시 30명 이상에만 적용됩니다.
  • 수집은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이어야 하고 그 입증책임은 회사에 있습니다. 동의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과잉 수집이 적법해지지 않습니다.
  • 건강정보·범죄경력·노조 가입 여부 등 민감정보별도 동의나 법령 근거가 있을 때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 주민등록번호는 동의를 받아도 수집할 수 없습니다. 법령에 구체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지원 단계에는 없습니다.
  • 목적 달성·보유기간 경과 후에는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합니다. 근로자명부·근로계약 서류의 3년 보존(근로기준법 제42조)은 5인 미만에도 적용됩니다.
  • 별도 동의 없는 민감정보 처리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과징금은 현재 전체 매출액의 3% 이하가 원칙입니다.

최소수집 원칙 — 동의서 한 장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 필요 최소한 — 제16조 제1항은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만 수집하게 하고, 최소한이라는 입증책임을 회사에 지웁니다.
  • 거부를 이유로 한 불이익 금지 — 제16조 제3항은 최소한을 넘는 항목의 수집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화·서비스 제공을 거부하지 못하게 합니다. 채용·인사에서도 같은 취지에서 불이익을 정당화하기 어렵습니다.
  • 포괄 동의의 한계 — "인사관리 목적 일체"처럼 목적·항목·보유기간을 뭉뚱그린 동의서는 유효한 동의로 보기 어렵습니다.
  • 동의 외의 근거 — 근로계약 이행이나 법령상 의무에 필요한 급여 계좌, 4대보험 신고 항목은 별도 동의 없이 처리됩니다.

사례 ①의 "부모 직업 및 주택 소유 여부"는 지게차 운전 직무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갈리는 지점은 동의를 받았는지가 아니라, 그 항목이 왜 필요한지를 회사가 설명할 수 있는지입니다.

건강정보·범죄경력·주민등록번호 — 별도 동의로도 부족한 영역

  • 민감정보(제23조) —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가 법에 규정되어 있고, 시행령 제18조는 유전정보와 범죄경력자료 등을 추가합니다. 다른 동의와 구분한 별도 동의를 받거나 법령이 요구·허용할 때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 고유식별정보(제24조) —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외국인등록번호도 별도 동의나 법령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 주민등록번호는 더 엄격(제24조의2) — 법령이 구체적으로 처리를 요구·허용한 경우 등으로 한정되어 동의만으로는 수집할 수 없습니다.
  • 범죄경력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는 범죄경력조회 회보를 법정 사유로 한정하는데, 일반 사기업의 채용은 그 사유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결격사유 확인 근거가 개별 법률에 있는 직종이 아니라면 지원자 동의를 받아도 취득할 수 없고, 본인이 직접 발급받아 제출하게 하는 우회도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 건강진단 결과 — 산업안전보건법 제132조는 개별 근로자의 건강진단 결과를 본인 동의 없이 공개하지 못하게 하고, 건강 보호·유지 외의 목적 사용을 금지합니다.

사례 ①에서 검진 결과지 원본을 인사팀이 보관한 것은 위험합니다. 배치 판단에 필요한 것은 결과지 전부가 아니라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판정 여부이기 때문입니다.

채용 단계의 경계선 — 채용절차법과 서류 파기 의무

  • 적용 범위 — 채용절차법은 상시 30명 이상에 적용됩니다. 30명 미만이라도 개인정보보호법은 적용되므로 "작아서 상관없다"는 판단은 절반만 맞습니다.
  • 금지되는 요구(제4조의3) — 본인의 용모·키·체중 등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혼인 여부·재산, 직계 존비속과 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 기재 요구로,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입니다.
  • 채용서류 반환·파기(제11조) — 회사는 채용 확정일부터 14일 이상 180일 이하 범위에서 반환청구 기간을 정해 채용 여부가 확정되기 전까지 구직자에게 알려야 하고, 청구가 있으면 청구일부터 14일 이내에 반환해야 합니다. 반환하지 않은 서류는 파기 대상이며, 반환 등에 관한 사항을 알리지 않으면 300만 원 이하 과태료(제17조 제3항)가 따릅니다.

사례 ①의 회사는 상시 45명이므로 채용절차법 적용 대상입니다. 부모 직업·주택 소유 여부 요구는 제4조의3에 정면으로 걸리고, 건강 문진은 민감정보 문제로 이어집니다. 불합격자 이력서를 "인재풀"로 보관하려면 별도 동의와 보유기간 고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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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보유기간·파기와 열람·정정 요구

  • 파기 원칙(제21조) — 목적을 달성해 불필요해지면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합니다. 표준 개인정보 보호지침 제10조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근무일 기준 5일 이내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 법정 보존기간 — 근로자명부와 근로계약 관련 중요 서류는 3년 보존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42조, 위반 시 500만 원 이하 과태료). 5인 미만에도 적용되며, 3년은 "보존할 기간"이지 "무한정 보관 근거"가 아닙니다.
  • 열람 요구(제35조) — 근로자는 자신의 개인정보 열람을 요구할 수 있고, 회사는 10일 내에 열람하게 해야 합니다.
  • 정정·삭제 요구(제36조) — 오류가 있으면 정정·삭제를 요구할 수 있고, 회사는 조사를 거쳐 10일 이내에 결과를 알려야 합니다. 다른 법령이 수집 대상으로 명시한 정보는 삭제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 제재 — 과징금은 현재 전체 매출액의 3% 이하가 원칙이며, 2026년 9월 11일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은 유출 등 중대한 위반에 대해 상한을 10%로 올리고, 매출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의 상한(50억 원)을 별도로 둡니다.

사례 ②의 B씨는 전 직장에 열람을 요구해 남은 항목을 확인한 뒤 보존 근거가 없는 항목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징계 경위서와 건강검진 결과, 가족 주민등록번호는 3년 보존 대상 서류와 성격이 다릅니다.

이런 대응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 "동의서에 서명받았다"며 기존 항목을 그대로 두는 것 — 최소수집 원칙 위반은 동의로 치유되지 않습니다.
  • 주민등록번호를 지원 단계에서 미리 받는 것 — 채용 확정 후 4대보험·원천징수 목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 건강검진 결과지 전체를 인사팀이 보관하는 것 — 목적 외 사용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 직무 무관 항목의 기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탈락시키는 것 — 불이익 처우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 퇴직자 파일을 "혹시 몰라서" 무기한 보관하는 것 — 보관 자체가 유출 시 책임을 키웁니다.
  • 평판조회에 본인 동의 없이 답변하는 것 — 동의 없는 제3자 제공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용 시 건강검진 결과 제출을 요구하면 무조건 위법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배치전건강진단이 필요한 유해업무처럼 법령 근거가 있거나, 직무 수행 가능 여부에 관한 최소한의 판정을 받는 경우는 가능합니다. 다만 결과지 전체 보관은 별개 문제입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도 개인정보보호법을 지켜야 하나요?
지켜야 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는 근로자 수 기준의 적용 제외가 없어 소규모 사업장도 개인정보처리자입니다. 다만 채용절차법은 상시 30명 이상에만 적용되므로 직무 무관 정보 요구에 대한 과태료는 규모에 따라 갈립니다.

Q. 노조 가입 여부나 정치 성향을 인사기록에 남길 수 있나요?
노동조합 가입·탈퇴와 정치적 견해는 모두 민감정보입니다. 별도 동의나 법령 근거 없이 기록하면 위법이고, 인사평가나 배치에 활용하면 부당노동행위 문제까지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열람을 요구했는데 회사가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요구 사실과 날짜가 남도록 서면이나 이메일로 요구하십시오. 처리기한이 지나도 응답이 없으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거나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퇴직하면서 인사기록을 전부 삭제해 달라고 할 수 있나요?
전부는 어렵습니다. 근로자명부와 근로계약 서류처럼 보존 의무가 있는 항목은 삭제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보존 근거가 없는 건강정보와 가족 정보는 목적 달성 후 파기 대상이므로 삭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체크리스트

  • 입사지원서 항목마다 "없으면 채용 판단이 불가능한가"를 적어 보고, 답을 못 쓰는 항목은 삭제합니다.
  • 주민등록번호 기재란을 지원 단계 서식에서 없애고, 채용 확정 후 법령 근거를 고지한 뒤 받습니다.
  • 민감정보는 별도 동의란으로 분리해 근거 법령을 표시하고, 건강진단 결과는 적합 판정만 남깁니다.
  • 채용 공고에 반환청구 기간(확정일부터 14일 이상 180일 이하)과 파기 방침을 채용 확정 전까지 안내합니다.
  • 퇴직자 파일에서 3년 보존 대상만 분리하고, 나머지는 보유기간표에 따라 파기한 뒤 기록을 남깁니다.
  • 근로자 본인이라면 열람 요구서를 보내 보관 항목을 확인하고, 근거 없는 항목은 삭제를 요구합니다.

보관할 수 있는 근로자 정보의 범위는 "받아 두면 편한 것"이 아니라 "없으면 업무가 불가능한 것"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수집 단계에서 항목을 줄이는 것이 파기 부담과 유출 책임을 함께 줄이는 방법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노동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전문적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공인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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